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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성래
지성래
작성일 12-11-18 07:20 조회 14,171 댓글 0
 
서양 전통에 서로에게 사랑과 우정을 나누는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 데이가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독립적으로 자리 잡은 것이 빼빼로 데이(Pepero Day)이다. 물론 오늘 날은 우리나라의 영향을 받아서 일본에도 이와 같은 날이 ‘포키 데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했다고 한다. 사실 ‘빼빼로’는 특정 회사의 초코 과자의 이름이지만 오늘 날은 고유명사가 되었다. 매년 11월 11일은 ‘빼빼로 데이’면서 동시에 ‘농업인의 날’이고 또한 ‘가래떡 데이’로도 불리어지고 있다. 농업인의 날이 11월 11일인 이유는 숫자 11을 한자로는 十一이 되는데 위아래 합치면 ‘土’즉 흙 ‘토’자가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 날이 가래떡 데이라는 것은 올해 처음으로 알았다. 오늘 날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2003년부터 시작된 가래떡 데이를 홍보하는 다양한 행사도 치루고 있다. 지난 2011년 11월 11일인 ‘밀레니엄빼빼로데이’라고 이름 지었었다. 왜냐하면 ‘1’이 여섯 번씩 들어가는 날은 100년에 한 번 오는 날이기 때문이었다고 하니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이들의 아이디어를 따라갈 자들이 없는 것만 같다.

이 날의 기원에 대한 설은 두 가지이다. 1995년 11월 11일은 대학입학을 위한 수능시험을 11일 남겨 놓은 날이었다. 그날 빼빼로를 나누어 먹으면 수능시험을 잘 본다는 마음을 담아서 어느 학교의 후배들이 시험을 준비하는 선배들에게 빼빼로를 선물하기 시작하였다. 또 다른 설은 그 다음 해인 1996년에 부산의 어느 중학교 여학생들이 “우리 서로 빼빼로처럼 키 크고 날씬하고 예뻐지자.”는 격려와 사랑의 마음을 담아 11월 11일에 빼빼로를 선물하기 시작한 것이 기원이라는 주장도 있다. 오늘 날은 상업적으로 지나치게 이용되는 것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 시작하던 마음은 청소년들의 따뜻하고 소박한 마음을 표현하는 과자 한 봉지 나누는 사랑 전하기여서 풋풋하고 청순한 사랑의 표현이 다감하게 여겨진다.

과자의 모양은 나라마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우리나라의 전통 튀김 중에는 ‘꽈배기’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빵도 아니고 과자도 아닌 아주 독특한 모양의 고소한 맛을 지닌 서민들의 먹을거리 중의 하나로 요즘도 재래시장 골목에 가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꽤배기는 그 모양이 배배 꼬여 있어서 심성이 꼬인 사람을 비유로 말할 때에는 “저 사람은 마음씨가 꽈배기 같다.” 혹은 “자네는 꽤배기만 먹고 살았나 어째서 일을 그렇게 배배 꼬이게만 바라 보는가”하고 이야기 할 때에 사용되는 표현이 그 ‘꽈배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빼빼로는 그 모양과 생김새가 꽈배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아삭하게 씹히는 고소한 맛과 겉에 일부 덥힌 초콜릿의 맛이 고소한 맛과 달콤한 맛의 적당한 조화를 이룬다. 뿐만 아니라 꺼내 먹기도 쉽고 좋다. 그 모양도 최초에 그런 의미를 담아 선물하던 여자 중학생들의 소원과 기대처럼 길고 날씬하고 일정하고 예쁘게 잘 생겼다. 나무 기둥도 네 귀퉁이에 일정한 높이의 기둥 네 개를 세우면 집이 세워지는 법이 아닌가. 서양 사람들은 식탁에서 포크와 나이프와 스푼을 사용하는 대신에 우리나라는 포크 대신에 젓가락을 사용한다. 그래서 11월 11일을 ‘젓가락 데이’라고도 한다. 중국이나 일본을 비롯한 동양의 젓가락을 사용하는 민족들 가운데 단연 우리나라 사람들의 손놀림과 그 섬세함은 세계가 인정하는 바이다. I. Q 도 단연 세계 1위이다. 과거에는 대한민국이 세계에 별로 알려 지기 이전이라 유대인들이 최고라고 하였으나 요즘은 점점 상황이 바뀌어 가고 있다. 스위스의 쮜리히 대학교(Univ. of Zurich)가 연구 발표한 ‘국민 소득과 국가 성장에 관한 민족 I. Q 의 영향’(The impact of national I. Q on income and growth)의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이 I. Q 106으로 세계 1위이다. 그 다음이 일본, 대만, 싱가폴, 독일, 네델란드, 오스트리아, 이태리 등의 순위이다. 물론 I. Q가 높다는 것은 단순한 비교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우수한 언어인 한글과 사계절이 분명한 지리적인 혜택과 높은 교육열과 문맹률을 비롯하여 은근과 끈기와 열정과 투지와 분명한 성취의욕과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서로 더불어 살아가는 조화와 화합의 정신만 잘 개발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우수한 민족으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과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민족이 아닌가.

젓가락이란 것이 무엇인가. 손가락 사이에서 두 젓가락이 조화를 이룰 때에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므로 개인이든 가정이든 나라이든 민족이든 교회이든 빼빼로처럼 일어나고 젓가락처럼 둘이 하나 되어 조화를 이룰 때에 참으로 살기 좋은 세상이 만들어져 갈 것이다. ‘빼빼로’ 하면 연상되는 것이 서로 곧고 일정하고 기다란 모습이다. 넘어지지 않고 쭉쭉 일어서 있는 모습이 11월 11일, 빼빼로 데이의 이미지가 아닌가. 그렇다. 인생살이가 힘겨워 주저앉고 생을 비관하고 포기하려는 이들이 너무나도 많은 이 세상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빼빼로처럼 꿋꿋하게 서서 힘차게 세상을 이기며 살아가는 빼빼로가 되어 주면 얼마나 좋을까. 서로 물고 찢고 뜯고 밟고 딛고 일어서려고만 하는 치열하고 매정한 약육강식의 각축장에서 구수하고 달콤하고 아삭한 빼빼로 과자 한 봉지나 텁텁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가래떡 한 가락을 서로에게 사랑이 담긴 따뜻한 마음으로 건네주며 손잡아 주고 어깨를 두드려 격려해주는 그런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면 얼마나 좋을까. 고린도전서 10장 12절에 보면, “그런즉 선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 하였다. 신앙생활은 넘어지는 자를 손잡아 일으켜 세워주고 마음이 약하고 주저앉으려 하는 이웃에게 격려와 용기의 손길을 내어 미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은 가족을 향해서도 그러하고 이웃과 주변의 그 누군가를 향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사도 바울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서 세상을 꽈배기처럼 살지 말고 빼빼로처럼 굳게 서서 이기며 살 것을 수도 없이 권면하였다. 우리를 빼빼로처럼 곧게 하시고 힘이 있게 하시는 영원한 처음이시고 영원한 하나이신 분은 오직 하나님 아버지뿐이시다. 욥기22장 24-25절에 보면 세상 보화와 금을 티끌과 돌처럼 여기고 오직 전능자 하나님  만을 보화(寶貨) 삼고 은과 금으로 모시라고 하였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하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갈5:1)고 했다. 또한 “이제는 그의 육체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화목하게 하사 너희를 거룩하고 흠 없고 책망할 것이 없는 자로 그 앞에 세우고자 하셨으니 만일 너희가 믿음에 거하고 터 위에 굳게 서서 너희 들은 바 복음의 소망에서 흔들리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골1:22-23),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골2:7)고 하였다. 예수 그리스도의 아우였고 예루살렘 교회의 지도자였던 야고보는 “너희도 길이 참고 마음을 굳건하게 하라. 주의 강림이 가까우니라.”(약5:8)고 권면하였다. 495년 전인 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 정신이 점점 다시 퇴색되어 가고 변질되어 가는 개인과 교회를 바라보시며 주님께서 오늘 날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세미한 음성이 들려지고 깨달아지는 회개와 변화의 감사 절기를 살아가야 할 것이다. 깊어 가는 가을바람과 겨울을 재촉하는 늦가을 비에 젖은 노란 은행잎과 형형색색의 단풍잎들이 ‘너희도 너희만의 아름다운 색깔을 남길만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굳건하게 살아가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누가 이 시대의 빼빼로인가. 서로를 주님의 보여주신 섬김의 삶을 따라 십자가의 사랑으로 섬기는 자가 아닌가. 주님은 이렇게 교훈해 주셨다. “다만 너희에게 있는 것을 굳게 잡으라. 이기는 자와 끝까지 내 일을 지키는 그에게는 만국을 다스리는 권세를 주리니”(계2:25-26) 저만치 골목 어귀에서 포장마차를 차려 놓고 군고구마를 파는 부부의 얼굴에서 서민(庶民)의 평화가 느껴지는 가을의 주말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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