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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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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성래
지성래
작성일 12-03-03 23:55 조회 14,410 댓글 0
 
지난 2월 27일(2012년) 오전에 미국 오하이오 주의 차든고등학교 구내식당 안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다. 같은 학교의 학생인 T. J 레인이 다른 동료 학생들을 향하여 무차별로 총기를 쏘아 댄 것이다. 현장에서 학생 한 명이 죽고 두 명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지고 말았다. 또 다른 두 명도 중태라고 전해졌다. 일순간에 평화롭던 학교가 살인의 현장이 되고 만 것이다. 이 사고로 병원에 실려 가서 목숨을 잃은 드미트리우스 휼린 학생의 어머니 필리스 퍼거슨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건 용의자인 레인을 용서한다고 말했다. 휼린의 어머니는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실 때에 하신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눅23:34)는 말씀을 인용하면서 “레인 역시 자신이 어떠한 죄를 저지르고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나는 그를 용서한다.”고 말했다. 휼린의 어머니 필리스 퍼거슨 여사는 평소에 늘 아들에게 “과거 속에 살지 말고 오늘을 살아라. 용서는 거룩한 것이다.”라고 가르쳐 왔노라고 회상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는 날마다 새롭다. 우리는 모든 것을 용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어려운 일을 당한지 사흘 만에 어떻게 언론 앞에서 그렇게 침착한 말들을 할 수 있었는지 휼린의 어머니 필리스 퍼거슨 여사의 원숙한 신앙의 모습 앞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복음 적인 믿음을 생활 현장에서 실천해 가는 거듭나고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을 만나게 되어 가슴이 뭉클했다.

용서는 이론이나 감상이 아니지 않는가. 용서는 살아가면서 겪는 현실 앞에서 취하는 마음가짐이요 삶의 태도이기에 그리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덕목이 아니다. 휼린의 어머니는 평소에 아들이 원하던 대로 시신의 장기 전부를 기증해서 8명이 그 혜택을 입게 되었다. 어머니는 “내 아들은 죽었지만 영원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아들의 도움을 받은 8명이 새 삶을 살게 되었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내가 늙으면 아들이 나와 함께 살겠다고 했는데......”라고 말하면서 눈시울을 적셨다고 한다. 용서는 사랑의 극치다. 용서하는 사랑은 완전한 사랑이요 성숙한 사랑이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본받는 사랑이다. 하나님은 사랑의 본체이시며 용서의 근본이시다. 성경은 이 같은 사랑과 용서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하나님은 에덴에서 불순종하고 죄를 범하여 타락한 아담과 하와도 용서하셔서 짐승을 잡아 가죽 옷을 해 입혀 주셨다. 하나님은 동생 아벨을 죽이고 비겁하게 처신하고 변명을 늘어놓던 가인도 결국은 용서해 주셨다. 하나님은 유다가 며느리 다말을 통해서 낳은 베레스의 혈통을 빌려서 언약의 가문을 붙들어 오셨고 그 계보를 빌려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 주신  용서의 주님이셨다. 임금 다윗이 부하 장군 우리야를 죽이고 취한 그의 아내 밧세바를 통해서 낳은 아들 솔로몬도 언약의 대를 이어 온 혈통이요 언약의 계보에서 제외되지 않는 은혜를 덧입고 자그마치 40년이나 다윗의 대를 잇는 지혜의 왕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었다. 이는 전적으로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이요 긍휼하심이었다. 언제나 때를 따라 용서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넉넉하신 사랑이 그 모든 사건과 역사의 배후에 깊은 강물처럼 흐르는 것이다.

창세기의 마지막 장인 50장에 보면 아버지 야곱이 죽은 후에 열 명의 아들들이 애굽의 총리요 동생인 요셉 앞에 벌벌 떨면서 용서를 구하며 전령을 앞서 보냈다. 야곱의 유언 중에 “형제들의 허물과 죄를 용서하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노라고 전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 죄를 이제 용서하소서.”(창50:17)라고 용서를 구하는 장면은 창세기의 마지막 절정을 이룬다. 이 말을 전해들은 요셉은 그동안 참고 있던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결국은 열 명의 형들이 요셉을 찾아 가서 엎드렸고 “우리는 당신의 종들이니이다.”하고 고백하며 용서를 구했다. 요셉은 악을 선으로 바꾸신 하나님의 섭리를 간증하면서 형들과 조카들까지 모두의 장래를 책임지는 넉넉한 용서의 사람으로 형들을 대했다.

용서의 힘은 위대하다. 용서는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 더 강한 힘이 있다. 용서는 죄가 사라지게 하고 악이 다시는 자리 잡지 못하게 하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사랑의 능력이다. 예수께서는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마6;12)라고 기도하라고 가르쳐 주셨다. 주님은 이 땅에 계신 동안에 한 여인이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들려 예수 앞에 끌려 나온 사건을 통해서 용서의 가치를 강조하신 바도 있다. 예수께서는 남을 비판하거는 정죄하지 말라고 강조하신 후에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눅6:37)라고 교훈해 주셨다. 한번은 제자 베드로가 “몇 번이나 남을 용서하며 살아야 할까”하고 물었을 때에 “일흔 번 씩 일곱 번이라도 할찌니라.”(마18:22)고 무한한 사랑과 용서의 실천에 대하여 강조해 주셨다. 사도 바울은 “누가 뉘게 혐의가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과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골3;13)라고 교훈해 주었다. 400명의 무장한 자를 앞세우고 늘 적대감 속에 살아가던 창세기의 에서도 결국은 동생 야곱을 용서했다. 광야의 모세도 끝이 없는 백성들의 원망과 불평과 대적하는 모습을 용서하는 기도를 한 없이 드렸다. 임금 다윗도 그를 조롱하던 시므이를 용서했고 솔로몬도 스스로 왕이 되어 보려고 교만하게 행동하던 이복형제 아도니야를 용서했다. 집사 스데반도 자신을 돌로 쳐서 죽이는 유대인들을 용서했고 사도 바울도 끝없이 자신을 괴롭히는 선교의 대적자들을 용서하며 살아갔다.

유대인들에게는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라”는 교훈이 대대로 전해져 온다. 가령 600만 명 이상의 유대인들을 무참히 죽인 히틀러 정권의 악정도 용서의 넓은 마음속에 가라앉히고 살되 그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자는 것이다. 미국의 목사요 현장 상담가인 존 앤서(John Ensor)는 <하나님의 용서를 경험하는 삶>(Experiencing God's Forgiveness)이란 그의 책에서 “하나님의 용서는 사람을 변화시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기를 치며 성중독과 강간과 십대의 미혼모 출산과 혼전 성경험과 낙태와 살인과 시체 유기와 음모와 약탈과 알코올이나 마약의 중독과 밀매의 현장 그리고 가정 폭력과 학대 등의 숨이 콱콱 막히는 삶의 현장에서 신음하며 고통스러워하고 몸과 마음이 몹시 아파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처절한 비명소리를 들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心腸)과 사랑의 심정(心情)을 가지고 저들을 섬겨 온 생생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들의 허락을 받아 실명을 거론해 가며 책을 써 내려갔다. 마치도 고난과 죽음을 딛고 삼일 후에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갈릴리로 가라 거기서 나를 보리라.”(마28:10)고 말씀하신 것처럼 말이다. 저들 모두는 지금은 죄와 악의 반복되는 무서운 습관과 상처와 어둠 속에 버려져 있을지라도 누군가의 용서가 필요하고 반드시 용서를 경험하고 용서 받은 자의 회복된 삶을 살아가야 할 존귀한 영혼들이다. 그와 같은 넉넉한 용서의 공급자는 하나님 아버지이시다. 환부를 드러내야 수술이 가능하듯이 존 앤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에는 누가 봐도 악하다고 여기는 그런 악을 행한다. 그러나 나중에는 사람들의 눈에 덜 띄고 사회적으로 덜 민감한 악을 행하고 더 나중에는 아주 악마적인 것으로 음흉한 내면을 의로운 척하는 외면으로 은폐하며 이웃과 사회의 눈에 전혀 죄악으로 보이지 않는 때로는 정의로운 행위처럼 보이는 사악한 행동을 한다. 통상적으로 사람들은 이와 비슷한 죄악의 몰입과정을 경험하게 된다.”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상담의 현장 이야기를 처절하게 진단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 안에서 말씀을 붙들고 늘 기도해야만 한다.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며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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