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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짓날 문을 닫은 팥죽 집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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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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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13-11-30 21:29 조회 16,706 댓글 0
 

며칠 전 극동 방송의 새 사옥에 방문해서 7주 분량의 설교 방송을 녹음하였다. 점심 식사 시간도 많이 지났고 배도 고프기에 교회로 돌아오는 길에 북가좌동쯤에서 간단히 점심 식사를 해결하길 원했다. 마침 팥죽과 팥 칼국수를 파는 식당이 눈에 띄기에 들어갔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식당 안을 둘러보는데 “1221, 동짓날 팥죽을 잡수실 분은 하루 전날까지 오세요. 동짓날은 주일이라 문을 열지 않습니다.”라고 쓴 큰 현수막을 양쪽 벽에 두 장이나 크게 준비해서 걸어 놓은 것을 보았다. 동짓날은 일 년 중에 가장 팥죽장사가 잘 되는 날 일 텐데 그 날이 주일(Lord’s Day)이라서 장사를 하지 않겠다고 광고하는 내용이었다. 동짓날 한 달 전부터 현수막을 두 장씩이나 만들어서 써 붙인 주인의 주일 신앙을 만나보고 싶었다. 식사를 마치고 누가 주인이시냐고 물었더니 종업원들만 있었고 주인 내외는 어디 출타해서 한참이나 있어야 돌아 올 것이라고 하였다.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인데도 손님이 적지 않았던 그 식당의 맞은 편 벽에는 네 시작은 미약하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욥기 87절의 성경말씀이 걸려 있었다. 성경 말씀대로 그 가정의 식당 경영도 잘 되고 집안의 범사가 잘 될 뿐만 아니라 자녀들과 후손들이 잘 되어 창성해 가는 신앙의 명문가가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이 절로 생겨났다.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주일 신앙의 성경적인 뿌리는 안식일 준수 계명이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지키라는 성경의 말씀은 타협이나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계명의 말씀이다. 출애굽기 20장에 보면 십계명의 말씀이 나온다. 그 중에서 네 번째 계명이 안식일 준수 계명이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키라고 명령하셨다. 안식일을 지키는 기준은 구체적이다. 우선 여섯 날을 매사에 힘써서 살아야 한다는 성실하고 열정이 있는 일상생활태도를 강조하셨다. 그리고 안식일이 되면 아들딸들을 비롯한 모든 가족과 남녀종들과 집 안에 머무는 나그네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고 안식하게 할 것을 명령하셨다. 심지어는 소나 나귀나 노새나 약대나 말과 같은 가축이라도 안식일에는 일을 시키지 말고 쉬게 하라고 하셨다. 하나님은 안식의 근거로 하나님 자신께서 엿새 동안의 창조 사역 이후에 일곱째 날에 안식하신 것을 예로 드셨다. 그리고 이어서 안식일은 하나님이 복되고 거룩하게 구별해 놓으신 날이라고 하셨다. 이와 같은 안식일 계명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이후의 초대교회에서는 부활을 기념하는 날인 안식일 다음 날로 지키도록 자연스럽게 변천되어 왔다. 그러므로 안식일에 근거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바탕을 두고 있는 주일날에 일터의 일손을 놓고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날로 지키며 살아가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에 드는 가장 기본적인 신앙생활의 출발이 아닐 수 없다. 십계명 중에서 제 4 계명인 안식일 준수 계명은 그 앞의 제 일, 제 이, 제 삼 계명을 하나로 묶는 실천항목이다. 즉 안식일에 바탕을 둔 주일예배신앙을 매주 잘 이어 가는 성도라면 어찌 하나님 외에 그 어떤 우상을 신이라고 만들거나 섬기거나 숭배하겠으며 반대로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를 수가 있겠는가.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을 떠난 지 삼 개월 만에 시내 광야에 도착하였다. 백성들은 시내 산이 바라다 보이는 광야에 장막을 쳤고 모세는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게 되었다. 하나님이 하신 말씀의 첫 내용은 두 가지였다. “내가 애굽 사람들에게 어떻게 행하였는지를 보지 않았느냐”, “내가 어떻게 독수리의 날개로 이스라엘 민족을 업어서 광야로 인도 하였는지를 너희가 보아 알지 않느냐그리고 이어서 세계가 다 내게 속한 것이다.”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될 것이고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백성이 될 것이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하나님의 언약을 잘 지키는 민족으로 살아가면 3가지의 축복을 약속받게 되리라고 하셨다. 그 첫째가 하나님이 소유한 민족이요 그 둘째는 제사장 나라요 그 셋째는 거룩한 백성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하나님은 시내 산에서 하나님을 만난 모세에게 이러한 말씀을 자세하게 설명하신 후에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전할지니라.”고 하셨다. 모세는 이와 같은 하나님 체험과 함께 하나님께서 해 주신 모든 말씀들을 산 아래에 내려 와서 백성들의 지도자들 앞에서 자세하게 전하였다. 하나님은 다시 모세를 통하여 백성들에게 몸과 마음과 의복까지라도 성결하게 할 것을 명령하신 삼일 째 되던 날에 우레와 번개와 빽빽한 구름이 산을 덮은 신비한 자연 현상 가운데 산 위에서 매우 큰 나팔 소리가 들리도록 하셨다. 그러한 자연 현상의 변화와 동시에 큰 나팔 소리를 들은 이스라엘의 모든 백성들은 진중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그와 같은 신비한 하나님의 임재 체험 가운데 모세를 통하여 백성들에게 전해 주신 말씀이 십계명이다. 그러므로 열 가지의 계명은 하나하나가 모두 다 소중한 하나님의 명령들이다. 하나님의 명령은 순종하고 복종하는 자에게 복이 된다. 동양에서도 일찍이 명심보감을 통하여 순천자(順天者)는 흥()한다고 하늘의 뜻에 순종할 것을 교훈해 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에 유대인을 비롯하여 하나님을 잘 믿는 민족이 남 다른 문화의 꽃과 문명의 발전을 가져온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하나님은 해와 달과 별들을 주관하실 뿐만 아니라 비와 눈과 이슬과 안개 까지도 주관하시는 자연의 지배자요 섭리자이시다. 동짓날이 주일이라고 식당 문을 닫을 정도의 신앙이라면 부모 공경이나 살인, 간음, 도둑질, 거짓 증거, 탐심에 대하여 교훈하시는 십계명의 그 모든 나머지 분량들에 대하여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부모와 이웃의 인격과 소유에 대하여 삼가고 조심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살 것이 아닌가. 안식일 신앙은 시간과 공간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는 예배자의 신앙이다. 거기에 더해서 생명을 존중하고 이웃의 가정을 소중히 여기며 남이 땀 흘려 벌어들인 소득을 가치 있게 여기고 이웃의 인격을 존중하며 이웃의 소유에 대하여 탐심을 갖지 않는 삶의 태도는 하늘과 땅의 복을 받아들이는 기본이 아닌가.

이탈리아 출신의 역사신학자였던 사무엘레 바키오키의 <안식일에서 주일로> (From the Sabbath to Sunday)라는 책에 보면 저자는 일요일에 예배하는 주일 예배가 유대 종교 전통에 깊이 연루된 초기 예루살렘교회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로마교회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초기 기독교가 안식일을 폐지하고 주의 날로서 일요일을 예배일로 채택한 것은 기독교와 유대교와 이교적 요소들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저들에게 일요일에 있었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자연스럽게 매우 중요한 사건이 되었다. 저자는 구속사의 이치에 따라서 구약에 나타난 안식일의 메시아적 표상으로부터 시작하여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 안에서 그것이 어떻게 이행되었는지를 밝혔다. 암브로시우스는 일요일에 여행하지 말고 연극 등의 오락을 즐기지 말 것과 예배와 성찬에 참여하거나 자비로운 삶을 실천함으로서 안식일로서의 주일을 거룩하게 지켜야 한다고 하였다. 성경에 담겨 있는 하나님의 계명과 율례와 법도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복음 안에서 성경적으로 해석하여 복음에 합당한 성도의 삶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예배자들에게 있어서의 주일 신앙! 거기서 발전해서 지난 이천 년의 세계 교회와 128년의 한국 교회가 성경 위에 뿌리를 내려 온 것이 아닌가. 사도행전 207절 이하에 보면 사도 바울은 드로아에서 일주일간을 머물던 중에 주일날을 맞았고 주일 예배 중에 졸다가 삼층에서 떨어져서 죽은 유두고라는 이름의 청년을 품에 안고 기도하던 중에 그가 다시 살아났다. 고린도전서 162절에서도 사도 바울은매주 첫날이란 표현으로 주일 신앙을 강조했고 요한계시록 110절에 보면 사도 요한은 주의 날에 성령의 감동을 받아 계시록의 말씀을 기록하는 영광스런 제자가 되었다. 그러므로 거룩한 주일 신앙의 회복! 이것이 한국교회의 살 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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