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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이 필 무렵의 평안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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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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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2-01-14 18:58 조회 16,470 댓글 0
 
사람이 가장 원하고 바라는 것은‘평안’(平安)한 삶이 아닐까. 임금이라도 혹은 세계적인 거부라도 그 마음에 평안이 없다면 그 지위나 권력이나 재산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늘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하고 온갖 염려에 휩싸여 살아가며 답답하게만 지낸다면 인물이 좋으면 무엇하고 가문이 좋으면 그 무슨 소용이 있겠으며 많이 배워 지식이 넘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성경, 전도서에 보면,“많은 책들을 짓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하게 하느니라.”(전12:12)고 했다.

금번에 38개 교회의 연합 집회 인도 차 며칠간 머물렀던 강원도 평창이란 곳의 지명이 그러하다. 한자로는 평평할‘平’자에 창성할‘昌’자로 되어 있다. 2016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되면서‘Pyeongchang'이란 영어 표기도 세계인들에게 알려지게 된 지명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 평창이란 곳에는‘안미’라는 동네가 있다. 윗동네는‘상안미’아랫동네는‘하안미’이다.‘안미’(安味)라는 이름의 뜻이 생소하여 물었더니 평안할‘안(安)’자에 맛을 뜻하는‘미(味)’자라고 했다. 비록 첩첩 산중 깊은 산골 마을이지만 평안한 맛에 산다는 뜻에서 불려온 지명이라고 한다. 산과 들과 계곡에 휩싸인 그 곳에서 각종 산나물을 뜯고 더덕과 송이버섯과 산삼을 캐며 들판에 오곡백과 농사하고 짐승을 키우며 개울에서 붕어와 각종 잡어와 민물 새우를 거두어 올려서 얼큰한 잡어 찌개를 끓여 먹으며 살아왔던 선조들의 풋풋한 숨결이 배어 있는 청정지역이었다. 반만년 깊은 산중에 가려 있던 평창이 이제는 세계적으로 그 이름이 알려지는 지역이 되어 가고 있다. 그러고 보면 지명에 유별나게‘평’자나‘안’자가 많이 사용 되어 왔다. 평안도, 평양, 평택, 평촌, 평래 등의 지명이나 안면도, 안성, 안양, 천안, 안동 등의 지명이 그러하다. 지금은 지도자를 잘 못 만나 고난의 땅이요 어둠의 땅이 되어 있는 평안도나 평양에도 멀지 않아 그 이름대로 평안의 빛이 비추이는 날이 곧 다가 오게 될 것이다.

제주도를 제외하면 남한 땅의 육지에서 가장 자연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고 산악 지역이 광활한 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강원도 남부의 평창 지역이 세계 동계 올림픽 전문가들의 초미의 관심을 끄는 땅이 되었다. 현대 역사 발전에 스포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하다. 우리나라가 1988년에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 후에 국민 소득 일만 불 시대를 넘어 섰다면, 2002년의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룬 후에 이만 불 소득 시대에 진입하였다. 그런 면에서 2016년의 평창 동계 올림픽의 개최는 우리나라가 평화로운 통일시대를 준비하며 국민 소득 삼만 불시대로 진입하는 계기가 되어야 하고 그런 계기로 삼아나가야만 할 것이다. 우연한 일이지만 14년을 주기로 그런 일이 생겼다. 상대 국가 간의 무한 경쟁 속에서 마음을 졸이는 준비와 수고와 노력을 다한 열매요 축복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평안이 어디서 오는가. 평안은 선물과 같은 것이다. 맑은 공기를 숨 쉬고 밝은 햇살을 대하며 살아가는 일상이 누구에게나 골고루 주어지는 놀라운 일상의 축복이요 혜택인 것처럼 말이다.

  평창의 봉평에서 태어나서 평창 읍내까지 걸어 다니며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효석의 마음과 눈길과 생각과 꿈을 담아냈던 대 자연이 바로 그 곳 평창의 하늘과 산과 들과 개천이다. 1907년 국운이 기울어 가던 시절에 평창의 봉평면 창동리 남안동의 시골 마을에서 1남 3녀 중의 장남으로 태어난 이효석은 36살이던 1942년에 결핵성 뇌막염으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일제가 우리나라를 강점한 식민지 환경에서 짧은 생을 살다가 갔다. 그러나 문학인으로서의 그의 생애와 적지 않은 분량의 문학 작품은 두고두고 후대에 영향력 있게 전해져 오고 있다. 그가 태어난 지명에서도 볼 수 있듯이‘平’자와‘昌’자와‘安’자가 자주 반복되어 사용되고는 한다. 봉평에서 태어나 평창읍내로 초등학교를 걸어 다닌 그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며 경험한 어린 시절의 산골 마을의 모든 자연들은 그의 문학 작품의 소재가 되기에 충분하였다. 나중에 서울로 유학하여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그는 경성제국대학 영문과에 진학하게 된다. 19살 때 대학 입학 꽁트인‘여인’(旅人)이란 작품을 발표한 이후 숭실전문학교 교수 시절이던 30살에 쓴 단편 ‘메밀 꽃 필 무렵’에 이르기 까지 그는 수십 편의 중단편과 시나리오와 시와 꽁트와 장편‘창공’(蒼空)에 이르기까지 가히 그의 작품을 써 내려가는 문학적 소양과 능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직접 시나리오를 쓰기도 하고 한 달에 7-8편의 영화를 볼 정도에 여행을 좋아하고 응접실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슈베르트의‘보리수’를 독일어로 즐겨 부르고 집안에 측음기를 마련하여 늘 음악 듣기를 즐겼던 그는 그리 크지 않은 키에 언제나 단정한 외모를 갖춘 모습이었다. 스포츠도 즐겨 하던 그는 일제 치하의 암울하던 시대에 늘 서구 세계를 동경하며 빵과 치즈와 커피 마시기를 좋아하며 모차르트와 쇼팽의 피아노 음악과 프랑스의 영화를 감상하거나 정원의 각종 아름다운 꽃을 사랑하며 언제나 이상향을 가슴에 품고 지내던 모헤미안(bohemian)으로 알려져 있다. 두 딸과 두 아들을 낳은 젊은 아내의 죽음은 그에게 크디큰 충격이요 아픔이며 외로움이요 고뇌였다. 이어서 어린 둘째 아들마저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런 그 자신조차도 이년 후에 찾아 온 결핵성 뇌막염을 이기지 못하고 아내 와 막내아들 곁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어린 시절 봉평에서 평창 읍내의 초등학교를 다니느라 일찍이 부모 곁을 떠나 하숙을 하던 그는 집에 다니러 갈  때에는 100리 길을 걸어서 다녀오고는 해야 했다. 그 가고 오며 보았던 장터의 시끄러운 장사꾼들의 풍경과 심마니들과 더불어 직접 산머루와 다래를 따 먹고 야생 꿀을 찍어 먹으며 개울과 들과 숲에서 물놀이와 물고기 잡기와 술래잡기를 하며 물레방아를 구경하고 징검다리를 건너다니던 그는 명석하여 문학에 심취하며 학교 성적도 우수하였던 학자요 선생이요 교수요 예술인이었다.

  사람은 그 어느 누구나 주어진 한 생애를 제대로 향유하며 평안하게 살아갈만한 충분한 가치와 의미가 있다. 비록 약하게 태어났거나 부족하게 태어났더라도 다 마찬가지다. 요한복음 14장 27절에 보면 예수 그리스도는“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주는 평안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그러므로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고 했다. 그렇다. 세상은 근심하며 살고 두려움 가운데 갇혀 살만큼 그렇게 무료하지 않다. 예수는 요한복음 14장 1절에서“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고도 하였다. 예수 그리스도는 먹고 마시고 입는 것으로 염려하지 말고“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는 강조도 하셨다.

  살다보면 누구에게나 가난과 실패와 질병과 사별의 아픔이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평안을 사모하며 살아 갈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총체적인 질서 위기를 맞은 요즘에 창조주 하나님을 만나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총을 깨달아 알고 믿으며 가산(可山) 이효석(李孝石)처럼 평안과 행복한 인생의 묘미를 아는 인생으로 서로의 손을 잡을 수는 없는 걸까. 얼마 전 이런 글을 보았다.“누군가 할 일이라면 내가 하고 언젠가 할 일이라면 지금하고 어차피 할이라면 즐겁게 하자.”요즘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넘쳐 나는데 교회가 손가락질 받고 기독교인이 부끄러움 당하는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진실한 회개와 참다운 회복이 있어야 하겠다. 인도의 간디(Mahatma Gandhi)는 “I like your Christ, I do not like your Christians. Your Christians are so unlike your Christ.”(나는 그리스도는 좋아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와 너무나도 다른 너희들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그렇다. 메밀꽃이 피는 봉평의 들판처럼 그런 하얀 평안을 꿈꾸며 세상 사람들도 좋아하고 인정하고 존경하는 그런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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