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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지성래목사  | 칼럼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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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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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2-09-15 17:34 조회 16,443 댓글 0
 
지난 8월 12일에 필리핀 선교지에서 사역하던 조원준 선교사가 주일 예배를 인도하기 위하여 폭우 속에 이동하다가 강물에 휩싸여 순직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그는 가족과 함께 2010년 12월 15일 부산 안락교회의 파송을 받았다. 마닐라 북족 엥겔레스의 람느히 교회 주변지역은 지난 8월에 두 주 이상 폭우가 계속 쏟아졌고 9호 태풍‘사올라’에 의해서 70여명이 죽고 120여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지역이다. 전기가 끊기고 대중교통과 주요도로가 마비된 상태였다. 수해로 고립되어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주민들과 어린이들을 위해서 300여개의 빵을 사들고 오토바이를 이용해 주일 예배를 인도하려고 가던 그의 앞길을 불어난 강물이 막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아내와 두 어린 아들들과 함께 자동차로 이동하였을 것이지만 엄청나게 쏟아지는 폭우 중에 오토바이를 타고 혼자라도 예배 인도를 하기 위해서 나선 것이다. 그는 예배 시간은 다가오고 강물은 불어나는 상태에서 어린이들에게 나누어줄 빵 보따리를 끌어안고 강물을 건너던 중에 그만 급류에 휩싸여 떠내려가고 말았다. 나중에 현지의 마을 청년 16명이 위험을 무릅쓰고 물길을 헤치고 뒤져서 조원준 선교사의 시신을 건져 올렸다. 주일 오후에 비보(悲報)를 듣고 현지로 달려간 선교사의 부친인 대전동부교회 조면호 목사는 아들 선교사의 시신을 화장하여 품에 안고 귀국하였다. 화장하려고 보니 숨진 조 선교사는 두 손을 꼭 움켜쥐고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아들 선교사가 어린이들에게 전해 줄 빵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손을 꼭 움켜잡은 채로 숨진 것 같다”고 말하며 오열을 터트렸다고 한다.
 
대전동부교회는 나의 장인이 피난 내려와 신학을 마치고 개척하신 교회 중의 한 곳이다. 숨진 조원준 선교사는 목사 안수 받기 이전과 안수 받은 직후까지도 아버지의 사역지에서 새벽마다 운전 봉사로부터 시작해서 날마다 주를 위해 헌신해 왔다고 들었다. 그는 사역자의 성실한 사역 훈련이 몸에 배어 있어서 선교지에서 주목받던 36살의 젊은 선교사였다. 이제는 하나님의 나라로 돌아간 조원준 선교사는 부산의 파송교회가 건축한 현지의 교회를 중심으로 예배와 어린이 전도, 입양, 현지 학교와 연계한 어학교육, 국내 단기 선교팀 선교 훈련 및 교육, 선교지 전도훈련 및 구제사업 등의 다양한 선교 활동을 활발하게 추진해 오던 중이었다. 현지에서 시신을 수습해서 화장한 한 움큼의 유해를 품에 안고 돌아온 그의 부친 조면호 목사는 장례를 마친 후에 남편 선교사를 하늘나라로 앞서 보낸 자부(子婦) 유은숙 사모와 뜻을 같이하여 장례 조의금 일체를 기금으로 하여 이미 답지하기 시작하는 도움의 손길을 힘입어 선교사가 순직한 필리핀 현지에 다리를 놓는 일을 추진하기로 하였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짧은 기간이지만 선교 현장에 목숨을 바치는 선교의 열정을 통해서 현지인들의 가슴 속에 잊을 수 없는 선교사의 감동을 남기고 훌쩍 하나님의 나라로 돌아갔다. 예수님은“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라”(요6:48)고 하셨는데 그는 선교지의 어린 영혼들에게 육신의 떡 한 조각뿐만 아니라 영혼의 떡을 나누어 주기 위해서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홍수가 난 강물을 건너가다가 하늘나라로 먼저 가고 만 것이다. 우리 구주이신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하신 일과 이루신 업적이 바로 그러하지 아니한가. 예수님은 인생들에게 영생을 주시기 위한 떡과 음료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다.“내 살은 참된 양식이요 내 피는 참된 음료니라.”(요6:55)는 말씀대로 예수님은 이 땅에 하나님과 인간과의 사이에 죄악으로 인하여 단절된 관계를 연결하는 다리로 오셔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그를 구주로 믿는 자들에게 영원하고 참된 양식과 음료를 제공하신 구세주이시다. 예수님이야 말로 이 죄악되고 험한 세상에 오셔서 구원의 다리가 되신 주님이시다.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라는 팝송이 있다. 폴 프레데릭 사이먼(Paul Frederick Simon)과 아서 가펑클(Arthur Garfunkel)이 불러서 세계적으로 오래도록 사랑을 받아온 노래이다. 가사도 좋고 곡도 참 좋다. 저들은 미국의 뉴저지와 뉴욕에서 같은 해인 1941년 가을에 23일 차이로 태어나서 나중에 뉴욕의 포레스트 힐즈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친구사이이다. 나중에 아서는 퀸즈 대학에서 영문학을, 폴은 콜롬비아 대학에서 수학과 건축학을 전공했지만 두 젊은이는 결국 자신들이 늘 좋아하는 음악인의 길을 같이 걸었다. 그들은 스스로 가사도 쓰고 곡도 붙이고 연주도 하면서 점점 유명세를 더해갔다.“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는 그렇게 해서 세상에 알려진 사랑받는 팝송 중의 대표적인 곡이 되었다. 곡도 좋지만 가사도 마음에 와서 닿는다.“당신의 심신이 피로하고 작게만 느껴져서 눈에 눈물이 고이면 내가 닦아줄께요 난 당신 편이에요 힘든 시기가 닥쳤지만 주위에 친구도 없을 때 내가 엎드려 험난한 물살 위에 다리가 되어 드릴께요 당신이 무일푼이 되어 거리로 나앉게 되어 견디기 어려운 밤이 찾아오면 제가 당신을 위로해 드리고 당신 편에 서 드릴께요 어둠이 몰려와 주위에 온통 고통으로 가득 찰 때 내가 엎드려 험한 물살 위에 다리가 되어 드릴께요 당신의 마음을 편히 해 드릴께요 항해를 멈추지 말아요 소중한 그대 계속 나아가세요 당신에게도 환하게 빛날 때가 찾아올 거에요 당신의 모든 꿈들이 지금 다가오고 있다구요 그 꿈들이 빛나는 모습을 보세요 만약 동행이 필요하면 내가 당신 뒤를 따라 항해할 거에요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그대의 마음을 편하게 해 드릴께요.” 바라기는 주님께서 조원준 선교사의 아내와 어린 두 아들들과 가족들을 존귀한 선교의 사람들로 계속하여 사용하실 줄로 믿는다.
 
예수님은“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12:24)고 했다. 죠세핀 캠벨(Josephine P. Campbell, 1852~1920)은 미남감리교에서 한국에 파송된 최초의 여선교사이다. 그녀는 미국 남부 텍사스에서 출생하였다. 21살 때에 조셉 캠벨(Joseph Campbell) 목사와 결혼하였고 남매를 낳았으나 7년 만에 캠벨 목사가 세상을 떠났고 몇 년 만에 아들딸도 모두 잃고 홀로 남게 되었다. 이와 같은 불행을 가슴에 안고 그녀는 남은 생을 다른 사람을 위하여 공헌하기로 결심하고 고국으로 돌아가서 시카고에 있는 간호원 양성소에서 간호원 교육을 받았다. 그 무렵에 남감리회의 중국 선교사로 갈 결심을 하고 1886년에 중국에 파송되어 중국 상해(上海)와 소주(蘇州) 등지에서 10여 년 간 의료 선교사로 활약하였다. 1897년에 미남감리회 해외여선교부의 파송을 받아 선교지를 한국으로 옮겨왔다. 이듬해에 캠벨은 광화문 주변에서 왕궁을 드나들며 살아가던 내시들의 주거지인 지금의 내자동을 근거지로 하여 교육 사역을 시작하였다. 여자 3명과 남자 2명의 학생으로 매일학교(Day School)를 설립한 캠벨은 본격적인 여성“기숙학교”(Boarding School)설립 준비를 추진하였다. 같은 해 가을에 8살 소녀 5명으로 학교를 설립하였으니 이것이 오늘 날 서울 안에 있는 대표적인 여학교인 "배화학당"의 시작이었다. 1901년에는 선교비를 모금 해다가 예배당을 건축하여 "루이스 워커 기념예배당"(Louise Walker Chapel)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곳에서 시작된 예배가 오늘 날 종교교회와 자교교회의 모체가 되었다. 이 학교는 1903년에 설립인가를 받으며 비로소 "배화학당"(培花學堂)이란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배화학당은 1909년에 "배화여학교"로 정식인가를 얻으며 오늘 날에 이르게 되었다. 캠벨은 1898년부터 1912년까지 배화여학교의 제1대 교장을 역임하였다. 평생을 한국선교를 위해서 살던 그의 유해는 양화진 외국인묘지에 안장되어 있다. 켐벨 선교사나 조원준 선교사를 비롯한 수많은 선교의 사람들은 모두가 다 이 험한 세상에 복음의 다리가 되어 살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갔다. 복음은 언제 어디서나 이처럼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가는 섬김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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