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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서 먹고 마시라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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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8-03-17 18:32 조회 12,744 댓글 0
 
받아서 먹고 마시라

겨울이 봄의 기운을 먹고 마시기 시작하면 꽁꽁 얼어붙고 추웠던 날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모든 산천초목에 약동하는 새 기운이 감돈다. 어느 날 이스라엘 백성들은 흠 없는 일 년 된 숫양과 숫염소를 잡아 그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발랐다. 그리고 그 고기를 불에 구워 무교병과 쓴 나물과 함께 먹었다. 그런 저들에게 그 밤이 다 가기 전에 노예의 땅에서 풀려나는 영광스러운 탈출의 순간이 찾아 왔다. 양이나 염소의 피와 그 고기에 구원의 효험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신 말씀대로 순종하였는데 그 밤에 그런 기적이 일어났다. 양의 피와 고기에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하나님께서 하시려는 일에 순종한 것뿐인데 역사가 바뀐 것이다. 출애굽이 무엇인가. 이스라엘 백성들은 홍해를 육지처럼 건넜고 뒤 쫓아 오던 애굽의 모든 군대와 병거는 다시 합하여진 홍해에 수장(水葬)된 사건이다. 그처럼 살고 죽는 것이 주의 손 안에 달려 있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 전날 밤에 12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음식을 잡수셨다. 그 때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 이것이다.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내어 미신 것은 누룩이 없는 떡인 무교병(無酵餠)이었다. 그런데 예수는 “이것은 내 몸이니라”고 설명하시며 “받아서 먹으라”고 하셨다. 그 동안 예수와 그의 제자들이 늘 유월절에 먹던 그 음식 중의 하나가 무교병이다. 그런데 예수께서는 무교병을 나누어 먹게 하시면서 “이것이 내 몸이니라”고 하셨다. 그 날 유월절 만찬 식탁 위에는 무교병도 있고 포도주도 있고 쓴 나물도 있었지만 양이나 염소의 고기가 없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떡을 가져다가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그 떡이 어린양으로 십자가에 달려 죽임을 당하실 자신의 몸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잔을 가지시고 감사 기도를 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주시며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고 말씀해 주셨다. 인류 구원의 대업이 아버지의 하라고 하신 일에 온전히 순종한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렇게 성취되었다. 그 유월절 날 밤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나누어 먹고 마시게 하신 떡과 포도주를 통하여 그를 믿는 자들에게 죄 사함의 언약이 성취되었고 영생의 은총이 선물로 주어졌다. 신비하고 놀랍지 않나. 기독교가 신비종교는 아니지만 하나님의 하시는 일에는 그와 같은 구원의 신비가 있다. 먹고 마시고 숨을 쉬며 살아가는 날마다의 하루와 매 순간이 신비이듯 말이다.
 
겨울이 지나 가고 봄이 오는 계절의 변화 또한 그처럼 신비하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아가서 기자도 봄이 오는 것을 노래한 바 있다.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가 이르렀는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구나.”(아2:11-12)
 
수도권의 봄은 아직 더디게 오고 있지만 전남 광양의 매화 마을에는 온 마을의 산과 들에 이미 가득하게 매화꽃이 뒤덮인 아름다운 봄이 찾아 왔다. 매화 축제가 한창이다. 우리나라에는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것을 알리는 전령과 같은 꽃이 매화(梅花)이다. 눈 속에 피는 매화를 ‘설중매’(雪中梅)라고 한다. 그래서 선조들은 매화를 사군자에 포함시켰고 매화의 의미를 ‘지조, 절개’로 해석하고는 하였다. 그런 의미의 매화를 노래한 한시(漢詩) 중에는 “매화는 일생토록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梅一生寒不賣香)는 구절도 있다.

이미 경칩(驚蟄)이 지난지도 열흘이 넘었고 며칠 후면 춘분(春分)이다. 수령 600년이 넘었다는 순천의 선암매(仙巖梅)와 경남 양산의 홍매(紅梅)인 자장매(慈藏梅)는 370년이 되도록 선비들의 사랑을 해마다 받아 왔다. 저들 매화가 수 백 년의 겨울을 이겨내고 오늘 날에 이르도록 한 해 한 해를 버텨 온 힘은 봄의 기운이다. 봄을 먹고 마시며 여기까지 살아남아서 해마다 화창한 꽃을 피워 낸 것이다. 모처럼 우리나라 역사에도 봄의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고 있다. 질곡 많은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 온 분단 된 한 민족의 역사에 출애굽의 날과 같고 포로의 땅에서 돌아오던 날과 같은 그런 기쁨과 감격의 날이 찾아오면 얼마나 좋을까. 
 
매화를 비롯한 봄꽃과 모든 초목이 봄의 기운을 먹고 마시며 살아나듯이 이스라엘 민족들은 유월절을 통해서 그런 신비한 주의 은혜를 경험하였다. 도대체 양과 염소의 피가 뭐 길래 문설주와 인방에 그 피를 바른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든 장자와 온 가족이 구원을 받을 수 있었단 말인가.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종살이를 한 기간은 자그마치 430년이었다. 그런 저들이 어떻게 해서 자유로운 민족이 될 수 있었는가. 누가 저들을 바로의 포악한 학정에서 끌어냈는가. 누가 저들을 애굽의 노예생활에서 해방 시켜 주었는가. 하나님은 호렙 산의 떨기나무에 불이 붙는 것과 같은 환상 앞에서 모세를 부르셨다. 모세가 보니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그 떨기나무가 사라지지 아니하였다. 하나님은 그 현장에서 모세의 신을 벗기셨다. 절대 순종을 요구하시는 장면이다. 하나님은 자신 없어 하는 모세에게 명하셔서 애굽의 임금 바로 앞에 서게 하셨다. 바로를 만난 모세와 아론이 무슨 말을 애굽의 임금에게 해야 할 것인지도 하나님은 미리 가르쳐 주셨다. “내 백성을 보내라 그러면 그들이 광야에서 내 앞에 절기를 지킬 것이니라.”하나님은 절기를 지키는 민족으로 삼기 위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노예의 현장에서 이끌어 내신 것이다.
 
모세와 아론을 통해서 전달된 하나님의 명령 앞에 바로 왕이 쉽게 생각을 바꿀 리가 없었다. 드디어 재앙이 시작되었다. 나일 강이 피가 되고 개구리가 온 애굽 땅에 넘쳐 나고 티끌과 들끓는 파리 떼와 가축에게 덮친 죽음과 번져 가는 악성 종기와 우박과 메뚜기 떼와 흑암 중에서도 바로의 마음을 점점 더 강퍅해져만 갔다. 결국은 열 번째 재앙이 임하였다. 애굽 왕의 장자와 노예의 장자와 가축의 첫 것들까지 죽임을 당하는 재앙이었다.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에게 정해진 날, 동족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먹는 마지막 식사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그 날을 이스라엘 민족의 해와 달의 시작으로 하시겠다고 약속하셨다. 그렇게 시작된 유월절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끝이 났다. 예수는 한 몸에 인류의 모든 죄를 다 담당하시고 골고다 언덕에서 몸 찢겨 피를 흘려 십자가에 달려 죽임 당하셨다. 히브리서는 말씀한다. “그러므로 예수도 자기 피로써 백성을 거룩하게 하려고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셨느니라.”(히13:12) 성도들이 믿는 하나님은“양들의 큰 목자이신 우리 주 예수를 영원한 언약의 피로 죽은 자 가운데서 이끌어 내신 평강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 아버지의 아들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셨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3:16) 그렇다. 그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는 자들마다 죄 사함과 구원과 영생과 자녀의 권세가 주어진다. 다시 복음서의 말씀을 주목해 보라.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요1:12-13)
 
이러한 구원의 은총을 덧입은 사랑하는 자를 부르는 노래가 아가서 2장 13절에 나온다. “무화과나무에는 푸른 열매가 익었고 포도나무는 꽃을 피워 향기를 토하는구나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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