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르시는 하늘 아버지
1870년 10월 13일에 미국의 어느 미혼모가 테네시 주의 뉴포트에서 아들을 낳았다. 아기의 생부는 약혼녀가 있는 상태에서 다른 여성을 통해 아기를 낳게 한 것이다. 아기의 생부는 혼외 결혼으로 태어난 아기를 출생신고 할 수 없었다. 엄마는 몇 도시를 전전긍긍하며 이사를 다니다가 더 이상 아기를 키우지 못하고 녹빌에 있는 성 요한 고아원에 맡기고 말았다. 그의 이름은 벤 후퍼(Ben W. Hooper, 1870-1957)이다. 그의 생부는 의사인 르무엘 후퍼(Lemuel W. Hooper)박사이고 생모는 사라 와데(Sarah Wade)이다. 아홉 살이 된 벤은 자기 친부 후퍼 박사에게 합법적으로 양자로 입적되었다. 그 때부터 벤은 후퍼(Hooper)라는 성(姓)을 가지게 되었으나 여전히 고아원에서 지냈다. 그는 자신의 탄생 배경을 알게 되면서 그 상처를 더욱 심하게 느끼며 지냈고 항상 우울하고 침통한 날들을 보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아주 작은 체구였다. 그는 주변 아이들로부터 늘 따돌림과 비웃음과 멸시를 받으며 힘겨운 소년 시절을 보냈다. 벤 후퍼가 12살일 때에 고아원이 있는 마을의 교회에 젊은 목회자가 부임하였다. 그 목회자는 어느 누구든지 사람을 외모로 차별하지 않고 골고루 친절하고 밝게 받아 준다는 소문이 들렸다. 어린 벤 후퍼는 “그 목사님이 어떤 분일까”하는 호기심에 교회에 다니기 시작하였다. 교회에 가긴 했지만 일부러 예배 시간에 늦게 가서 살며시 뒷자리에 앉았다가 축도를 할 즈음에는 살짝 먼저 빠져 나와 고아원으로 돌아가고는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벤 후퍼는 목사님의 설교에 큰 감명을 받았다. 설교 말씀을 생각하고 있던 중에 예배는 이미 끝났다. 예배당 밖으로 나오려고 하니 벌써 사람들이 통로에 가득히 밀려 서서 목사님과 악수를 하고 있었다. 그때 목사님은 자기 앞에 선 벤을 보고“네가 누구 아들이더라”하며 관심을 보였다. 어색한 분위기를 알아 챈 목사님은 미소를 지으면서 “그래 나는 네가 누구의 아들인지 알겠다. 네가 아버지를 닮았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지”벤이 누구인지를 아는 동네 사람들은 당황해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순간 목사님은 벤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하나님의 아들이야. 네 모습을 보면 알 수 있거든”
목사님의 말을 뒤로 한 채 벤은 당황하는 모습으로 급하게 예배당을 빠져 나갔다. 그 때에 목사님은 그의 등 뒤에 대고 큰 소리로 말하였다.
“이제부터는 하나님의 아들답게 훌륭하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오랜 세월 지났다. 그는 나중에 침례교에서 운영하는 카슨 뉴멘 대학(Carson-Newman College)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변호사가 되었다. 그는 테네시주 주지사가 된 후에 재선에 성공하였고 상원의원도 두 번이나 연임하였다. 주지사 시절에 벤 후퍼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목사님을 만나서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말을 듣던 바로 그 날은 내가 다시 태어난 날이었습니다.”
그렇다. 낳는 사랑도 크지만 양육하는 사랑, 양육 받는 사랑은 어쩌면 더욱 더 큰 사랑이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 보면 부모의 손길이나 어느 누군가의 손길도 귀하지만 하늘 아버지의 도우시는 손길이 반드시 필요하다.
예수는 약혼 기간을 보내던 유대 땅 갈릴리의 나사렛 마을의 마리아의 태에 성령으로 잉태 되었다. 그 당시는 여자가 남편을 통하지 않고 아기를 낳으면 돌로 쳐 죽이던 시대였다. 무서움과 두려움에 휩싸인 마리아는 유대의 산골 마을에 사는 친척 엘리사벳의 집에 가서 석 달 정도를 숨어 지냈다. 하나님의 사자인 천사는 어찌할까 몰라 당황해 하던 마리아의 남편 될 요셉에게 꿈에 현몽하여 “네 아내 마리아 데려 오기를 무서워하지 말라 그에게 잉태된 자는 성령으로 된 것이라.”고 격려 해 주었다. 이처럼 요셉의 용기 있는 도움과 배려가 아니었다면 마리아는 도저히 하나님의 아들을 낳을 수 없었을 것이다. 왕이 태어났다는 소문을 들은 헤롯은 베들레헴 주변에서 태어난 두 살 미만의 사내아이들을 죽이라고 명령하였다. 급하게 아기 예수를 안고 애굽으로 피신한 요셉과 마리아는 나중에 고향인 나사렛에 가서 예수를 키웠다. 마리아와 예수를 보호하고 돌본 요셉은 목수 일을 주업으로 하다가 일찍 세상을 떠났다. 예수의 잉태와 탄생과 성장 과정에 마리아의 남편 요셉의 용기있는 도움이 아니었다면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30세의 청년으로 성장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나님은 준비된 사람들의 손길을 통하여 그 누군가를 기르시고 양육하여 사명의 사람으로 세워 가신다.
창세기의 야곱이나 요셉의 생애를 보라. 고향을 떠난 야곱이 외가(外家)에 도망가서 숨어 지내며 그 곳에서 장가들어 열두 아들과 외딸을 낳았다. 야곱의 삶에 면면히 함께 한 것은 하늘 아버지의 도우심과 공급하시는 사랑이었다. 요셉은 어떤가. 요셉은 야곱이 아내 라헬을 통해서 낳은 아들이다. 야곱이 라헬을 무척 사랑하였듯이 아버지의 총애를 받던 요셉이지만 배다른 열 명의 형들은 언제나 요셉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도단 성 가까운 들판에서 양털을 깎던 형들은 그에게 아버지 심부름으로 별미를 들고 찾아 온 동생 요셉을 빨가벗겨서 애굽의 노예 시장에 팔아 버렸다. 형제들 간에 잔인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열 일 곱살에 애굽에 팔려간 노예 인생 요셉을 돌보시고 양육하신 분은 하나님이셨다.
요셉의 신분은 비록 노예였지만 그에게는 여호와께서 함께 하시는 분명한 증거들이 계속되었다. 애굽까지 이끌려간 요셉이 팔려간 곳은 바로 왕의 신하 친위대장 보디발의 집이었다. 요셉은 노예로서 주어진 일을 잘 감당하였고 나중에는 주인이 그에게 가정 총무의 직임을 맡기고 자기의 모든 소유를 다 그의 손에 위탁하였다. 하나님은 그 이후로 점점 더 요셉을 위하셨다. 요셉이 그 가정의 살림살이를 맡은 이후로 집안일이 더욱 평안하고 밭의 농사가 점점 더 잘 되었다. 주인 보디발도 자기 집안일이 잘 되는 것은 요셉이 믿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요셉에게 범사에 복을 주셨기 때문이라고 인정할 정도였다. 히브리 노예 소년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된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예수께서는 공중의 새나 들의 백합화 하나도 일일이 하나님께서 기르시고 입히신다고 하였다. 예수께서는 솔로몬의 모든 영광을 들에 피는 꽃 한 송이에 비유하셨다.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져지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하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믿음이 적은 자들아”(마6:30) 이러한 말씀 후에 이어서 교훈하신 말씀이 바로 이것이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6:33)
고아였던 에스더는 사촌 오빠 모르드개를 통하여 하나님의 돌보시고 기르시는 사랑을 흠뻑 덧입고 자라났다. 그런 에스더는 나중에 바사의 아하수에로 왕의 왕비로 간택되었다. 유대인을 말살하러던 하만의 음모 앞에 “죽으면 죽으리이다.”하고 동족인 이스라엘 백성들과 더불어 금식을 선포하였던 에스더를 붙드는 담대한 믿음은 여호와 하나님으로부터 덧입혀진 용기와 힘이었다. 하늘 아버지는 언제 어디서나 그의 택한 자녀들을 기르시고 인도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