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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심은데 콩 나고...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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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9-03-11 12:43 조회 8,538 댓글 0
 

콩 심은데 콩 나고...

 

 

시골에서 나고 자란 추억 중에 어른들이 농사하시던 광경이 눈에 선하다. 그 중의 하나가 콩 심기이다. 콩 밭에 길게 둔덕을 만든 후에 일정한 간격으로 막대기나 손가락으로 구멍을 낸다. 구멍 마다 두세 톨의 콩알을 심고 흙을 덮어 둔다. 시간이 지나면 운동장만한 푸르른 콩밭이 된다. 할머니는 그 외의 땅에도 콩을 심을만한 곳이면 어디라도 심으셨다. 어디든 콩 몇 톨을 심고 틈틈이 잡초를 제거해 주면 풀밭을 비집고 콩 넝쿨이 자라 오른다. 조상들은 콩은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말했다.

 

시골에서 자라나긴 했으나 틈틈이 어른들의 농사를 거든 것 이외에는 무슨 농사이든 제대로 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콩 농사도 마찬가지이다. 콩을 수확하기 위해서 콩대를 뿌리 채로 거두면 적당하게 햇볕에 말린 후에 타작 기계에 돌려서 콩 농사를 마무리한다. 타작 기계로 처리가 덜 된 것은 도리깨로 두드려서 털어내기도 한다. 그 타작기계 돌리기가 도리깨질은 좀 해 보았다. 농사라는 것이 심고 가꾸는 것도 보통 수고가 아니지만 다 된 농사를 거두는 수확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야말로 농사꾼은 허리 펼 날이 없고 손에 흙 만지지 않을 날이 없다. 늘 흙을 만지며 일하다 보면 흙물이 손에 배고 손톱 끝에 배어서 온 손마디가 버석 버석하다. 손마디가 굵어지고 점점 거칠어진다. 요즘이야 얼마나 싸고 좋은 로션과 핸드크림도 넘쳐 나는 세상이지만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모든 것이 귀했다.

 

어머니도 물론이시지만 특히 할머니는 소문난 농사꾼이셨다. 호미 한 자루만 손에 드시면 할머니의 손끝에서 각종 밭농사가 이루어졌다. 요즘이야 경운기나 트랙터가 보급되어서 농사하기에 얼마나 편리한 세상이 되었는가. 그러나 우리가 어렸을 적의 농사란 그야말로 끝이 없는 고생이었다. 할머니는 너무나도 논밭에서 일을 하셔서 주민등록증에 엄지손가락 지문이 찍히지 않으실 정도였다. 요즘처럼 반창고가 흔하지 않던 시절에 손마디가 해어지고 갈라져서 피가 나면 낡은 헝겊 조각에 밥풀을 발라서 싸매고 또 일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요즘도 ‘6시 내 고향같은 TV 프로그램에 보면 특히 시골 할머니들의 허리가 90도로 굽은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여겨지나.

 

옛날이나 오늘 날이나 논 농사이든 밭농사이든 혹은 과수원을 가꾸는 일이든 쉬운 일이 어디 있으랴. 산업의 현장에서 아까운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는 소식을 접하며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았다. 과거에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말을 하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농경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변하고 요즘과 같은 최첨단 컴퓨터 과학 시대를 살아가는 때에도 여전히 농사는 농사이고 산업 현장에서의 생산직에 종사하는 이들의 노고는 말로 다 설명할 수 가 없다. 어떤 분야이든 심어야 자라나고 땀을 흘려야 열매가 있으며 가꾸어야 거두는 것은 동서고금의 법칙이다.

 

지난 해 가을 어느 가정에 심방하였는데 작두콩 차를 한 잔 대접 받았다. 내용물은 작두콩 반 톨과 썰어서 넣은 콩 껍질 두어 쪽이었다. 노르스름한 차 색깔이 곱고 맛도 좋고 향이 구수하였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작두 콩 차 한 봉지를 주시기에 저녁나절에 틈틈이 한 잔씩 마시고는 하였다. 궁금한 것은 찾아보아야 마음이 편해지니까 작두콩의 효능에 대하여 찾아보았다. 온갖 좋은 설명이 다 들어 있었다. 백과사전에 찾아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주로 비장과 소화기 질환을 다스린다. 각연, 강장보호, 강화, 곽란, 구역증, 대장염, 대하증, 비위허약, 서리, 소화불량, 열성하리, 온풍(자주색 월경), 위염, 중독(알코올중독, 약물중독, 양잿물중독), 중이염, 축농증, 치질, 소아질환, 백일해 등에 효험이 좋다.”고 되어 있다. “작두콩을 한자로는 도두(刀豆)라고 한다. ’()자를 썼다. 꼬투리가 작두날 모양으로 생겨 작두콩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작두콩의 종자인 도두(刀豆), 뿌리인 도두근(刀豆根), 꼬투리 껍질인 도두각(刀豆殼)을 모두 약재로 사용한다. 붉은 콩은 꼬투리를 이용하고 흰 콩은 주로 콩을 이용한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거나 환제 또는 산제로 하여 사용하며, 술을 담가서도 쓴다.”는 내용도 백과사전에 실린 설명들이다.

 

며칠 전에 인터넷으로 구매한 작두콩 서른 톨을 작은 화분에 한 톨씩 정성스럽게 심었다. 물론 때를 맞추어 직파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하루 동안 물에 담갔던 종자를 일일이 옮겨 심고 싹이 나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은 기대도 있기에 화분에서 먼저 키우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햇빛이 잘 드는 양지에서 두 어 주 동안 싹이 터서 자라나면 꽤 보기 좋게 자라날 것이다. 작두콩은 콩 알의 크기기 3cm 정도이다. 꼬투리 길이가 크게 자라는 것은 30cm 정도 까지 자라난다니 장관일 것 같다. 넝쿨이 보통 2-3m까지 자라나니까 열 댓 톨만 잘 자라주어도 꽤 무성하게 자라날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성경에 보면 복음에 대한 예수님의 설명과 사도 바울의 설명이 맥을 같이 한다. 예수께서는 산상 수훈에서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지니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또는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따겠느냐 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나니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나무마다 찍혀 불에 던져지느니라 이러므로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7:16-20)고 말씀하셨다. 사실 이 말씀은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는 교훈을 풀어 설명하신 내용이기도 하다.

 

사도 바울은 성도의 연보 생활에 대하여 교훈하면서 이것이 곧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 하는 말이로다.”(고후9:6)는 말씀으로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이어서각각 그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 ”(고후9:7)는 교훈의 말씀을 하였다.

 

성경에는 사도행전 4장의 바나바처럼 밭을 팔아 그 값을 사도들의 발 앞에 두고 초대 교회의 선교적 필요를 충족해 가던 섬김의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예수님을 은 삼심에 팔아 버린 가롯 유다 같은 자도 있다. 지극히 비싼 순전한 나드 향유 옥합 한 근 분량을 예수의 발에 붓고 자기 머리털로 닦은 마리아의 섬김은 요한복음 12장이 기록하는 향기 가득한 미담 중의 하나가 아닌가. 가롯 유다는 그 날도 마리아의 헌신과 섬김을 보며 화를 내고 왜 허비하느냐고 시비 걸었다.

 

아브라함은 지나가는 나그네 세 사람을 불러 들여 송아지를 잡아 대접하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들은 그냥 그 동네를 지나가는 나그네가 아니라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들이었다. 그 날 그 일 후로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는 아들 이삭을 잉태하였다. 그렇게 해서 사라가 아들 이삭을 낳을 때의 나이가 구십 세였다. 이것이 언약의 자손 이삭이 잉태되는 순간인 것을 보면 하나님은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감찰하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결과 보다 중요한 것은 의도와 태도이다. 선조들이 말한 속담 그대로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적게 심으면 적게 거두고 많이 심으면 많이 거둔다. 선을 심으면 선을 거두고 악을 심으면 악을 거둔다. 작두콩을 심고 나니 올 가을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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