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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열매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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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성래
지성래
작성일 13-10-05 15:43 조회 14,271 댓글 0
 
꽃은 화려하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이 땅의 모든 꽃들은 다 아름답다. 봄과 여름과 가을의 둘레길 산행 중에 만나는 이름 모를 야생화의 그 꽃 잎, 그 색상, 그 향기가 모두 다 아름답고 청초하고 은은하다. 하나님 자신도 손수 지으신 꽃의 아름다움과 화려함을 인정하셨다. 그러나 이사야서에 보면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이 시듦은 여호와의 기운이 그 위에 붊이라 이 백성은 실로 풀이로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사40:6-8)고 했다. 그렇다. 이 세상에 시들지 않는 영원한 꽃이란 없다. 물론 요즘 조화(造花)가 발달해서 멀리서 보면 생화(生花)에 버금가는 감쪽같이 섬세하게 잘 만든 사람의 손길에 의한 꽃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조화(造花)일 뿐이다. 하나님은 선지자 이사야에게 세상의 풀과 꽃과 하나님의 말씀을 대구(對句)로 비교하여 설명하여 주셨다. 때가 되면 풀이 마르고 꽃이 시드는 것처럼 이 세상에 영원한 육체로서의 인생은 없다. 인간의 육체가 풀처럼 마르고 꽃처럼 시들어 가는 과정은 힘이나 지식이나 권력이나 명예나 체력이나 미모로도 막을 길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가 말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Life is short, Art is long)말은 명언 중의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권력자의 권력도 영원하지는 못했다. 징키스칸, 진시황제, 알렉산더, 네로, 히틀러, 뭇솔리니, 스탈린, 모택동, 김일성, 차우세스크, 무바라크, 카다피 등등 고대와 중세와 현대를 어우르는 동서양의 권력자들을 보라. 성경을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삼손은 사사였음에도 그 나중이 비참했고 이스라엘의 초대 임금 사울은 40년의 왕정기를 세 아들과 함께 블레셋이 쳐들어 온 전쟁터에서 마쳐야만 했다. 이는 스무 살 젊은 나이에 왕이 되어 육십 살이 되도록 40년간의 왕 노릇을 하였던 솔로몬에게서도 마찬가지이다. 예수님은 그 화려하고 대단했던 솔로몬의 치적 40년간의 왕정기를 꽃에 비유하여 일갈하신 적이 있다. 마태복음 6장 29절에 나오는 말씀이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솔로몬이 그 당시에 얼마나 화려하고 아름답게 직조된 곤룡포를 입고 지냈겠는가. 속옷부터 겉의 왕복에 이르기까지 황금 실을 넣은 비단으로 직조 하지 않았겠는가. 그런 솔로몬의 영화로웠던 생애를 예수님은 단 한 마디로 일축하셨다.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 같지 못하였느니라.” 누가복음은 조금 더 자세하게 언급하였다. “백합화를 생각하여 보라 실도 만들지 않고 짜지도 아니하느니라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솔로몬의 모든 영광으로도 입은 것이 이 꽃 하나만큼 훌륭하지 못하였느니라.”(눅12:27) 최근 들어 행정계와 법조계와 입법부의 유명 인사들이 부끄러움과 수난을 겪는 모습과 국가적인 기업의 총수들이 겪는 어려움을 보면서 실로 인간의 영화가 풀과 같고 꽃과 같지 않다고 그 누가 부정하겠는가. 심지어는 기독교계에서 평생을 주의 종으로 살아온 이들이 겪는 나중의 수모를 대할 때에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예수께서 가신 길과 역행하고 편법의 권력에 집착하면 그 누구나 부끄러워지는 법이 아닌가. 동양에서는 예부터 ‘화무십일홍권불십년’(花無十日紅權不十年)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이는 인간의 외모의 아름다움으로 해도 그러하다. 수천 년의 중국 역사에 수많은 재녀(才女)와 미녀(美女)들이 이 땅에 왔다 갔지만 오늘날까지도 중국의 4대 미녀라고 칭송받는 역사적 이들이 있다. ‘서시(西施)와 초선(貂蟬)과 왕소군(王昭君)과 양귀비(楊貴妃)’이다. 이 4명의 여성들은 당대에 수많은 귀족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나라를 기울게 할 정도의 아름다운 미모를 뽐냈다고 한다. 이 4대 미인을 가리키는 말 중에 ‘폐월수화침어낙안’(閉月羞花浸魚落雁)이란 표현이 있다. 그녀들의 아름다움에 “달이 숨고 꽃도 고개를 숙이고 물고기가 가라앉으며 기러기가 날아가다 떨어진다.”는 뜻이다. 가령 서시(西施)는 춘추전국 시대의 미인이었는데 오나라에게 패망한 월국의 왕 구천의 충신 범려가 서시를 호색가인 오왕 부차에게 바쳤다. 부차는 서시의 아름다움에 빠져 정치를 태만하게 했고 그녀를 위해 대규모 공사를 벌여 결국 국력이 쇠약해지므로 마침내 오나라가 멸망했다. 나중에 서시는 범려와 함께 사랑의 도피를 했다고 전해지기도하고, 구천의 왕비 또는 범려의 부인이 꾸민 계략에 빠져 강에 빠져 죽었다는 설도 있다. 서시의 별명이 침어(浸魚)인데 그 뜻은 ‘물고기도 그녀의 미모에 놀라 물속에 숨었다’고 할 정도이다. 당나라 현종의 비였던 양귀비(楊貴妃)의 아명은 옥환이다. 몇 해 전 지진으로 지명이 많이 알려진 중국의 쓰촨성에서 태어나 17살 때에 현종의 왕자인 수왕의 비가 되었다. 그러나 현종이 총애하던 비가 죽은 후에 황제의 뜻에 맞는 여인이 없어 물색하던 중 그녀의 아름다움을 알게 된 현종이 자기의 비로 삼았다고 한다. 양귀비는 정치에 실증을 느끼던 현종의 마음을 사로잡아 황후나 다름없는 대우를 받았고 양국충 등 친척들이 고관으로 발탁되거나 황족과 통혼을 하게 하는 가교 역할을 하였다. 안록산이 반란을 일으키자 황제와 귀비 등과 쓰촨 성으로 도주하던 중 장안 서쪽 지방인 마외 역에서 양씨 일문에 불만이 폭발한 군사들이 양국충을 죽이고 그녀에게 죽음을 강요해서 결국 불당(佛堂)에 목을 매어 죽었다고 전해진다. 양귀비는 가무(歌舞)에 뛰어났고 군주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총명(聰明)했다고 한다. 그 시대의 시인이었던 이백(李白)은 그녀를 활짝 핀 모란에 비유했고 백거이는 양귀비와 현종의 영원한 애정의 곡으로 ‘장한가’를 지어 바치기도 하였다. 양귀비의 별명은 ‘수화’(羞花)인데 “꽃이 부끄러워 고개를 숙일 정도로 아름답다”는 뜻이다. 애굽의 크레오 파트라도 미모가 대단하였다고 하고 미국의 대통령을 지낸 J. F. 케네디의 마음을 빼앗았었다던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1926-1962)의 미모도 다른 여성의 추종을 불허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마릴린 먼로 같은 이도 36살의 길지 않는 세월을 살다가 비운에 죽어 간 일찍이 시드는 꽃이 되고 말았다. 다시 성경 이야기로 돌아가자. 소선지서 중의 하나인 나훔서에 보면, “그는 바다를 꾸짖어 그것을 말리시며 모든 강을 말리시나니 바산과 갈멜이 쇠하며 레바논의 꽃이 시드는도다.”(나1:4)고 하였다. 하나님이 진노하여 보복하시려고 결심하시는 날에는 영원할 것 같던 이방의 나라 바산과 갈멜이라도 쇠할 것이고 강성했던 대국 레바논이라도 꽃이 시드는 것처럼 시들게 하실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 같은 교훈은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낳은 예수의 동생 야고보도 깨달았다. “낮은 형제는 자기의 높음을 자랑하고 부한 자는 자기의 낮아짐을 자랑할지니 이는 그가 풀의 꽃과 같이 지나감이라 해가 돋고 뜨거운 바람이 불어 풀을 말리면 꽃이 떨어져 그 모양의 아름다움이 없어지나니 부한 자도 그 행하는 일에 이와 같이 쇠잔하리라.”(약1:9-11)고 하였다. 예수의 총애를 받던 제자 베드로도 그와 같은 교훈을 깨달아 알고 믿었다. 그래서 베드로는 그의 첫 편지에서 이사야의 풀과 꽃에 관한 비유를 인용하면서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벧전1:24-25)고 하였다. 누렇게 익어 가는 억새풀잎 사이로 부는 시월의 가을바람소리와 함께 세미한 주님의 음성이 들려오는 것만 같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이러므로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마7:18-20) 지난주에 지방 집회를 인도하기 위하며 며칠간 머물렀던 천안의 매봉교회와 유관순 열사의 생가와 기념관을 둘러보았다. 매봉산 자락의 유관순 열사의 흔적이 눈에 선하고 아우내 장터에서 울려 퍼졌던 삼일 독립만세 소리가 다시 귀에 들려오는 것만 같다. 꽃다워야 할 나이에 열매를 위해서 서대문 형무소에서 죽어간 순국자요 순교자인 18살 소녀 유관순은 시드는 꽃 대신에 그 열매로 말하는 역사의 영원한 영웅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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