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숭배의 어리석은 악
십계명의 제 1, 2계명은 우상숭배를 금하는 내용이다.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출20:3)는 말씀이 제 1계명이다. 제 2계명의 내용은 그 설명에 가깝다. 하늘과 땅과 물속의 그 어떤 피조물이라도 신적 의미를 부여해서 숭배하는 대상으로 형상화하거나 그것들에게 절하거나 섬기지 말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어서“나 네 하나님 여호와는 질투하는 하나님인즉 나를 미워하는 자의 죄를 갚되 아버지로부터 아들에게로 삼사 대까지 이르게 하거니와 나를 사랑하고 내 계명을 지키는 자에게는 천대까지 은혜를 베푸느니라.”(출20:5-6)고 말씀하셨다.
성경, 창세기는 하나님의 천지 창조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서 지음 받은 아담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하나님은 아담을 잠들게 하시고 그의 갈비뼈를 취하여 돕는 배필로 하와를 창조하셨다.
아담의 아내인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뱀을 만나서 그 유혹에 빠졌다. 이것이 인간의 타락이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는 주의 말씀을 거역하고 뱀의 꼬임에 빠져 버린 것이 인간의 타락이다.
창세기 3장에 나오는 그 타락의 과정을 묵상해 보면 교훈하는 바가 크다. 성경은 뱀을 하나님이 지으신 들짐승 중에서 가장 간교한 것이라고 했다. 뱀과 하와의 만남의 시작은 하와에게서가 아니라 뱀이 하와에게 접근하면서였다. 이는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내 곁에 뱀이 접근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이것은 생활 중에 실제로도 그러하고 영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뱀은 평소에 하나님께서 아담과 하와에게 해 주신 말씀들 중의 일부를 먼저 거론하였다.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에게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 그 때 여자가 대답하였다. “동산 나무의 열매를 우리가 먹을 수 있으나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열매는 하나님의 말씀에 너희는 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 너희가 죽을까 하노라 하셨느니라.”여자가 대답한 내용을 보면 원래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거나 아니면 자기 의견을 첨가해서 말한 것이 분명하다. 하나님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는 먹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 여자의 대답은‘먹지도 말고 만지지도 말라’고 말씀하셨다고 엉뚱하게 대답하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다가 보면 교회의 구성원들 중에도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곡해나 강단에서 선포된 하나님의 말씀들 중의 일부를 와전(訛傳)하는 이들이 꼭 사탄의 시험에 빠져드는 경우를 왕왕 경험하게 된다. 요즘 거두절미하고 30초쯤의 짧은 영상이나 누군가가 말한 내용을 편파적으로 보도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수렁에 빠지게 하거나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하는 거짓 뉴스들이 난무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나님은 소위 ‘들으라’는 뜻의 ‘쉐마’(שמע , Shema)라고 일컫는 신명기의 말씀에서 유일신(唯一神) 신앙을 강조하셨다.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6:4)
그런 면에서 보면 성경은 하나님만 잘 섬긴 이들의 이야기와 그렇지 못한 이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열왕기하 1장은 아합 왕의 죽음을 알리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극악하던 북 왕국 이스라엘의 임금 아합이 죽자 그의 아들 아하시야가 사마리아에서 왕이 되었다. 아하시야(Ahaziah, 재위 BC 852-851)란 ‘여호와께서 붙드신다.’는 좋은 뜻을 가진 이름이다. 아합이 자기 자신은 이세벨과 함께 그렇게 몹시도 우상을 숭배했으면서도 어째서 아들의 이름은 아하시야라고 지었는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자신들 내외는 그리도 어리석게 바알을 숭배하고 우상숭배에 젖어 살았으면서도 아들만큼은 여호와가 붙들어 주시는 인생이 되기를 원해서였을까.
임금이 된 아하시야가 어느 날 왕궁의 다락 난간에서 떨어져서 병이 들고 말았다. 그런데 왕은 신하들을 보내서 에그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이 병이 낳겠나 물어 보라고 하였다. ‘바엘세붑’(Beelzebub)이란 ‘파리들의 신’이란 뜻으로 그 지역에 많던 모기와 파리떼로부터 인간을 지켜주는 신이라고 여긴 마귀들의 통치자이다.
그 때에 디셉 사람 선지자 엘리야에게 천사가 나타나 “너는 일어나 올라가서 사마리아 왕의 사자를 만나 그에게 이르기를 이스라엘에 하나님이 없어서 너희가 에그론의 신 바알세붑에게 물으러 가느냐”고 말하라고 하였다. 하나님은 천사를 통하여 경고의 말씀도 전해 주셨다. “그러므로 여호와의 말씀이 네가 올라간 침상에서 내려오지 못할지라 네가 반드시 죽으리라 하셨다 하라.”엘리야는 하나님의 사자가 나타나 하는 말을 그대로 왕의 신하들에게 전달하였다. 왕의 명을 받아 들고 바알세붑에게 물으려고 가던 왕의 신하들은 가던 길을 거슬러 가서 왕에게 상황을 전달하였다. 심기가 불편해진 왕 아하시야는 그런 말을 한 자가 누구인지 물었다. 왕의 신하들은 털이 많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띤 모습이었다고 설명해 주었다. 그가 선지자 엘리야인 것을 알게 된 왕은 오십부장과 군사 오십명을 동원해서 엘리야를 체포하게 하였다. 산꼭대기에 앉아 있던 엘리야는 자기 곁에 다가 오는 오십부장에게 말하였다. “내가 만일 하나님의 사람이면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서 너희들을 사를 것이다.”엘리야의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서 오십부장과 군사 오십명을 불살랐다. 왕은 물러서지 않았고 이런 일이 두 번이나 반복되었다. 오십 부장 두명과 백명의 군사가 하늘에서 내려온 불에 타 죽은 심판 후에도 왕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었다. 왕은 다시 세 번째로 오십부장과 오십명의 군사를 엘리야에게 보냈다. 엘리야 선지자를 찾아 간 오십부장은 두려운 마음으로 엘리야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는 “하나님의 사람이여 원하건대 나의 생명과 당신의 종인 이 오십 명의 생명을 당신은 귀히 보소서 불이 하늘에서 내려와 전번의 오십부장 둘과 그의 군사 오십 명을 살랐거니와 나의 생명을 당신은 귀히 보소서.”라고 간청하였다. 그 때에 여호와의 사자가 엘리야에게 말하였다. “너는 그를 두려워하지 말고 함께 내려가라.”산 꼭대기에서 지내던 엘리야는 그 즉시 왕의 신하들을 따라 왕에게로 내려갔다. 아하시야 왕을 만난 선지자 엘리야는 하나님께서 천사를 통하여 하신 말씀을 그대로 전하였고 왕은 여호와의 말씀대로 왕이 된지 이년 만에 죽고 말았다. 왕자가 없이 죽임을 당한 아하시야의 대를 이어 여호람이 왕이 되었다.
여로보암에게서 시작된 분열 왕국인 북 이스라엘의 왕은 모두 19명이었다. 그 중에 10대 왕 예후 이외의 모든 왕들은 악한 왕들로 기록되었다. 그 여러 왕들에 관한 열왕기서의 기록에 후렴처럼 반복되는 내용은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하여”이다. 그 악이란 것이 대개는 우상숭배이며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서 왕의 권세를 갖고 제 멋대로 행하는 교만이다. 며칠 전인 금요일 말씀 묵상 분량이었던 시편 94편에 보면 하나님이 복수하시고 심판하시는 세 가지 악에 대한 고발의 내용을 대하게 된다. 그 첫째는 ‘교만’이고 그 둘째는 ‘여호와를 조롱하는 악인의 악’이며 그 셋째는 ‘마구 지껄이며 오만하게 떠들며 죄악을 행하는 자들의 자만’이라고 했다. 맞다. 인간의 지정의를 헤아리시는 여호와 하나님 안에서 겸허하게 주를 따르며 섬기는 은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