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의학의 발전은 가히 경이롭기 그지없다. 새로운 첨단 의약품의 개발과 의학 장비의 발전뿐만 아니라 수술의 성공률 또한 대단하다. 물론 수술의 성공이란 여전히 수술 후에 환자 자신의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창조주의 오묘한 생명의 신비가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지만 말이다. 올해 일곱 살인 조은서 양은 장기 일곱 가지를 동시에 이식 받았다. 은서의 뱃속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던 간, 췌장, 소장, 위, 십이지장, 대장, 비장 등을 떼어내고 다른 뇌사자 어린이의 장기 일곱 개를 동시에 이식 받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소아외과 김대연 교수팀에 의해서 지난해(2011년) 10월 12일에 이뤄진 대수술이 성공한 것이다. 그 동안 은서 양이 앓고 있던 병은‘만성 장 가성 폐색 증후군’이라는 선천성 희귀질환이다.‘만성장폐색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쉽게 말하면 각종 장기가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병이다. 사람이 먹지 않고 어떻게 살 수 있단 말인가. 사람이 살아가려면 숨도 쉬고 심장도 뛰고 음식도 일정하게 먹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정상적인 사람은 음식물 섭취 후에 활발한 장운동을 통해 음식을 소화시키고 영양분을 흡수하지만 만성장폐색증후군 환자는 장이 운동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음식을 먹는다 해도 다 토해버리고 칼로리의 삼분의 일 정도 밖에는 흡수하지 못한다. 결국은 나머지 70%의 영양을 주사제로 보충해야만 한다. 우리나라에 이와 같은 희귀 질병을 가진 환자는 10명 내외일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저들의 생후 1년 정도 생존율은 87%이며, 4년 정도의 생존율은 70%정도라고 한다. 장기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골고루 먹을 수 있어야 살수 있다는 말이다. 그 동안 영양 주사에 의해서 생명을 유지해 오던 은서 양은 2년 전부터 간의 손상이 심해져서 장기이식이 시급했다. 은서 양은 복강 내 거의 모든 장기를 떼어내고 여러 개의 장기를 동시에 이식 받을 수 있는 기회의 날이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려 왔다. 그러던 중에 은서와 비슷한 나이의 뇌사자로부터 장기이식이 가능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의료진은 드디어 9시간에 걸친 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세 개 이상의 장기를 동시에 이식하는데 성공한 사례가 없을 정도로 여러 장기의 동시 이식은 고난이도의 의술을 요하는 수술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어린이의 장기이식은 혈액형과 장기의 크기 등의 문제로 성인의 장기이식보다는 훨씬 어렵고 성공할 확률이 낮다. 그러나 은서 양의 경우에는 장기를 기증한 소아 뇌사자와 많은 부분이 적합해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은서 양은 수술 후 나흘 만에 인공호흡기를 떼고 스스로 호흡을 시작했고 1개월째에는 6년 넘게 맞아온 영양주사를 끊고 직접 먹는 음식물만으로 영양을 충분히 섭취 할 수 있게 되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네 달이 지난 이제는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서 점점 건강이 좋아지고 있고 얼마 있으면 퇴원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참으로 기쁜 소식이다.
옛 선조들의 말에“사람은 밥 힘으로 산다.”고 했다. 사람이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심장에서 좋은 피를 생산해 내는 것이 다 중요하지만 균형 있는 음식물의 섭취를 통해서 현재의 건강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니 말이다. 몸이 건강하려면 절대 필수 영양소가 골고루 지속적으로 공급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식생활은 지금의 건강뿐만 아니라 몇 십 년 후의 나중 건강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사람은 모태에서부터 그리고 태어난 이후에도 무엇을 먹고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체질이 형성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영혼육의 필수 영양소가 있다. 이 글의 제목을‘영혼의 먹을거리’라고 이름 붙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이 어떤 음식을 먹으며 살아야 건강하게 살아가는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또한 지식의 연마를 위해서 어떤 학문에 관심을 갖고 어떤 책을 가까이 대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도 거의 없다. 문제는 영혼의 문제이다. 어제 이발소에서 이발을 하고 있는데 어느 할머니가 문을 빠끔 열고서“앞치마 좀 사세요.”하고 말했다. 그 때에 이발사는“미장원에서나 앞치마를 사용하지 이발소에는 필요 없습니다.”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그 할머니는 난데없이 문을 닫기 전에“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오고 있는데 사탄이 들끓고 있다.”는 말을 건넸다. 그러자 이발사가“재수 없게 하나님 이야기를 하냐.”며 언짢게 반응을 보이자 그 할머니는 금방 문을 닫고 어디론가 사라져 갔다. 세상 사람들은 대개가 이처럼 하나님 이야기 듣는 것을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에는 우상 숭배자들로 가득하다. 그러므로 사람은 그 영혼에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지기 시작하는 것이 믿음의 시작이다.
사람은 귀로 들려 지는 영혼의 말씀을 통해서 그 영혼이 사망에서 영생으로 옮겨지는 것이다. 로마서 10장 17절에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고 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초대 일곱 교회에 편지하는 요한 계시록의 말씀들마다“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계2:7, 11, 17, 29, 3:6, 13, 22)고 했다. 헬라 문명이 수평적으로 들려지는 교훈에 귀를 기울여 발전시켜 온 것이라면 히브리 문명은 수직적으로 들려 지는 하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서 이루어진 신앙 문명이다. 성경은 이와 같은 수직적인 계시의 말씀들을 기록한 것이다. 성경은 인간의 철학이나 경험이나 윤리나 상식이나 교훈을 적은 책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죄에 빠진 인간이 원래의 피조 된 상태로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을 회복하게 하려는 영혼의 먹을거리로 가득 차 있다. 그 성경의 말씀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듣는 것이다. 가령 노아가 먹을거리가 없어서 방주를 건설하는 일에 매달렸던 것은 아니다. 아브라함이 양이나 소나 약대가 부족해서 일흔 다섯, 그 늦은 나이에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나섰던 것도 아니다. 호렙산의 불이 붙던 떨기나무 환상을 목격하던 모세가 노년기에 살 형편이 어려워서 애굽의 바로 임금 앞으로 나아갔던 것 또한 아니다. 저들은 모두가 영혼의 먹을거리를 찾는 사명자들이었다. 이처럼 선지자 엘리야는 시돈의 사르밧 과부와 그의 외아들이 먹어야 할 남은 떡 한 조각을 약탈하려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공급하시는 영혼의 먹을거리로 가난을 극복하고 영원히 살아가는 비법을 가르쳐 주려 한 것이다.(왕상17:8-16) 엘리사는 선지자 학교에 다니던 남편이 죽고 홀로 된 여인과 그의 두 아들들의 집에 빌려 오게 한 그 많은 빈 그릇에 기름만 채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공급하시는 영원한 양식으로 살아가는 영혼의 먹을거리를 제공받는 믿음의 신비를 깨닫게 해 준 것이다.(왕하4:1-7) 베드로나 안드레나 야고보나 요한은 갈릴리 호수에 물고기의 씨가 말라서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나섰던 것도 아니다. 저들은“나를 따라 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마4:19)는 말씀이 육체의 귀로만 들린 것이 아니라 영혼의 파장으로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 한 마디의 말씀으로부터 저들 어부 출신 제자들은 인생의 먹을거리를 갈릴리 호수에서만 찾으려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입에서 나오는 사명자의 먹을거리인 생명의 말씀으로부터 찾으려 했다.
달라스 윌라드는 <마음의 혁신>(Renovation of the Heart)이란 그의 책에서 이렇게 썼다.“생각과 감정과 의지의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먹을거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뿐이다.”예수는 자신이 곧 영생을 위한 영혼의 먹을거리라는 뜻에서“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니 사람이 이 떡을 먹으면 영생하리라 내가 줄 떡은 곧 세상의 생명을 위한 내 살이니라.”(요6:51)고 했다. 그렇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와 살이 우리 영혼의 영원한 먹을거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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