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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터널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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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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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2-03-10 20:51 조회 16,193 댓글 0
 
며칠 전에 전국에서 모인 비전교회 목회자 세미나에 말씀을 전하기 위해서 수안보까지 다녀왔다. 밤중에 출발해서 아주 깊은 밤에 도착하여 잠시 쉬고 아침 시간에 순서를 맡았다. 자주 갈 기회가 없어서 낯이 설은 길이었지만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서 잘 찾아 갔다. 괴산 I. C를 벗어나서도 목적지까지 거리가 가깝지 않았다. 국도에 들어선 후에는 세미나 장소에 도착하기까지 오고 가는 차를 단 한 대도 만나지 못했다. 그야말로 깊은 야밤의 적막강산을 달려서 고불고불하게 첩첩 산중으로 그저 가깝게 자동차 불빛이 비춰 주는 길을 따라서 혼자서 그 곳을 찾아 간 것이다. 서울에서 160km 정도의 거리이니 과거로 하면 사천리 길이다. 옛날에 짚신을 신고 다니고 여벌의 짚신을 괴나리봇짐에 매달고 다니며 혹은 말이나 나귀 같은 짐승을 타고 다니던 시절과 비교하면 요즘은 얼마나 편리하고 좋은 세상인가. 물론 서울 시내에도 곳곳에 터널이 적지 않지만 중앙고속도는 다른 곳과 달리 터널이 수도 없이 계속하여 연결되어 있었다. 캄캄한 한 밤 중에 음악을 들으며 낯 설은 곳을 향하여 혼자 달려가는 차 안에서 헤아릴 수 없이 계속하여 나타나는 터널을 통과하는 경험은 묘한 감정에 휩싸이게 해 주었다. 이 글을 쓰면서 정확히 몇 개 인가 알고 싶어서 고속도로 콜 센터에 전화로 문의했더니 마침 여직원이 친절하게 안내하여 주었다. 서울에서 괴산 지역까지 가려면 11곳의 터널을 통과하여야 한다고 했다. 가장 긴 터널인 988미터의 중원 터널로부터 길고 짧은 그 여러 개의 터널이 나를 그 깊은 밤에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하게 연결해 준 것이다. 현대 토목공학의 발전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자동차 도로와 기차 길과 인도뿐만 아니라 군사용 목적이나 산업용 저장터널이나 심지어는 해저 터널에 이르기 까지 그 용도와 규모가 서로 다 다르다. 부산 가덕도와 경남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와 해저 터널의 성공적인 시공도 우리나라 토목건설의 발전상을 입증하는 성공작 중의 하나이다.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도버 해협 터널은 이미 알려진 바이다. 바다 속 평균 40미터의 깊이에 1995년에 건설한 35.4km의 긴긴 터널이다. 때가 되면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해저 터널 시대도 다가오게 될 것이다.

사람이 한 평생을 살아가다가 보면 누구나 인생의 터널을 만나게 된다. 물론 과거에는 높고 긴 재를 돌아가거나 넘어 가지 않고는 달리 별 이동 방법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므로 ‘인생의 터널’이란 동굴이 아니라 밝은 세상이 다가 오고 있다는 희망적인 미래완료형 약속이며 소망이며 축복이다. 탄광의 막장이나 동굴이 아닌 이름 그대로 터널이기 때문이다. 2010년 가을에 칠레에서 일어난 탄광 갱도 매몰 사고는 700미터의 깊은 땅 속에 33명의 광부들을 69일 동안 가두었다. 그러나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역 갱도공사의 성공으로 먹을거리와 의약품을 공급해 가며 모두 다 구출해 내는 역사적인 쾌거를 이루어 냈다. 파 내려간 굴삭 공사를 통해서 만들어낸 역 갱도의 터널로 광부를 한 사람씩 살려 올린 것이다.

성경에 보면 아브라함은 100살에 90살인 아내 사라를 통하여 언약의 아들 이삭을 낳았다. 하나님이 그의 내외를 고독한 인생의 노년기의 터널에서 언약 인생의 조상으로 이끌어 내신 것이다. 아브라함에게는 그런 믿음이 있었고 그것을 하나님은 의(義)로 여기신 바 있다.(창15:6) 그러므로 잘 되리라는 믿음을 붙들고 기도할 수 있어야 한다. 야곱의 아들 요셉은 애굽에 팔려간 노예로 13년간의 인생 터널을 경험하여야 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요셉은 그 긴긴 터널을 통과하고 애굽의 총리대신이 되었다. 모세는 미디안 광야에서 40년간이나 인생의 긴 터널을 겪어야 했다. 모세의 인생에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연세 팔십이 되던 해에 호렙산의 불이 붙는 떨기나무 환상 가운데 찾아오신 하나님의 임재 덕분이었다. 다윗도 서른 살에 임금으로 등극하기 까지 당시의 임금이었던 사울 왕의 살의(殺意)와 대적을 피하여 십 수 년을 광야와 동굴로 피하고 숨어야 했다. 다윗에게 있어서 그 긴긴 세월은 그야말로 인생의 암담한 터널과 같은 나날들이었다. 그런 날들은 다니엘에게도 있었고 그의 세 친구인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에게도 있었다. 나오미와 룻에게도 처절한 인생의 터널은 있었고 모르드개와 에스더에게도 외롭고 먼 인생의 터널은 피해 갈수 없는 막다른 길이었다. 이동을 목적으로 건설한 고속도로의 터널은 조명도 밝고 안전하고 깔끔하다. 그러나 인생의 터널을 통과하기까지에는 어둡고 춥고 음습한 곳에서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는 답답한 날들을 보내며 고독한 외로움과 씨름하고 배고픔과 우울을 끝없이 극복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템부족 족장의 아들로 태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지낸 인권 운동가인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 1918-)를 보라. 그는 자그마치 27년간이나 감옥에 갇혀 지내며 인생의 그 멀고 먼 터널을 담대하게 버텨낸 인생 승리의 표상이며 상징적인 존재이다. 백인들의 인종격리정책에 반대하며 흑인인권운동에 앞장섰던 그는 1963년에 종신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갇혔다. 그리고 27년만인 72살의 노년기에 감옥 문을 나서게 되었다. 그는 출옥 다음 해인 1991년에 ANC 의장을 맡아 백인 정부와의 협상을 벌였고 350년간의 백인 지배에 의한 남아공의 인종분규를 종식시켰다. 그와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993년도에는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하였다. 그리고 1994년 5월에 흑인이 참여하는 다인종 총선에 의해 구성된 의회에서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한국에도 두 번이나 방문한 바 있는 그는 세계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말하는 신화적인 역사의 살아 있는 주인공이다. 그가 쓴 책, <투쟁은 나의 인생>(The Struggle is My Life,1961)과 자서전 <자유를 향한 머나먼 여정>(Long Walk to Freedom,1995)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저 중의 하나이며 절망을 모르는 희망인생의 대표작이다. 2012년인 올해 93살인 그의 얼굴 사진이 남아공의 5종류 화폐에 실리게 된다고 발표되었다. 남아공의 대표적인 동물들인 사자와 표범과 코끼리와 코뿔소와 물소의 그림으로 장식되었던 화폐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성경은 희망을 말하는 하나님의 말씀의 책이다. 인생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것이 터널이지만 그 터널을 잘 통과하고 나면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새로운 세계가 우리를 기다린다. 산이 거의 없이 밋밋한 지형의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북쪽으로 두어 시간 이상 달리면 포코노라는 지명의 광활하고 아름다운 산악 지대를 만나게 된다. 그 곳을 동서로 가로 막아 남북을 구분한 거대한 산맥이 워러 갭(water gap)이다. 그 산맥으로 인하여 미국 최초의 건국 수도인 필라델피아 지역에는 토네이도와 같은 천연 재해가 거의 없다고 한다. 그 산맥을 관통한 터널을 벗어나 정상에서 내려다보며 달려가는 새로운 세상의 가을 경치는 참으로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조화를 이룬 비경(秘境)이었다. 통계에 따르면 요즘은 범국민적으로 우울증이나 우울감으로 고생하고 살아가는 이웃들이 적지 않다. 또한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같은 국가적인 정책 한 가지를 가지고도 양 극단으로 주장이 나뉘고 찢기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와 같은 위기의 때에 개인과 가정과 나라와 민족의 앞날에 어둔 터널이 끝나고 광명하고 광활한 새로운 세상이 전개되길 소망하는 마음 간절하다. 성경은 터널에서 벗어날 인생의 희망을 이렇게 선포한다. “전에는 네가 버림을 당하며 미움을 당하였으므로 네게로 가는 자가 없었으나 이제는 내가 너를 영원한 아름다움과 대대의 기쁨이 되게 하리니 네가 이방 나라들의 젖을 빨며 뭇 왕의 젖을 빨고 나 여호와는 네 구원자, 네 구속자, 야곱의 전능자인 줄 알리라.”(사60: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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