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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향하여 눈을 들라 201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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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7-10-03 22:10 조회 12,218 댓글 0
 
산을 향하여 눈을 들라
 

 

매달 말에 받아 보는 정기 간행물인 생명의 삶이 도착되지 않아서 주보 준비에 차질이 생겼다. 해당 홈 페이지에 들어가 보아도 자료가 올라 있지 않았다. 부득이하게 토요일 아침에 서점이 문을 여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책을 사러 나섰다. 운전하던 중에 구파발역에서 송추를 거쳐 의정부로 향하는 버스 안에 얼룩덜룩하게 차려 입은 등산객들로 가득 찬 광경을 보았다. 한 낮에는 덥지만 산행하기에 참으로 좋은 계절이 왔다. 산에 오르는 기분은 경험할 때마다 다르다. 아침과 저녁 산행이 다르고 계절마다 그 맛이 다르다. 늘 대하는 익숙한 환경이라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모든 것이 날마다 새롭다. 그런 면에서 바다가 주는 느낌과 산이 주는 기분이 다르다. 산에는 각종 나무와 풀과 이끼와 꽃과 열매들과 새들과 벌레들과 곤충들로 인한 생명력이 넘쳐 난다. 산은 하늘과 땅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경치이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세계 어디를 가든지 산은 있다. 평생 바다 구경을 한 번도 못하고 죽는 이들도 있다지만 산이 없는 자연은 거의 없다. 산과 바다를 골고루 좋아 하는 것을 樂山樂水 樂山樂水”(요산요수 낙산낙수)라고 하지 않나. 공자는 논어 옹야 편에서 知者樂水 仁者樂山”(지자요수 인자요산)이라고 말했다. “지혜의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질고 사랑이 깊은 이는 산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우리 가족이 십여 년간 살던 필라델피아 외곽에 있는 벤살렘이란 곳은 거의 산이 없다. 물론 큰 나무들이 가득한 숲은 있지만 필라델피아 도시 전체가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평지와 구릉지대이기에 높은 산이란 찾아 볼 수 없다. 하늘을 가리는 오래된 거목들이 울창한 숲 사이에 여유 있는 부호들이 대 저택을 짓고 살아간다.
 

펜실베니아’(Pennsylvania)라는 이름은 영국 출신의 퀘이커 교도였던 윌리엄 펜(William Penn, 1644-1718)이 사는 곳이란 뜻에서 지어졌다고 한다. 해군 장성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자녀 없는 과부와 결혼하여 세 아들을 낳았다. 그들 중의 장남이 윌리엄이다. 세 살 때에 심한 천연두를 앓았던 그를 위해서 가족들은 런던에서 시골로 이사하였다. 여섯 살 때부터 육년 동안 하루에 8시간 이상씩 라틴어와 헬라어를 공부하였다.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이와 같은 학문적인 노력은 그를 일찍이 분명한 역사관을 갖는 젊은이로 성장하게 하였다. 신학에 대한 깊은 관심과 고민에 빠져 있던 그는 성공회의 예배를 거부함으로서 옥스퍼드 대학에서 퇴학을 당하고 말았다. 그의 그런 행동에 격분한 그의 아버지는 그를 유럽 여행을 거쳐 프랑스의 개신교 학교에서 공부하게 하였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공부를 마치고 관료의 길을 걷기를 기대하였다. 그러나 윌리엄은 프랑스에서 유학하던 2년 동안 거의 신학 공부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세상을 의롭게 변화시키는 이기는 믿음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갖던 그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서 네 차례나 옥에 갇히면서도 개종 후 칠년 동안에 무려 42권의 저서와 소책자를 발행하였다. 1669년 런던탑에서 자기 신앙을 변호하기 위해 쓴 <십자가 없이는 면류관도 없다>(No Cross No Crown)는 제목의 책은 널리 알려진 명저가 되었다. 1655년 이래 퀘이커교도들은 대서양 건너편에도 전도를 하고 있었다. 1674년 퀘이커교도 두 명이 뉴저지 서부를 소유하게 되었으나 결국 소유권 분쟁이 생겨 펜에게 중재 요청을 해왔다. 단일 소유권의 장점을 확신한 그는 1681년에 영국의 왕 찰스 2세로부터 그 곳의 거대한 땅의 식민 통치권을 위임 받았다. 윌리엄 펜은 산과 같은 삶을 살고 주께로 돌아간 신앙의 거장이다.
 

산이 거의 없고 나지막한 언덕과 광활한 평지뿐인 필라델피아에서 북쪽으로 두어 시간 달려가면 우리나라의 설악산 풍경과 같은 산세가 펼쳐지는 절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포코노 지역의 엘러게니 산맥의델라웨어 워터 갭’(Delaware Water Gap)을 터널로 넘어 서는 곳이다. 그 거대한 산맥의 위용이 대단하다. 그 거대한 산맥의 위용이 대단하다. 양편을 갈라놓은 높고 길고 거대한 산맥인’(GAP)으로 인해서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 재해를 막는 곳이다. 그들도 동양 사람들처럼 풍수지리와 같은 자연계의 현상이나 지리와 지형을 연구하고 관찰하여 천연적으로 안전하고 평온한 지형인 필라델피아를 미국 건국의 중심지로 삼았던 것 같다.
 

동서고금에 산은 이처럼 인류 문명의 발전과 관련이 깊다. 특히 성경의 인물들은 한 결 같이 산과 관련된 이들이었다. 노아와 아라랏 산, 아브라함과 모리아 산, 모세와 시내 산, 다윗과 시온 산, 엘리야와 갈멜 산, 예수 그리스도와 겟세마네 동산 등이 그러하다.
 

아브라함은 모리아 산 정상에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아들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였다. 하나님은 그의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보시고 이삭의 생명을 보존해 주셨다. 모세는 시내 산꼭대기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고 여호와의 계명과 율법을 받았다. 다윗은 예루살렘 산꼭대기에 왕국을 건설하고 왕궁을 지었고 그의 기도와 소원을 따라서 그 곳에 아들 솔로몬의 때에 성전이 세워졌다. 엘리야는 갈멜산 정상에서 바알과 앗세라를 숭배하는 우상 숭배자들을 척결하였다. 예수께서는 겟세마네 동산에서 밤을 새워가며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묻는 진지한 기도를 드렸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고백하였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1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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