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을 계속하라
주말이 되어도 칼럼의 주제가 잡히지 않는 날에는 몹시 초조해진다. 그런데 마침 어제, 토요일 이른 아침나절에 딱따구리가 나무 쪼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 왔다. 그래서 오늘은 딱따구리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한다. 지구상에는 180여종 이상의 딱따구리가 살아간다. 그 중에서 우리나라에는 9종이 서식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어제 아침에 뒷산에 날아와서 딱딱거리며 나무에 구멍을 쪼던 그 딱따구리이다. 딱따구리들의 외양은 무척이나 화려하고 아름답다. 시간을 내어 인터넷을 검색해 보라. 딱따구리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20세기를 대표하는 기독교의 거성이었던 영국 교회의 잔 스토트(John Stott,1921-2011) 목사가 왜 평생 결혼하지 않고 “조류 관찰”(Bird Watching)을 취미생활로 하며 살았는지 조금은 이해가 갈듯도 하다. 대개의 딱따구리는 전국의 산과 숲에서 살아가지만 딱따구리의 하나인 크낙새는 경기도 광릉에서 주로 생활한다. 크낙새는 한 쌍이 해마다 2- 3마리의 새끼를 부화하여 키우는 천연 기념물이며 멸종의 위험이 있어서 보호 받는 조류이다. 딱따구리는 한 번에 2-10개의 알을 낳는데 두 주 만에 부화한다. 어려서 강화도 시골 뒷산에도 딱따구리가 있었다. 그러므로 딱따구리가 나무 쪼는 소리는 귀에 익숙한 소리 중의 하나이다. 딱따구리는 나무를 쪼아 구멍을 내고 그 속에서 알을 까고 새끼를 부화하여 키우기에 탁목조(啄木鳥)라고 한다. 저렇게 빠른 속도로 부리를 쪼아서 나무에 구멍을 뚫는 것은 도대체 얼마나 빠른 속도일까. 그것을 관찰하여 연구한 조류학자들도 있다. 저들은 ‘이그 노벨상’을 받는 영예를 누리기도 하였다. 그 연구 자료에 의하면 딱따구리는 매초 20회 정도로 나무를 쪼는데 그 속력은 시속 25킬로미터를 달리는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도 딱따구리는 두통을 느끼지 않는다. 창조의 신비가 아닌가. 만약에 사람이 벽에다가 머리를 그런 속력으로 그렇게 반복하여 부딪힌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자신들의 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 나무에 구멍을 파 들어가는 그 본능적인 열정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지난해 12월 18일, 19살 된 서울대학교 남학생이 관악구 신림동의 4층짜리 상가주택 옥탑 방에서 새벽 4시에 투신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흙 수저는 금수저가 되기 어렵다며 목숨을 끊는 그와 같은 사건을 누군가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너무나 마음이 씁쓸하다. 꼴 보기 싫은 세상이니 자신만 눈 감아 버리면 그만인가. 그의 부모와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남는 슬픔과 충격과 상처는 누가 싸매며 살아가야 하나. 고단한 인생길이긴 하지만 끝까지 살아보고 나서 인생을 말해도 늦지 않을 터인데 말이다. 물론 가난의 악 순환이 없지 않다. 이 지구상에는 태어난 환경에 따라서는 깨끗한 물에 몸 한 번 제대로 못 씻고 엄마 젓 한번 마음껏 빨아 보지도 못하며 얼굴에 가득 덥힌 파리 떼 가운데서 미라처럼 말라 들어가며 죽어 가는 어린 아기들도 적지 않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다. 물론 이런 표현은 오늘 날처럼 국가의 행정적인 복지 제도가 발전하기 이전에 생겨난 말일 것이다. 구라파나 북미주의 선진 복지 국가들의 복지 혜택은 상상을 초월한다. 물론 그런 환경에서 태어나서 자라나고 살아간다고 해서 인간의 행복이 저절로 주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행복이나 기쁨이나 감사나 삶의 활력이나 만족의 지수는 지극히 개인적인 차이를 보일 것이니까. 54조 이상의 재산가이고 지금도 탁월한 경영가인 마크 주커버그( (Mark Zuckerberg,1984-)의 옷장이 공개되었다. 중세의 수도자들이 입던 옷과 비슷한 회색 반팔 셔츠 9벌과 짙은 청회색의 긴팔 후드 6벌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다. “왜 늘 그런 옷만 입느냐”는 질문에 그는 “다른 결정할 일이 많아서 옷 입는 것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으려 하다 보니 그렇다.”고 대답하였다. 물론 그런 부자라고 해서 매끼니 마다 금가루를 뿌려가며 산삼만 먹고 사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도 평범한 대학생 시절부터 관심 있는 분야에 골몰하다가 보니 페이스북과 같은 연구 결과물을 세상에 내어 놓은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하고,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며, 해야만 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은 그 나중의 열매가 수고한 것보다 백배 천배 큰 결실로 주어질 것이다. 성경이 말씀한대로 창조주 하나님은 햇볕과 비를 선인과 악인의 밭에 골고루 내려 주시는 분이시다. 결혼 주례사 중에 “비교는 비극의 시작이다.”라고 하는 말을 들어 보았다. 그렇다. 개인의 능력과 역량과 성장 환경의 차이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 높은 벽에 가려져서 생을 포기하거나 절망으로 일관하는 것은 너무 초라하지 않나. <타임>지가 붙여준 “미국에서 가장 무서운 영업사원”이라는 칭호를 갖고 있는 미국의 전설적인 세일즈왕은 랠프 로버츠(Ralph J. Roberts, 1920-2015))이다. 그는 지난 해 여름 95세에 눈을 감았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18살 때에 졸업선물로 받은 돈 900달러를 모아서 부동산 영업업무를 시작하였다. 시간이 지나자 그는 다른 영업사원의 50배 수준인 10년 간 600채의 주택을 판매하는 경이적인 실적을 올려 미국의 세일즈왕이라는 칭호를 받게 되었다. 그의 독특한 세일즈 마케팅 노하우인 '랠프의 법칙'은 CNN, 타임지 등에 여러 차례 보도되었고 수백 번의 언론 인터뷰와 순회연설의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그의 세일즈성공법칙 10가지 중의 하나는 “넓게 알리라”이다. 그는 “친구나 친지는 물론이고 누구에게나 내가 무엇에 종사하는지 알려라. 음식점이나 주차장에서나, 여행 중 버스속이나 터미널에서나 만나는 낯선 사람마다 명함을 나눠주어라. 나는 스포츠 경기를 보러 갔을 때에도 관중들에게 1천장의 명함을 뿌리고는 하였다.” 이와 같은 시작은 별것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그는 그런 일을 계속하여 세일즈 마케팅 비용으로 연간 1억 2천 만 원인 10만 달러를 쓰고, 연간 84억인 7백만 달러의 수입을 올리는 세일즈왕이 되었다. 세계적인 MBA 과정을 통하여 역량 있는 경영학도를 배출하는 미국 유펜의 와튼스쿨 모토는 “행동하기 위한 지식”(Knowledge for Action)이다. 그렇다. “부뚜막의 소금도 입에 집어넣어야 짜다.” 잠언에 보면 “게으른 자는 그 손을 그릇에 넣고도 입으로 올리기를 괴로워하느니라.”(잠26:15)고 하였다. 기술이나 지식이나 원리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이 관건이다. 한 술 밥에 배부를 수는 없다. <이 한 줄이 나를 세일즈 왕으로 이끌었다>는 책에 보면 성공적인 세일즈의 원리를 영어로 소개한다. “Attitude, Performance, Habit, Attraction, Trust, Responsibility, Overcome.”이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 목표를 세웠다면 그 즉시 움직여라, 습관이 곧 세일즈다, 무조건 많이 만나 끌어당겨라, 고객은 항상 옳다, 고객을 끝까지 책임져라, 위대한 성공은 시련에서 탄생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그런 내용의 원리를 생활 속에 꾸준히 실천하지 않고 세일즈의 경지에 오른 이가 있는가. 얼마나 수도 없이 문전 박대를 당하고 마음을 삭히는 답답한 순간을 극복해야만 세일즈왕이 되는 것인가 말이다. 메시아 불신 사상에 사로 잡혀서 기독교인들을 앞장서서 박해하던 유대주의자 사울이 다메섹성을 찾아가다가 예수의 부르심을 받고 변화되었다. 그리고 이방을 향하는 그리스도의 부활 복음을 전파하는 열정적인 전도자가 되었다. 그런 그는 믿음의 아들로 만나게 된 디모데에게 편지하면서 “이 일을 계속하라.”(딤전4:16)고 충고하였다. 딱따구리처럼 하는 일을 계속해 보라.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