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단숨에 달리는 100m 정도의 경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 시대 100m 달리기 기록 보유자는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Usain Bolt, 1986-)이다. 그는 196cm의 키에 94kg의 몸무게로 2009년의 베를린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100m를 9초 58에 달렸다. 그는 2008년 북경 올림픽에서 100, 200m와 400m 릴레이에서 신기록을 내면서 금메달을 휩쓰는 세계적인 선수가 되었다. 이미 15살에 36,000명 앞에서 200m 기록을 내는 주니어 선수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인물이다. 그런 그라도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숙제이다. 앞으로 그에게는 엄청난 부와 명예와 인기가 쏟아질 것이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 자신의 삶을 어떤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느냐는 것은 자기 자신의 선택이다. 흔히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한다. 마라톤은 42,195m를 달리는 대단한 체력과 인내와 자기와의 외로운 싸움을 필요로 하는 경기이다. 모든 경기가 다 그러하지만 마라톤이야 말로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이요 경기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과의 경주에 이기지 못하면 그 무슨 인생 경주에서도 이길 수가 없다. 세상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가는 길과 하는 일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흐지부지 하여 되는대로 사는 이들이 의외로 적지 않다. 이 세상에 고난 극복의 강인한 의지가 없이 이룩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다. 심지 않고 거둘 수 있는 열매란 없다. “스스로 속이지 말라.....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6:7)고 했다. 며칠 전(2012. 5. 9)에 인간 승리의 쾌보가 전해졌다. 5년 전에 낙마 사고로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입은 영국 여성인 클레어 로마스(Claire Lomas)는 런던 마라톤을 16일 만에 완주했다는 소식이었다. 그의 올해 나이는 32살이다.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딛고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그녀 자신의 강인한 의지와 함께 그가 착용한 특수 의상 ‘바이오닉 슈트’(bionic suit)덕분이었다. 이 특수 의상은 리워크(ReWalk)사가 발명한 것으로서 마비 장애인들의 움직임을 돕는 동작 감지 센서와 컴퓨터 시스템을 내장하고 있는 일종의 로봇이다. 그녀는 이 옷을 입고 16일을 달려서 결승선을 통과한 후에 눈물을 흘리며 "처음에 훈련을 할 때는 내가 이 도전을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러나 하루하루가 지나며 한 걸음씩 가까워짐을 느꼈다"는 감격에 찬 소감을 말했다.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마비 장애인들의 재활 연구를 하는 자선 단체를 위해 약 8만6000 파운드(약 1억 6000만원)를 모금하며 왕성한 활동을 계속해 왔다. 그녀는 "사고를 당한 뒤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다. 성금은 팔과 다리를 쓰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치료법이 개발되는 데 꼭 필요하다"고 자신이 벌이고 있는 모금 활동의 취지를 세상에 알렸다. 그녀는 마라톤을 완주한 후에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황홀하다."는 소감을 말했다. 남편이 함께 걸으며 지켜보는 가운데 55,000걸음을 걸어 자랑스러운 꼴찌로 16일 만에 마라톤 구간을 완주한 것이다. 결승선에서는 13개월 된 딸 메이시가 엄마의 자랑스러운 마라톤 완주를 반겼다. 사역의 새 길을 가고 있는 나는 개인적으로 언제부터인가 참으로 힘을 얻고 도전이 되며 격려가 되고 꿈을 새롭게 하는 성경 구절이 있다. 디모데전서 4장 16절에 나오는 “이 일을 계속하라.”는 말씀이다. 사도 바울은 믿음으로 얻은 아들 디모데에게 이와 같은 복음 전도자의 태도를 강조함으로서 자신뿐만 아니라 이 복음을 전해 듣는 많은 이웃들을 구원할 수 있으리라고 편지했다. 요즘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우울해 하고 절망과 좌절과 무의미의 안개 속에서 답답한 세월을 덧없이 살아가는 이들이 점점 늘어 가는 때에 이처럼 소중한 말씀은 쉽게 없을 것이다. 포기하고 주저앉아만 있거나 체념의 자리에 드러눕지 말고 힘을 얻고 일어나 새로운 일을 계속하다가 보면 자신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복된 순간이 분명히 누구에게나 다가오게 될 것이다. 20대 시절부터 좋아하던 성경 말씀인 갈라디아서 6잘 9절의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나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는 말씀도 바로 그러한 의미의 교훈을 담고 있는 말씀이다. 이 세상에 고난이 없거나 시련이 없이 사는 인생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해야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사도 바울은 로마교회의 성도들에게 편지하면서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라고 권면했다. 그렇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만리장성(萬里長城)도 돌 하나에 돌 하나를 첩 놓기 시작하면서 이룩된 인류역사 최장 길이의 장성(長城)이다. 우리 속담에 “한 술 밥에 배부르랴”라는 말이 있다. 어렸을 적에 개미가 짐을 날라 가는 모습을 관찰한 적이 있다. 자기 몸의 몇 배 가까운 것들을 끙끙 거리며 밀어 가고 굴려 가는 광경이 신비했다. 이런 모습은 벌의 세계에도 있고 새들의 세계에도 있다. 벌이 집을 집고 꿀을 모아 들이는 것을 보면 신비하다. 새들이 나뭇가지와 솜털들을 모아다가 집을 짓는 광경도 마찬가지다. 시작이 반이다. 포기하지 않고 하는 선한 일을 계속하고 가던 길을 계속가면 뜻을 이룰 수 있다. 학생 시절에 외웠던 교과서의 시조 중에 중국 양사언(楊士彦)의 “태산이 높다하되”라는 시조가 있었다. 그 원 시조의 내용은 이렇다. “泰山雖高是亦山(태산수고시역산) 登登不已有何難(등등불이유하난) 世人不肯勞身力(세인불긍노신력) 只道山高不可攀(지도산고불가반)”이 원문인데 그 뜻은 “태산이 높지만 그도 역시 산이다. 오르고 또 오른다면 어찌 어렵기만 하랴. 세상 사람들은 몸이 힘들고 수고로운 일을 하려 하지 않고 다만 산이 높아 오르기가 어렵다고만 한다.”이다. 마라톤 역사의 신화적인 인물은 아베베이다. 맨발의 기관차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아베베 비킬라(1932-1973)는 에티오피아 사람이다. 황제의 친위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하던 그는 1960년 로마 올림픽에서 맨발로 달린 마라톤에서 2시간 15분 16.2초의 세계최고기록으로 우승하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에티오피아에서 영웅이 되었고 세계인을 감동 시켰다. 아프리카 흑인 최초의 금메달리스트로 알려지기도 했다. 1964년 도쿄 올림픽 6주 전에는 맹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상태에서 다시 마라톤에 참가해서 2시간 12분 11.2초의 세계 최고기록을 세우며 최초로 올림픽 마라톤을 2연패했다. 그 때에는 맨발이 아닌 운동화를 신고 달렸다. 일본에선 수술 후의 아베베가 우승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에티오피아 국가(國歌)를 준비하지 않아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대신 연주해 주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 대회 후에 그는 중위로 진급되었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는 부상을 당해서 17km 만에 기권한 적도 있다. 1969년에는 아디스아바바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당해서 하반신이 마비되었지만 이후 장애인 양궁 선수로 활동하다가 1973년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이처럼 사람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앞날에 무슨 일을 만날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창조자의 섭리 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은사와 역량과 재주와 능력을 갈고 닦으며 인류 발전에 분야마다 공헌하며 가정과 이웃과 나라와 민족 앞에서 사랑스러운 가족이요 건전한 시민이요 참신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서로 화목하며 서로에게 유익이 되는 신선한 섬김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인생의 돌아갈 길이 어디인지를 깨달아 알고 이웃에 이 진리를 전파하면서 믿음으로 천국의 본향 집을 찾아 돌아 갈 수 있다면 이것이야 말로 인간의 본분이며 피조 인생이 누리는 은총이 아니겠는가. 금번에 한국을 다녀간 독일의 세계적인 조직신학자인 위르겐 몰트만(1926-)은 그의 최근 저서인 <희망의 윤리>에서 생명을 살리고 평화를 유지하는 성서의 덕목인 정의를 강조하였다. 그는 “세상이 멸망하더라도 정의를 행하라. 또한 세상을 살리기 위해 정의를 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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