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그 역사의 현장-25
베드로의 통곡
예수의 제자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는 신앙 고백과 함께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16:18)는 축복의 말씀을 들은 바 있다. 그런 베드로가 예수를 부인하고 배반하고 저주하고 도망쳐 버렸다. 이 사건은 예수께서 감람산 자락인 겟세마네 동산에서 밤새도록 기도하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다. 예수는 이른 새벽 시간에 그를 찾아 온 가롯 유다의 배반에 의하여 붙잡히셨고 대제사장 가야바의 뜰로 끌려가셨다. 오늘 날 그 장소에는 “베드로의 통곡 교회”가 세워져있다. 역사적으로 가야바의 집터라고 전해지는 곳이다. 성지순례를 마치고 귀국하던 날 오전 시간에 그 곳을 방문할 기회를 가졌다. 그 곳은 예루살렘성(城) 남동쪽의 기드론 계곡과 게헨나 계곡으로 내려가는 언덕 자락에 위치해 있다. “닭 울음 교회”(St Pietro in Gallicantu)라고도 한다. 라틴어 ‘Gallicantu’의 ‘Galli'가 닭이고 ‘cantu'는 ‘노래하다, 울다’는 뜻이다. 지금은 성벽 밖에 위치해 있지만 예수 당시에는 성 안에 있던 곳이다. 그 곳에는 비잔틴 시대(AD457)에 최초로 예배당이 세워졌으나 AD1010년에 무슬림들에 의해서 파괴되었다. 그 후 1102년에 십자군에 의해서 다시 건축되었고 지금 사용하는 이름들도 그 때에 붙여졌다. 1320년에 무슬림이 예루살렘을 다시 정복하면서 건물은 또 파괴되고 말았다. 그 후 오래도록 폐허로 남아 있던 터전에 1931에 오늘 날의 예배당이 재건되었다. 프랑스의 수도회인 “Augustinians of the Assumption”에서 세운 그 곳에서는 고고학적 발굴 작업에 의해서 여러 가지 역사적인 유적과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그 곳에는 측정자와 연자 맷돌을 비롯하여 하인들의 주거 공간, 물 저장 공간과 감옥으로 사용되던 지하의 동굴들이 발견되었다. 그 지하 동굴 중에는 체포당하시고 끌려가신 예수께서 갇혀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동굴도 발견되었다. 예배당 건물이 세워져 있는 바로 그 곁에 위 도시(Upper City)에서 아래 도시(Lower City)로 내려가는 로마시대 당시의 돌계단이 보존되어 있다. 과거에는 순례객들도 그 계단을 밝고 오르내리도록 하였다고 하나 이제는 훼손이 심해져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그 돌계단은 예수께서 세 명의 제자들과 함께 기도의 장소인 겟세마네 동산으로 이동하셨던 경로이며 다음 날 새벽에 붙잡히신 예수께서 로마의 병정들에 의하여 대제사장 가야바의 뜰로 끌려 올라가신 곳이다. 예배당 입구의 청동문에는 부조가 새겨져 있다. 예수께서 붙잡히시기 전날 밤에 장차 베드로가 예수를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부인하실 것을 말씀하시자 베드로가 당황해 하는 장면이다. 그 문 상단에는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시121:8)는 “et exitum tuum"이란 라틴어 성구가 새겨져 있다. 예배당 내부의 사방 창문에는 예수께서 붙잡혀 그 곳으로 끌려가신 후에 지하의 동굴 감옥에 갇히는 장면과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천국열쇠를 건네시는 장면을 비롯하여 예수께서 고난을 당하시던 날의 마지막 장면들이 다양하게 모자이크 되어 있다. 예배당 중앙 제단 뒷면의 창문에는 십자가에서 심문을 받으시는 예수의 모습이 모자이크 되어 있다. 천장에서 쏟아져 내리는 4월의 화창한 햇빛을 받은 돔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십자가의 모양과 예수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예배당의 한쪽 편 길 옆에는 겟세마네 동산을 향하여 기도하려고 가시던 예수와 제자들의 모습과 붙잡히신 후에 가야바의 뜰로 끌려가시던 장면이 벽면에 부조(浮彫)되어 있다. 작은 앞마당의 한쪽 귀퉁이에는 여자 아이 앞에서 예수를 모른다고 부인하던 양 팔을 벌린 베드로(눅22:56-57)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각상이 설치되어 있다. 조각상의 중앙 돌기둥 꼭대기에는 청동으로 만든 닭 한 마리가 올라 앉아 있다. 성경은 베드로의 통곡 장면을 “밖에 나가서 심히 통곡하니라.”(마26:75)고 하였다. 통곡하던 베드로는 어디론가 도망가서 숨어 버렸다. 예수께서 붙잡히시던 그 날 새벽, 옆구리에 차고 다니던 칼을 뽑아서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오른 쪽 귀를 잘라 내던 베드로인데 가야바의 뜰에서는 비겁하게 도망가서 숨어 버렸다. 예수께서 빌라도에게로 넘겨지고 사형 언도를 받으셨다. 골고다 언덕까지 십자가를 메고 가셔서 죽임을 당하시기 까지 더 이상 베드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 현장을 구경하고 서 있던 구레네 사람 시몬이 끌려 나가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골고다 언덕까지 메어다 드렸다. 구레네 사람 시몬은 그 인연으로 하여 가족이 모두 예수의 신실한 추종자들이 되었다.(롬16:13) 베드로가 도망가서 숨어 있는 동안에 예수는 십자가에 처형당하시고 운명하셨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과 니고데모가 나서서 안식일이 시작되기 전에 장례를 마쳤다. 예수는 산헤드린의 관원이었던 아리마대 사람 요셉의 새 무덤에 장례되었다. 예수는 삼일 만에 부활하셨다. 예수의 빈 무덤을 확인한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의 부활 사실을 제자들이 숨어 있는 곳에 찾아가서 전하였다. 예수는 “갈릴리로 가라 하라 거기서 나를 보리라.”는 말씀을 막달라 마리아와 몇몇의 여자들에게 하셨다. 베드로는 달려가서 예수의 빈 무덤을 들여다보았다. 예수 부활의 사실을 알게 된 베드로인데 무슨 생각이 들었던지 다른 어부 출신 제자들 일곱 명과 함께 그 밤에 밤새도록 갈릴리에서 물고기를 잡으려 했다. 새벽이 되었지만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다. 예수께서 그 곳에 찾아 가셨다. 예수는 해변에 숯불을 지펴 놓으시고 떡과 생선을 굽고 계셨다. 제자들에게 명해서 153마리의 큰 물고기를 잡게 하셨다. 그 물고기 중의 일부를 가져 오라하신 예수는 친히 생선을 구워 베드로에게 떼어 주시며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을 반복하여 물으셨다. “주님 그러하니이다.”하는 베드로의 고백을 들으신 주님은 “내 어린 양을 치고 먹이라.”는 사명을 분부해 주셨다. 그리고 사십일을 이 땅에 계시다가 승천하셨다. 통곡하던 베드로는 성령 받은 후에 초대 교회의 중심에 서서 크게 쓰임 받는 복음 전파자의 사명을 감당하다가 순교하였다. 베드로는 통곡의 자리에서 성령 받은 사명자의 자리로 옮겨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