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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이란...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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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9-01-27 13:53 조회 8,978 댓글 0
 

비판이란...

 

 

누구나 잘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남에 대하여 말 하는 것이다. 남에 대하여 말하는 경우란 대개가 상대방을 칭찬하거나 인정하는 내용보다는 비판(批判)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즘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내로남불이란 표현이 그런 사회적인 단면을 빗대어 만들어낸 신조어 중의 하나가 아닐까.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다라는 말의 줄임말이라고 하니 그 표현 자체가 세종대왕께서 들으시면 웃으실 일이다.

 

셋이 앉아 이야기 하다가 누군가가 그 자리를 먼저 비우고 떠나면 남은 두 사람이 그 사람에 대한 일상을 화제로 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사람이 성인군자(聖人君子)가 아닌 이상 남의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살기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그 어느 누군가와 며칠간 함께 여행을 해 보면 그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예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면들을 알게 된다.

 

가족이란 그런 면에서 서로를 가장 잘 아는 관계일 것이다. 날마다 같은 공간 안에서 더불어 같이 지내며 먹고 마시고 나누는 일상적인 대화와 생활 중의 사소(些少)한 일들을 통해서 서로를 가장 잘 알아가게 마련이다. 부모가 자식을, 형제가 형제를 대하는 느낌은 그런 것들이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가족 들 간의 서로를 향한 비판은 좀 더 나은 삶을 위한 양약(良藥)일 수 있다.

 

예수께서는 열 두 제자를 부르신 후에 삼년을 함께 지내셨다. 예수는 제자들과 같은 잠자리에 들었고 같은 음식으로 세 끼니를 해결하며 생활하셨다. 예수의 일상생활은 제자들이 가까이에서 지켜보는데서 이루어졌다. 그런 면에서 예수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은 열두 제자들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예수와 삼십년을 함께 지낸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를 가장 잘 아는 역사적인 인물임이 분명하지만 말이다. 나사렛에서 마리아가 남편 요셉을 통해서 낳은 예수의 여러 동생들도 형님 예수에 대하여 꾀나 잘 아는 이들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그러하신 예수께서 하신 교훈 중의 하나가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7:1)는 말씀이셨다.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7:2)는 설명도 해 주셨다. 그리고 이어서 해 주신 말씀이 티와 들보 이야기이다.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고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느냐 외식하는 자여 먼저 네 눈 속에서 들보를 빼어라 그 후에야 밝히 보고 형제의 눈 속에서 티를 빼리라.”(7:3-5)

 

예수의 수많은 말씀들 중에서 남을 비판하거나 판단하신 말씀이 없지 않다. 그 중의 하나가 화 있을진저로 시작되는 비판의 교훈들이다. 마태복음 23장에 보면 예수께서는 무려 일곱 번의 자세한 예를 들어가면서 그 당시의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비판하셨다. 이 지면에서 그 내용을 자세하게 다룰 수는 없다. 분명한 것은 예수께서는 그 당시의 유대교 중심인물들이었던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의 외식(外飾)하는 신앙의 위선과 거짓과 일탈과 독선과 교만에 대하여 신랄(辛辣)하게 비판하셨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 두 가지만 찾아보자.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잔과 대접의 겉은 깨끗이 하되 그 안에는 탐욕과 방탕으로 가득하게 하는도다 눈 먼 바리새인이여 너는 먼저 안을 깨끗이 하라 그리하면 겉도 깨끗하리라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이와 같이 너희도 겉으로는 사람에게 옳게 보이되 안으로는 외식과 불법이 가득하도다.”(23:25-28)

 

이 정도면 비판을 받아도 백번 천번 받아 마땅하지 않겠는가. 하나님의 말씀의 본질에서 점점 멀어져만 가던 예수 그리스도 당시의 유대교의 실상을 비판하고 경책한 예수의 대표적인 사건은 성전을 청소하신 일이다. 예수께서 마지막 유월절을 지키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가셨고 성전을 방문하셨다. 예수는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모든 사람들을 내쫓으셨다. 돈 바꾸는 사람들의 상과 비둘기를 파는 사람들의 의자도 둘러 엎으셨다. 그리고 기록된바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드는도다.”(121:13)는 도전의 말씀을 해 주셨다.

 

가정으로 하면 대개는 부모가 자식들의 언행심사에 대하여 비판하게 마련이다. 자녀들은 어머니 아버지로부터 듣는 비판의 말을 듣고 자신들의 일상생활을 교정(矯正)하게 된다. 들을 때에는 잔소리로 들릴지라도 새겨듣고 나면 모든 비판의 말들이 나 자신에게 유익한 말들이 아닌가. 나를 향한 누군가의 비판의 말을 새겨들으면 내가 사람답게 세워져 가게 마련이다. 우리 속담에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이 있다. 그렇지 않나. 작은 일 앞에 양심이 무디어지기 시작하면 나중에 큰 일 앞에서도 무감각한 범죄자로 낙인찍히고 말 것이니 말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교훈도 그런 면에서 새겨 들을만한 속담 중의 하나이다.

 

성경에는 사람이 사람의 일상을 비판한 사례도 적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인생들을 비판하시고 민족을 비판하신 내용들로 가득하다. 그러한 비판의 말씀의 바탕은 사랑이다. 사랑하시기 때문에 비판하시고 사랑하시기 때문에 판단하신 것이다. 사랑하지 않으셨다면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이 세상에 구세주로 보내셨겠는가. 사랑하지 않으셨다면 뱀의 꼬임 앞에 죄를 범한 아담과 하와를 찾으셨겠는가. 사랑하지 않으셨다면 유월절 만찬 자리에 마주 앉아서 한 떡 그릇에 손을 넣는 가롯 유다의 회개를 촉구하셨겠는가.

 

그러므로 비판의 바탕은 사랑이어야 한다. 사랑이 빠진 비판은 그야말로 비판에 그치고 말 것이다. 관계만 악화되고 거리만 소원(疏遠)해 지고 말 것이다. 그러나 유모(乳母)의 마음을 가진 사랑의 비판과 아비의 마음을 가진 양육자의 비판이라면 천 번이라도 모자라지 않을까. 그렇지 않은 경우의 편 가르기 식의 비판이나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식의 마음이 담기지 않은 비판은 그 결과가 무엇인가.

 

마태복음 25장에 소개된 예수의 비유 중에 양과 염소의 비유가 그것이다. 배고픈 자와 목마른 자와 나그네 된 자와 헐벗은 자와 병 든 자와 옥에 갇힌 자를 대하는 일상의 태도가 양과 염소의 차이였다. 의인(義人)인 양은 영생(永生)에 들어가리라 하셨고 염소로 구분된 자들은 영벌(永罰)을 받게 되리라고 하셨다.

 

최근 언론 기사에 보면 우리나라의 빈부 격차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대하는 보편적인 사회적인 시각이 염소의 시각이라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 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병들고 옥에 갇힌 자들에 대하여 비판을 위한 비판으로만 치닫지 말고 먹여 주고 마실 것 주고 입을 것 주고 찾아 가 주고 돌아보아 주는 것이 주님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예수께서 화 있을 진저라고 비판하신 바리새인들 중 한 사람인 니고데모가 어느 날 밤에 예수를 찾아 왔다.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신 것과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표적에 대하여 이야기를 시작한 니고데모에게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3:3) 그 니고데모가 나중에 예수의 시신을 장례한 주인공인 것을 보면 그날 그 시간 주님의 죽음의 자리에서의 니고데모는 제자 베드로보다 나았고 야고보와 요한 보다 훌륭하였다.

 

거듭난 사람은 상대방이나 주변 사람들을 비판하는 비판의 시각에 변화가 오게 마련이다. 거듭난 사람은 남의 눈의 티를 보고 비판하기 전에 자기 눈 속의 들보를 보며 아파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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