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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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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0-09-08 22:53 조회 5,658 댓글 0
 

용서

 

 

용서(容恕)는 사랑의 한 표현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어떻게 용서할 수 있겠는가. 힘이 있는 자가 힘이 없는 자를 용서하는 것이다. 위에 있는 자가 아래에 있는 자를 용서하는 것이다. 힘과 권력이 있는 자가 평범한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다. 손해를 입고 피해를 입은 자가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이다. 돌아온 탕자의 비유가 무엇인가. 아버지의 용서의 넉넉함을 교훈하는 것이 아닌가. 각 분야에서 그런 관료와 방백들이 통치하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백성들은 행복할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보다 더 심각하고, 더 두렵고, 더 위험하고, 더 염려스러운 세상으로 치닫고 있다. 국가 최고 지도자가 국민 앞에서용서하지 않겠다는 등의 표현을 쉽게 하는 세상을 맞고 있다. 섬뜩한 생각까지 든다. 적폐(積弊)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오랫동안 쌓여온 폐단이라고 설명되어있다. 우리나라는 적폐청산이란 명목으로 빈대를 잡으려다가 초가삼간을 불태워 먹을 위기를 겪고 있는 듯하다. 원망과 시비가 끊임이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고 있다. 용서받는 것이 은혜라면 용서하는 것은 미덕이며 용기이다.

 

예수께서는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6:12)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셨다. 예수께서는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18:18)는 교훈을 말씀하신 적이 있다. 이러한 말씀을 들은 제자 베드로가 예수께 여쭈었다.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그 때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 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18:22)

 

예수께서 십자가에 죽어 가면서 남긴 일곱 마디 말씀을 가상칠언(架上七言)이라고 한다. 그 내용 중의 첫 말씀이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23;34)라는 용서에 관한 기도였다. 십자가는 기독교 신앙의 바탕이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임을 당하신 것은 용서를 완성하신 것이다. 하나님의 용서가 아니면 이 땅에 구원을 받을 인생이란 단 한 영혼도 없다. 죄 사함과 대속(代贖)의 은혜를 입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천국 시민의 특권을 누리며 이 세상 나그네 길에서 인생의 우여곡절을 다 소화하며 살아가는 그 바탕에는 용서 받은 자녀의 은총이 선물로 주어져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 스스로 구원 얻을 위인이란 없다. 공자(B.C. 551-479), 맹자(B.C. 371-289), 석가모니(B.C. 563-483), 마호메트(A.D. 570-632) 등 그 누구도 자신의 힘으로 자신을 구원할 능력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사람과 사람을 잇는 관계의 바탕은 용서여야 한다. 그렇지 않나. 만약에 용서가 없는 인간관계라면 세상은 언제나 피바다가 되고 말 것이다. 용서가 없이 보복과 공격과 비난과 협박과 괴멸시키려는 악의에 찬 모습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어찌 이 땅에 인간이 존재할 수 있을까.

 

아돌프 히틀러(1889-1945)는 유대인들의 목숨만도 600만 명 이상을 학살하였다. 2차 세계 대전으로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역사의 폭군이었다. 그런 그가 자기가 곁에 두고 지내던 앵무새가 죽자 사흘 동안 슬퍼하며 우울하게 지냈다고 한다. 그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그가 남긴 그림 중에는 성모 마리아와 어린 시절의 예수라는 제목의 그림도 있다. 그처럼 평화로운 그림을 그리던 그가 어떻게 역사에 그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을까. 그의 죽음에 대한 이견이 적지 않지만 역사가들은 그가 베를린 지하 벙커에서 스스로 입안에 시안화칼륨 캡슐을 집어 삼키고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전한다. 그의 나이 56살 때의 일이다.

 

1977년에 신학교에 들어가서 첫 학기에 읽었던 필독서 중의 하나가 <나와 너>라는 책이었다. 저자인 마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나와 너>(Ich Und Du)에서 인간관계를 심도깊게 풀어 가고 있다. 그는 책에서 태초에 관계가 있었느니라고 전제하며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나와 너의 인간관계는 분노와 미움과 원한과 비판과 갈등에 의해서 금이 가고 깨어진다. 결국은 서로 간에 용서하지 못하고 용서받지 못하는 건너지 못할 강처럼 되고 만다. 결국은 자신의 모습이 병든 나’, ‘비참한 나의 상태에 빠져들고 만다.

 

보스턴에서 목회하던 콘래드 목사에게 한 기자가 평소에 원만하고 좋은 대인관계의 비결이 무어냐고 묻자 그는나는 대인관계에서 항상 세 가지 F’의 원칙을 가지고 삽니다. 그것은 ‘Forgive, Forget, forever’입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이러한 교훈에 누가 이의를 제기하겠는가. 서로 용서하고 잊어야 할 것을 잊어 주고 지금 뿐만 아니라 앞으로 영원히 그런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불화할 인간 관계가 그 어디에 있겠는가. 가인에게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과 넉넉하게 품는 마음이 있었다면 아벨을 살해하였겠는가.

 

포우프는과실을 범하는 것은 인간적이요, 용서하는 것은 신적이다라고 말했다. 명언록을 읽다 보면 남을 존중하고 소중히 하며 넉넉히 용서하는 마음, 타인의 미숙함을 관용하는 아량,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는 많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과 능력이 함께 있게 되는 것이다.”라는 좋은 글도 접하게 된다. 볼테르는 관용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애의 소유이다. 우리는 모두 약함과 과오로 만들어져 있다. 우리는 어리석음을 서로 용서한다. 이것이 자연의 제일 법칙이다.”, “기적은 훌륭한 것이다. 특히 형제를 위로하고, 친구를 역경의 늪 가운데서 건져내며, 원수를 덕으로써 용서하는 일은 이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대의 기적이다.”는 좋은 글들을 남겼다. 성 어거스틴은 그대가 만일 어떤 나쁜 사람 때문에 괴로움을 받고 있다면 그를 용서하라. 나쁜 사람이 두 사람으로 늘어나지 않도록.”, 톨스토이는 그대에게 죄를 지은 사람이 있거든, 그가 누구이든 그것을 잊어버리고 용서하라. 그때에그대는 용서한다는 행복을 알 것이다. 우리에게는 남을 책망할 수 있는 권리는 없는 것이다.”, 교황 알렉산더는 그릇됨은 인간적인 것이요, 용서는 성스러운 것이다. 그리스도는 모든 손길에 축복을 주셨다.”, W. E. 생스터는 한 손에는 용서를, 또 다른 손에는 거룩함을 주셨다.”, W. 그린힐은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죄를 용서받고 의인이 된 사람은 때때로 죄를 범할 수도 있고 실제로 범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에 대한 용서가 취소되거나 의인의 칭호가 박탈되지는 않는다.”, P. 시루스는 남은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용서하고,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일에는 냉정하라.”, 푸블릴리우스 시루스는 남은 많이 용서하되, 자신은 결코 용서하지 말라.”, 톨스토이는 용서는 다른 사람들과 화평하게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동시에 가장 신성한 승리이다.”라고 말했다. 저들의 말처럼 용서는 가장 숭고한 가치이다.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인대학살기념관의 이름은 Yad Vashem(야드바쉠)이다. 그 뜻은 잊지말라이다. 그 입구에는 용서하라 그러나 잊지는 말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용서하되 그 역사적인 교훈은 두고 두고 간직하자는 선언인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단어가 용서이다. 서로 용서하며 용서를 받으며 살아갈 수 있다면 이미 이 땅에서부터 하나님의 나라를 누리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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