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그 역사의 현장-19
골고다를 향하여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운명하신 곳이 골고다이다. ‘골고다’(Golgotha)는 ‘해골’이란 뜻이다. 라틴어로는 ‘갈보리’(Calvary)라고 한다. 빌라도의 법정에서 골고다 언덕까지의 길은 800m쯤 된다. 그 정상에 ‘성묘교회’(Holy Sepulchre, 聖墓敎會)가 세워져 있다. ‘슬픔의 길’(Way of Grief)이라고 불리는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길의 바닥은 대리석이 깔린 울퉁불퉁한 돌길로 이어져 있다. 그 길은 예수님께서 이 땅에 인간의 몸을 입고 사시던 생애 중에 가장 극심한 고난의 길이었다. 오늘 날 프란체스코 수도회 수도사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3시가 되면 십자가를 메고 그 길을 걸으며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한다고 한다. 예수님은 그 길을 자의적으로 걸어가신 것이 아니다. 불의한 재판의 결과로 십자가에 처형당하시기 위하여 십자가를 메고 끌려가신 길이다. 빛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이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메시아이시다. 사도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를 이렇게 묘사하였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시매 우리가 그의 영광을 보니 아버지의 독생자의 영광이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더라.”(요1:14) 아버지 하나님의 영원한 영광의 본체이신 그 분은 이 세상의 그 어떤 방법으로도 죽임을 당하실 수 없는 분이셨다. 어떻게 어둠이 빛을 없앨 수 있겠는가. 어떻게 거짓이 진리를 이길 수 있겠는가. 어떻게 죽음이 생명을 이길 수 있단 말인가. 창조의 근본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은 빌라도의 군병들이 휘두른 칼이나 창으로 죽임을 당하실 수 없는 분이셨다. 그런데 예수님은 붙잡히셨고 빌라도 총독 앞에서 재판을 받으셔야만 했다. 예수님께 십자가 사형 언도를 내린 빌라도는 예수님을 총독의 군병들에게 인계하였다. 군병들은 예수님을 데리고 관정 안으로 들어갔다. 군병들은 예수님의 옷을 벗기고 홍포를 입혔다. 가시관을 엮어 예수님의 머리에 씌웠다. 갈대를 그 오른 손에 들렸다.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 지어다.”라고 말하며 희롱하였다. 누군가는 예수님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 갈대를 빼앗아 예수님의 머리를 내리 치는 군병도 있었다. 요한복음 19장 3절에 보면, 손으로 때리는 이들도 있었다. 얼마 동안 예수님을 희롱하던 군병들은 홍포를 벗겨 내고 다시 예수님의 옷을 입혔다. 그 후에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 박기 위해서 법정 밖으로 끌고 나갔다. 그야말로 예수님은 끌려가고 계셨다. 우리 일행은 그 곳, 이천년 전에 예수님께서 온갖 수치와 조롱을 다 당하시고 끌려 나가기 시작하신 빌라도의 법정(브라이도리온, 막15:16)이 있던 곳인 이슬람 초등학교 정문을 벗어나서 골고다 언덕을 향하여 걷기 시작하였다. 채찍에 맞고 많은 피를 흘리며 지쳐 쓰러지는 예수님을 일으켜 세운 군병들은 무리들 중에서 구레네 사람 시몬을 불러내서 그로 하여금 억지로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게 하였다. 예수님이 도착한 곳은 골고다였다. 빌라도의 법정에서부터 골고다 언덕까지 열 네 곳의 지점에 당시의 역사적인 내용들을 담은 흔적이 남아 있다. 골고다 언덕에 도착한 군병들은 쓸개를 탄 포도주를 예수님께 주어 마시게 하려고 했다. 예수님은 맛을 보신 후에 마시지는 않으셨다. 군병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후에 그 옷을 제비 뽑아 나누고 거기 앉아 지켰다. 예수님의 머리 위에서는 “유대인의 왕 예수”라는 죄패가 붙여 있었다. 그 현장을 쳐다보던 무리들은 머리를 흔들며 예수님을 모욕하였다. “성전을 헐고 사흘에 짓는 자여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자기를 구원하고 십자가에서 내려오라.”(요27:40) 그 현장에는 있던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과 장로들도 한 결 같이 입을 모아서 예수님을 희롱하였다. 급기야는 예수님의 좌편 강도까지 나서서 예수를 조롱하였다. 오늘 날 골고다 언덕에는 거대한 성묘 교회당이 세워져 있다. 그 곳의 교회당은 주후 325년에 열린 니케아 종교회의 직후 콘스탄틴 대제의 명으로 처음 세워졌다. 예수님의 무덤은 콘스탄틴 대제의 어머니 헬레나 황후가 예루살렘을 방문하던 중 꿈에 계시를 받아 알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골고다 언덕에는 세 개의 예배당 건물이 하나로 이어져있다. 예수님의 빈 무덤 위에 세운 '아나시스타스'라는 이름의 원형 교회와 '마투리움'이라고 불리는 웅장한 바실리카와 이들 두 교회당 사이에 십자가 처형 장소를 표시하는 골고다인 '칼바리움'이라는 이름의 성소(聖所)이다. 이 건물들은 주후 614년 페르시아의 침공으로 파괴되었고 후에 재건되었으나 주후 1009년에 칼리프 하킴에 의해서 다시 파괴되었다. 나중에 일부가 재건되었고 주후 1149년에 십자군에 의해서 오늘날의 모습으로 완공되었다고 한다. 부활 후 사십일 동안 이 땅에 계시던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와 보내주실 ‘성령’에 대하여 말씀하신 후에 승천하셨다. 그 약속하신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한 결 같이 순교자의 고난의 길을 피하지 않았다. 제자들 중에서 첫 순교자인 야고보는 헤롯의 칼에 죽임 당하였다.(행12:2) 베드로는 로마에서 십자가에 거꾸로 달려 죽었다. 요한은 밧모섬에 유배 되어 죽었다. 안드레도 순교 하였다. 빌립은 히에라폴리스에서 십자가에 달려 죽었고 그의 시체는 로마로 옮겨져서 장례되었다. 바돌로매는 인도에서 곤봉에 맞고 살갗을 벗겨 내는 고문을 당하고 십자가에 달려 순교하였다. 마태는 복음서를 쓴 후에 에디오피아에서 창에 찔려 죽임 당하였다. 인도에서 창에 찔려 순교당한 도마는 죽음 직전에 “주님이시여 나는 지금 주님을 예배하나이다.”는 말을 남겼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는 시리아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돌에 맞았고 톱으로 켜서 죽이는 죽임을 당하였다. 다대오는 시리아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칼에 순교 당하였다. 시몬도 순교자로 죽음을 맞았다. 만약 부활이 없다면 예수님을 믿는 하나님의 자녀들처럼 불쌍한 인생들이 있겠는가. 그러나 주님은 말씀하셨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나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1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