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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소풍 간 아이들 2014.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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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성래
지성래
작성일 14-04-26 21:41 조회 14,216 댓글 0
 
하늘로 소풍 간 아이들
 
 
시인 천상병의 시, ‘귀천’(歸天)은 시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도 널리 알려져 있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대연각 호텔 화재 사건은 165명, 성수대교가 무너지던 날 아침에는 학교에 가던 무학여고의 여학생들을 포함한 32명이 희생당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은 501명, 서해 페리 호 침몰 사고는 292명,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192명,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인해 희생된 해군 장병은 46명이었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과 아픈 추억을 떠 올리면 누구나 가슴이 먹먹해 온다. 선원을 포함하여 승객 476명을 태우고 인천을 출발하여 밤의 뱃길로 제주도를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앞 바다에서 침몰함으로 아까운 목숨 302명을 잃고 말았다. 열흘이 지난 아직까지도 시신 인양조차 되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가족들의 통곡 소리가 멈추질 못하고 있다. 물고기 뱃속에서 삼일 만에 육지에 토하여 진 요나처럼 누군가 한 생명이라도 더 살아 돌아오기를 그렇게 염원하였으나 사연 많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시신이 인양될 때마다 그 슬픔과 비통함이 더해만 가고 있다. 17살 꽃 다운 나이의 안산 단원고 소년 소녀들의 소풍은 이렇게 슬픔과 눈물범벅이 되고 말았다. ‘잘 다녀오겠습니다.’고 해 맑게 인사하고 제주도 소풍 길에 올랐던 아들딸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무엇이 그리도 급해서 그렇게 하늘나라로 앞 서 간 것인가. 요셉이 형들에게 팔려 갈 때의 나이가 저들처럼 17살이었다. 아버지 야곱은 21년 동안 아들 요셉이 죽은 줄로만 알고 지내야 했다. 그런 요셉이 13년 후인 나이 30에 애굽의 총리대신이 되었다. 애굽 전역은 7년 풍년에 이어 7년간의 엄청 난 흉년이 시작되었다. 애굽의 임금 바로는 꿈의 해석자인 히브리 노예 출신 요셉에게 나라 살림살이의 전권을 맡겼다. 요셉은 7년간의 풍년 동안에 전국의 처처에 곡물 보관 창고를 넓혀 나갔다. 바로 왕이 꾸었던 꿈의 내용처럼 7년간의 풍년이 끝나고 심각한 흉년이 7년간이나 계속되었다. 그 때에 가나안에서 먹을거리를 구하려고 애굽에 내려갔던 요셉의 형들이 요셉 앞에 서는 순간이 왔다. 사연과 과정은 복잡하지만 이렇게 시작하여 130세의 노인 야곱이 21년 만에 죽은 줄로 알고 지내던 아들 요셉을 애굽의 황실에서 꿈처럼 만나게 되었다. 10명의 배 다른 형들이 동생 요셉을 빨가벗겨서 팔아 버렸고 요셉의 옷을 찢고 짐승의 피를 발라서 아버지께 전달하는 바람에 야곱은 감쪽같이 속아 살아 온 것이다. 요셉이 짐승에게 찢겨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아버지 야곱은 스스로도 옷을 찢고 베로 허리를 동이고 여러 날을 애통하고 슬퍼하며 통곡의 날을 지내야 했다. 그렇게 가슴에 묻고 살던 요셉으로 인한 슬픔이 출세하고 성공한 아들 요셉을 애굽에서 만남으로 21년 만에 꿈같은 나중 세월을 살아가게 되었다. 야곱은 147살에 하늘나라로 돌아가기까지 고센 땅에서 왕족 같은 나날을 누리며 노년기를 살았다. 이 땅에 믿어지지 않는 이 같은 슬픈 사건이 생겨서 말도 아껴야하고 글로 쓰기에는 더욱 더 조심스럽지만 감히 용기를 내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온 국민이 모두가 큰 슬픔 속에 빠져 힘들어하고 있는 가운데 실종자 학생의 아버지인 김영삼 장로가 인터넷에 올린 기도문이 우리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기도문을 작성한 김영삼 씨는 안산동부교회의 장로이다. 실종된 그의 아들 김정민 군은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7반이었다. 김 장로는 사건 5일째 되던 날 ‘그리 아니하실지라도’라는 기도문을 인터넷에 공개하였다.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슬픔을 짓누르며 그는 기도문을 세상에 공개하는 자신의 심정을 “저와 같이 슬픔을 당한 이들과 참혹한 사고로 하나님을 원망하고 있을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알리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기독교인들이 이 사건을 통해서 오히려 힘을 얻고 믿음을 얻게 되는 계기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이 글을 올리게 됐다”면서 “아빠는 정말 예수 믿었던 너 때문에 오히려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말을 함으로 감히 그 어느 누구도 아직은 쉽게 말 할 수 없는 심경을 세상에 알렸다. 그가 공개한 기도문 ‘그리 아니하실지라도’의 전문은 이렇다.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하나님의 계획을 깨닫고 회개하고 나온 것처럼 돌아와도 감사하고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정민이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구원받은 것에 감사합니다. 이번 일을 통하여 하나님의 모든 백성들이 생사화복의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항상 고백하고 우리의 생명이 영원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잠시 있다 가는 나그네 인생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말씀과 기도의 현장, 오직 예수 그리스도 오직 복음으로 오직 전도자의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모두들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영삼 장로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와 어머니를 연이어 잃은 뒤 예수를 만났다. 그러나 그 자신이 예수를 믿고 구원 받는 믿음을 깨닫고 나니 왜 부모님은 구원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로 돌아가셔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지 않아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컸었다. 그러던 김 장로는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되면서 하나님께 대한 원망이 사라졌고 오직 하나님만 붙드는 삶을 살게 됐다.”고 간증하였다. 또, 자신이 오늘 날까지 행복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며 살아오면서 죽고 싶을 만큼 숱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하나님이 사랑으로 자신을 붙들어 주셨기에 지금 처한 고통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그는 진도 앞 바다가 한 눈에 바라다 보이는 팽목항에서 그 동안 살아 온 인생 이야기를 차분하게 털어 놓았다.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보니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점점 없어지더라구요. 그래서 하나님께 감사하게 되고 하나님을 바라보게 되고 지금까지 믿음으로 살아오게 됐습니다.” 아들 정민이가 살아 돌아 올 확률이 점점 희박해 짐에도 불구하고 그 절박한 상황 가운데에서도 그는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였다. 그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들이 결국 살아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자신을 사랑했던 하나님이 아들 정민이도 역시 영원한 하나님의 품 안에서 천국 생활이 시작되도록 품어 주시리라는 분명한 하나님 나라 신앙이 있었다.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에게 만약 천국과 부활과 영생에 대한 신앙이 불분명하다면 이 세상의 덧없는 나그네 길에서 그 무엇에다가 소망을 두고 살 수 있을까. 대한민국 최대, 최고를 자랑하던 여객선을 화물선처럼 불법개조하고 돈 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던 기독교를 빙자한 사이비 교주인 악덕 선주와 승객들의 안전을 포기한 채로 자기만 먼저 탈출한 무책임한 선장과 줄줄이 자기들 먼저 구조선에 올랐던 실망스러운 선원들에게 몸을 맡겼던 아까운 우리 아들딸들이 하늘로 소풍 간 채로 싸늘한 시체만이 슬픈 부모 품으로 돌아오고 있다. “17살! 아들딸들아 우리가 미안하다. 우리가 잘 못했다. 우리가 돈의 노예 되어 삶의 무게 중심을 잃고 침몰해가던 세월호처럼 우리나라를 잘못 섬겨 온 것을 회개한다. 이 땅 구석구석에 독버섯처럼 자리 잡고 있는 한탕주의, 황금만능주의, 불법, 편법, 위법, 눈속임, 대강주의 가운데 설마가 불러온 불행을 참회한다. 이제 얼마가 지나면 너희 손으로 카네이션을 달아 드려야 할 너희들의 엄마 아빠가 지금 큰 슬픔에 빠져서 울고 있다. 부모 세대인 우리들이 이 나라를 잘 못 건설해 와서 부른 화라고 생각하니 더욱 속이 상하고 화도 나고 만감이 교차한다. 이제부터라도 이 같은 부끄럽고 슬픈 일이 재현 되지 않는 그런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로 가꾸어 가길 소망한다. 너희들이 요셉처럼 마음껏 꿈을 펼쳐 갈 그런 행복한 나라로 우리 모두 뜻을 모아 새롭게 건설해 가자. 하늘로 가는 소풍은 좀 천천히 나중에 갈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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