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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애가 2014.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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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성래
지성래
작성일 14-12-14 23:23 조회 13,148 댓글 0
 
제주애가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든 슬프고 아픈 역사를 겪지 않고 살아가는 경우가 있을까. 아시아 동쪽 끝의 반도 국가인 우리나라도 유사 이래로 900회가 넘는 외침을 받으며 살아 왔다지 않는가. 6. 25 동족 전쟁이 휴전으로 마무리 된지도 60년이 훌쩍 흘러 간 채로 남북 분단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성경은 하나님이 지키고 보호하지 아니하시는 심판과 고난의 날이 오면 인간은 그 마음에 엄습하는 두려움으로 인하여 아침에는아하 저녁이 되었으면 좋겠다.”할 것이고 저녁에는 아하 아침이 되었으면 좋겠다.”하리라고 경고하셨다. 하나님이 개인과 민족을 붙들어 주시지 아니하시면 인간은 순식간에 놀람가 속담과 비방거리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인간이 서로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마을에 재앙이 덮치고 나면 네 시체가 공중의 모든 새와 땅의 짐승들의 밥이 될 것이니 그것들을 쫓아줄 자가 없을 것이라고 하였다. 날이 비참해 지면 어미가 자기가 낳은 자식을 남몰래 먹는 날이 오리라.’는 비극도 예고하셨다. 이는 모두가 다 신명기 28장에 나오는 내용들이다. 예레미야애가에 보면 여인들이 어찌 자기 열매 곧 그들이 낳은 아이들을 먹으오며”(2:20)라고 하였다. 예레미야(Jeremiah, BC 650?-570)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남 유다의 멸망과 하나님의 심판을 예언하였다. 그러나 그 어떤 임금도 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주전 586년에 결국 남 왕국 유다는 바벨론의 침략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예루살렘이 초토화 되고 성전은 완전히 무너졌다. 성전의 놋 기둥이 뽑혀져 나갔고 성전 안에서 사용하던 제사용 기구들을 모조리 싹 다 가져 가 버렸다. 부삽, 부집게, 숟가락과 주발과 불 옮기는 그릇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남은 것이 없이 다 집어 가 버렸다. 그야말로 폐허가 되고 만 것이다. 오늘 날의 제주도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을 이루 다 소화해 내기 어려울 정도라는 행복한 목소리가 높다. 실로 제주도는 반도 국가인 대한민국의 본토와는 기후대나 식물군락이 전혀 다른 삼다도(三多島) 그 자체이며 참으로 아름다운 섬이다. 돌과 바람과 여성이 많다하여 삼다도라고 한다지 않나. 그러나 알고 보면 제주도는 슬픔과 눈물의 땅이었다. 슬픔과 고난과 애환이 많던 곳이었다. 오늘 날은 제주시와 중문단지에서 멀지 않은 서귀포시가 섬의 양대 축을 이루고 아름다운 도시로 발전해 가고 있지만 육십년 전을 거슬러 올라가면 비참하고 참혹한 슬픔을 겪던 땅이었다. 몇 차례 제주도를 방문할 기회가 있긴 했지만 지난주에 며칠 간 머물렀던 제주에서 어느 하루 오후 시간에 방문한제주 4 3 평화 공원은 방문자들의 심장을 먹먹하게 하는 역사의 현장이었다. 이 사건은 1945년의 8. 15 해방 이후 정부 수립 이전에 미국이 대한민국을 군정으로 통치하던 때에 일어난 사건이었다. 19473. 1절 기념행사를 마친 후에 해산 하던 이들 가운데 어린 아이가 경찰이 탄 말에 치여서 다쳤다. 그 사후 처리가 정중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주민들의 항의가 발단이 되었고 저들을 제재하려던 경찰이 발포한 총탄에 맞은 6명의 주민이 죽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건의 후유증은 가라앉지 않았고 제주도 전체의 민·관이 총파업하기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를 해결하려던 미군정은 본토에서 응원경찰을 증원하고 서청 단원들을 제주도에 급파하여 테러와 고문을 일삼았다. ‘서청이란 해방 이후 좌익 청년들에게 맞서서 싸우던 우익청년단체인 서북청년회를 일컫는 말이다. 사건은 진정되기는커녕 점점 걷잡을 수 없이 커 가기 시작하였다. 결국 다음 해인 194843, 남로당제주도당의 당원들이 무장하고 나섰고 경찰과 서청의 탄압에 저항하기 시작하였다. 몇 달 뒤인 같은 해 815일에 정부가 수립되긴 하였으나 정부는 제주도 사태 진압을 위하여 군 병력을 증원 파병하여 강력한 진압 작전을 펼치기 시작하였다. 날씨가 추워지던 1117일에 제주도 전역에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그리고 중산간마을을 초토화시키는 강경진압작전이 전개되었다. 처처의 마을마다 무장대의 활동을 도왔다는 명목으로 수많은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죽임을 당하였다. 밀고 밀리는 진압 작전 중에 6. 25 전쟁이 일어났다. 전쟁이 끝나기까지 계속 된 무장대와 토벌군대와의 무력 충돌과 격전은 진압 과정에서 3만 여명의 주민들이 희생된 가운데 77개월 만에 평화가 찾아 들기 시작하였다. 역사적으로는 국제적인 냉전 시대 상황에서 해방을 맞았으나 남북한이 소련과 미국에 의한 군정의 지배를 받으며 불안정한 분단체제로 기울어 가던 때에 벌어진 사건이다. 문제는 선량한 양민들이 당해야 했던 끝이 없이 이어지던 학살의 참상이었다. 공원의 한 귀퉁이에는비설이란 제목을 붙인 조형물이 있었다. ‘비설’(飛雪)이란 바람에 날리는 눈을 말한다. 조형물은 실화를 형상화한 것이었다. 194916, 봉개동 지역에 토벌 작전이 전개되고 있었다. 쫓겨난 젊은 여인 변병생은 두 살 배기 딸아이를 등에 업고 바람에 눈이 휘 날리는 눈밭을 넘어지며 쓰러지며 피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토벌 군대의 무차별적으로 진압해 가던 총구는 죄 없는 그 모녀를 지나치지 않았다. 모녀는 추운 눈밭에서 총탄에 맞고 쓰러졌다. 주변의 평지보다 한 참 낮게 조성된 백색 대리석 원형 판 위에 어린 딸을 끌어안고 눈밭에 무릎을 꿇고 웅크린 채 죽어가던 젊은 아낙의 비운의 마지막 모습을 형상화한 청동상의 둘레에는 달팽이 모양의 제주 현무암을 둘러쌓았고 그 벽면 중앙에는 제주도의 전래 자장가인웡이자랑의 가사를 새겨 넣었다. 지금부터 740년 전, 주변 국가의 국경을 파죽지세로 넓혀 가던 몽골 제국의 징키스칸의 후예들은 남청과 일본까지도 점령하려는 야욕을 불태우고 있었다. 몽골은 그 전략적인 요충지로 제주도를 점령하려 하였다. 1273, 대몽항쟁을 펼치던 삼별초를 토벌한 몽골 군대는 제주도에 주둔군의 숫자를 점점 증강해 나갔다. 몽골은 제주도를탐라국으로 이름 붙이면서 고려로부터 분리시키려는 노력을 계속하였다. 그 후 몽골은 제주도에 대한 내정 간섭을 위하여 탐라총관부를 설치하였다. 몽골은 제주도에 대한 행정과 군사의 책임자로 다루가치’(darughachi, 達魯花赤)를 파견하였다. ‘다루가치란 개인의 이름이 아니라 점령국에 파견된 몽골의 관직 중의 하나로서진압에 종사하던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고려에 쳐 들어왔던 몽골의 군대는 지금의 평양인 당시의 서경을 중심으로 72명의 다루가치를 파견하여 고려를 지배하려 하였었다. 몽골의 제주도 지배는 100여 년 간 이어졌다. 몽골은 말과 낙타와 소와 양과 나귀등을 가져다가 한라산 기슭에서 키웠다. 이 같은 마필 사육과 목축에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이들을 목호(牧胡)라고 한다. 몽골은 키워낸 말을 비롯해서 노루 가죽, 진주, 모시 포 등의 특산물들을 약탈해 갔다. 제주 주민들의 경제적인 상황은 점점 열악해져만 가고 있었다. 고려 공민왕 제 23년이었던 1374, 몽골의 기반 세력인 목호를 몰아내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었다. 고려의 총 사령관인 최영 장군은 34척의 배와 25천여 명의 군대를 동원하여 제주도에 쳐들어갔다. 저항하다 지친 목호들은 범섬으로 피신하였으나 최영 장군의 공격으로 무너지기 시작하였고 자결하거나 바다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많은 세월이 흘러갔다. 해방 이후 3년 뒤에 일어난 ‘4 3 사건은 오늘 날의 평화를 찾기까지 엄청난 이웃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참극을 겪어야만 했다. 우리 다 같이 이렇게 노래하자.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섬, 제주여! 지난날의 슬픈 노래인 애가(哀歌)를 멈추고 번영을 위한 찬가(讚歌)를 부르라. 그리고 복음을 아는 땅으로 길이길이 번영하고 융성하여라. ”눈물을 흘리며 울며 씨를 뿌린 자의 나중에는 반드시 기쁨의 단을 거두게 하시겠다고 하셨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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