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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는 마음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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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성래
지성래
작성일 12-04-07 23:27 조회 14,944 댓글 0
 
올해 83세인 손창근 독림가(篤林家)가 경기도 용인시와 안성시 일대에 있는 남산 두 배 면적의 임야를 산림청에 기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 면적은 662ha로 약 200만 평에 이르며 50여 년 간 잣나무와 낙엽송을 비롯한 200여만 그루의 나무을 심고 가꾸어 왔다. 자녀들도 기증 의사에 적극 동의 했다는 그 삼림(森林)의 시가는 1,000억을 훨씬 넘는다고 한다. 성경의 표현처럼 풀은 마르고 꽃은 쉽게 시드나 나무의 수명은 대단하다. 자료에 따르면 오늘 날 이 땅에 살아 있는 나무들 중에 그 수령이 3,000년도 더 된 나무도 있다. 사람들은 인생을 나무에 비유하고는 한다. 어느 가정의 자녀들이 건실하게 잘 자라나는 것을 보고 “기둥같이 생겼다.”고 칭찬하면 그 가족들이 모두 다 기뻐한다. 아동 문학가 강소천(1915-1963)선생께서는 나라의 어린이들을 무럭무럭 자라나는 나무에 비유하였다. 요즘은 어떠한가 모르지만 과거에 초등학교 음악책에 실렸던 잘 알려진 그가 쓴 동요가 있다.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들같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나무들같이
하늘 보고 두 팔 벌린 나무들같이 무럭무럭 자라나는 나무들같이
너도 나도 씩씩하게 어서 자라서 새 나라의 기둥 되자 우리 어린이

그는 1915년에 함경남도 고원군 수동면 미둔리의 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함흥 영생고보에 들어가면서 부터 아동문학가로서의 자질을 보이기 시작했다. 선생은 영생고보 1학년 때 아동잡지 '아동생활'에 동시를 발표하면서 일찍이 문단에 소개되었다.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번 쳐다보고...”로 시작되는 ‘닭’이라는 동시도 그의 영생고보 4학년 때의 작품이다. 48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 그를 1965년에 김동리, 박목월, 윤석중 선생 등이 그의 업적을 기려 '소천아동문학상' 을 제정하기도 하였다. 강소천 선생은 자신이 한 그루의 나무처럼 씩씩하게 살아가다가 하늘로 갔다. 네덜란드의 유태계 시인이요 소설가요 철학자였던 스피노자(Benedict de Spinoza,1632-1677)는 “내일 지구에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말을 남겼다. 사실 이 표현의 출처는 종교개혁가인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라고 알려져 있다. 그는 15살이던 1498년부터 1501년까지 부모를 떠나 아이제나흐에 있는 라틴어학교를 다녔다. 그 때에 그가 일기장에 썼던 표현이다. 그래서 그가 청소년기에 머물렀던 아이제나흐의 소박한 2층집 앞에는 “그리고, 내일 세상이 멸망함을 알지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 (Und wenn ich wte, da morgen die Welt unterginge, sogeht, wurde ich doch heute mein Apfelbaumchen pflanzen.)라고 새겨진 기념비석이 한 그루의 사과나무와 함께 세워져 있다. 지구상에 가장 넓은 면적이 바다이지만 육지의 면적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은 산이며 그 모든 산들마다 각종 나무들로 뒤 덮여 있다. 물론 세계 곳곳에는 기상 이변 등으로 인해서 사막화 되는 곳도 있고 북한의 경우에는 그 울창하던 나무들을 마구 베어내기만 하고 잘 심어 가꾸질 못해서 민둥산이 많다고 한다. 성경, 창세기 1장에 보면 풀과 채소와 나무의 창조는 셋째 날 이루어졌다. “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창1:12)고 했다. 풀과 채소와 나무는 모두 다 사람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열대 기후대의 주민들은 코코넛 야자(Coconut palm)나무에서 참으로 다양한 생필품들을 해결한다. 코코넛 야자열매의 수액을 마신 딱딱한 껍질의 빈속에다가 작은 우편물을 넣고 인봉해서 주소를 쓰고 우표를 붙이면 수신자에게 안전하게 배달이 된다고 한다. 그 열매의 음료와 기름과 또한 바닷물에 강한 겉껍질로 만드는 코이어라는 섬유를 생산하고 밧줄, 방석, 바구니, 솔, 빗자루 등을 만들어 쓰기도 한다. 줄기는 기둥으로 혹은 가구용 목재로 사용되며 이파리는 지붕 재료로 쓰인다. 씨앗을 심어 5년만 자라면 매년 100여개의 잘 익은 열매를 50여 년간 계속하여 거둘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버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 쉘 실버스타인의 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내용처럼 참으로 나무는 그 모든 것들을 인간에게 제공한다. 심지어는 나무의 그늘까지도 말이다. 사람들은 이처럼 나무로부터 각종 건축 재료와 가구의 소재와 생필품의 크고 작은 것들을 해결해 왔다. 또한 열매 맺는 나무들을 통해서 그 꽃의 아름다움과 향기 뿐 만 아니라 과실을 풍성하게 받아 누리고 있다. 성경에도 나무에 관련된 내용은 너무나도 많다. 에덴동산에도 각종 나무가 많았다. 그 동산 한 가운데 두 종류의 나무가 특별히 언급되었다. 하나는 생명나무요 다른 하나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였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절대로 따 먹지 말라고 금하셨다. 그러나 하와와 아담은 차례대로 뱀의 유혹에 무녀저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 먹고 말았다. 저들 부부는 스스로 부끄러움을 알게 되었고 무화과나무의 잎을 엮어 자신들의 부끄러움을 가려 보려고 했다. 하나님은 짐승을 잡아 가죽 옷을 해 입혔고 저들을 에덴에서 쫓아내셨다. 창세기 6장에 보면, 하나님이 노아를 통해서 백 년 동안 짓게 하신 방주의 재료도 고페르라는 잣나무였다. 노아의 여덟 식구는 그 잣나무로 만든 방주 안에 들어가서 홍수 심판의 멸망을 피할 수 있었다.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고 할 때에 사용하려던 땔감도 나무였다. 세달 된 어린 모세를 담았던 역청을 바른 상자도 갈대 잎으로 엮어 만든 것이었다. 모세는 불이 붙는 것처럼 보이던 떨기나무 앞에서 그의 이름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다. 모세가 하나님을 체험하기 이전의 40년간 손에 늘 들고 다니던 것도 나무로 만든 지팡이였다. 바로 임금 앞에 형 아론과 나갈 때에 손에 들도 있었던 그 지팡이는 던지면 뱀이 되고 잡으면 지팡이가 되는 하나님의 기적의 지팡이이기도 하였다. 그의 나중 광야 생활 중에 늘 그의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었던 물건도 손 때 뭍은 그의 나무 지팡이였다. 하나님은 모세 때에 광야에 건설한 성막의 지성소 안에 놓일 법궤를 싯딤나무로 만들도록 명령하셨다. 소년 다윗도 늘 손에 나무 막대기와 지팡이를 들고 다니던 목동이었다. 다윗은 그 나무 막대기와 지팡이를 갖고 그의 양떼를 사자의 입과 곰의 발톱으로부터 보호해 내는 용맹을 키워 갔다. 그리고 나중에 블레셋의 골리앗을 물매 돌로 눕히고 세월 지나 이스라엘을 40년간 통치하는 왕이 되었다. 다윗이 준비하고 아들 솔로몬이 지었던 예루살렘 성전에도 백향목 나무가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베들레헴 마구간도 나무로 지은 짐승의 우리였고 그 안에서 태어나신 아기 예수를 뉘였던 말구유도 나무로 만든 것이었다.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은 평생 나무를 다루는 목수였고 예수님도 아버지 요셉에게서 목수 일을 배웠다. 갈릴리 해변에서 예수님을 모셨던 베드로의 배도 나무로 만든 것이었다. 예수님은 골고다 언덕에서 돌아가실 때에도 나무로 만든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 예수님을 제대로 믿어 보겠다고 신앙의 자유를 찾아 나섰던 청교도들이 타고 대서양을 건넜던 그 배도 나무로 만든 범선이었다. 저들이 낯선 인디언의 땅에 올라가서 지었던 첫 예배당도 나무로 지은 것이요 저들의 살던 집들도 다 나무로 지은 통나무집들이었다. 저들이 칠면조를 익혀 추수 감사 예배를 준비할 때에 불을 피웠던 것도 결국은 나무 장작이었다. 이처럼 나무는 언제나 인생들의 곁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함께 써 내려온 말이 없는 삶의 반려자였다. 올해도 나무 심기 좋은 계절 4월이 다가 왔다. 부활의 아침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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