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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휼 2015.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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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성래
지성래
작성일 15-04-27 21:49 조회 13,315 댓글 0
 
긍휼
 
 
국어사전에 보면 긍휼’(矜恤)이란 불쌍하고 가엽게 여겨 돌보아 줌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긍휼이란 성경에서 표현하는 하나님의 마음이다. 성경 말씀에 면면히 흐르는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이 곧 긍휼이다. 그러므로 신앙생활이란 곧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긍휼을 덧입고 구원 받은 성도들이 그 긍휼히 여기시는 십자가의 사랑을 인한 죄 사함의 은총을 깨달아 알고 믿으며 그와 같은 하나님의 마음을 본 받아 행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그 자체가 하나님의 긍휼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각색 병자와 귀신 들린 자와 광야의 배고픈 자들을 긍휼한 마음으로 대하셨다. 그리할 때에 치유의 기적이 일어나고 귀신이 내어 쫓김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풍성한 공급의 기적이 일어났다. 예수님의 모든 사역을 가능하게 하신 힘은 병든 인간, 귀신에 들려 불쌍해 진 인간을 긍휼히 여기시는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권능이셨다. 예레미야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멀리하고 우상을 숭배하며 여호와에게서 떠나가 버렸다. 그와 같이 하나님을 배반한 채 살아가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여호와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임하였다. “에브라임은 나의 사랑하는 아들 나의 기뻐하는 자식이 아니냐 내가 그를 책망하여 말할 때마다 깊이 생각하노라 그러므로 그를 위하여 내 창자가 들끓으니 내가 반드시 그를 불쌍히 여기리라.”(31:20) 여기서 말씀하신 인간을 향하여 창자가 들끓는 것 같은 심정으로 불쌍히 여기시는 마음이 곧 하나님의 마음인 긍휼이다. 사람도 제 자식에게 사랑의 매를 들지 아무에게나 매를 들지는 않는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한 매를 경험 하고 보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사랑이요 범사가 하나님의 긍휼하심이었다. 그래서 스스로 고백하였다. “내가 돌이킨 후에 뉘우쳤고 내가 교훈을 받은 후에 내 볼기를 쳤사오니 이는 어렸을 때의 치욕을 지므로 부끄럽고 욕됨이니이다”(31:19) 유교에서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을 교훈하고 불교에서는 자비심’(慈悲心)을 강조한다. 하루는 공자에게 제자가 물었다. “인간이 어떤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합니까?” 그 때 공자가 대답한 교훈의 말이 바로 측은지심이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가란 말입니까?” 하고 묻자 우물에 빠진 어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우물이 위험한 줄 알면서도 그 안에 들어가 아이를 건져 내는 것이 곧 그런 마음이다.”라고 교훈해 주었다. 불교의 자비’(慈悲)’()란 기뻐하는 자와 함께 기뻐하는 마음이며, ‘’()란 슬퍼하는 자와 함께 슬퍼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대자대비’(大慈大悲)라는 용어를 쓰는 것이다. 최근에 이슬람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단체인 ‘IS’(Islamic State)는 스스로 국가를 자칭하며 시리아와 이라크 일부를 차지하고 각종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포로의 목을 칼로 쳐서 처형하거나 쇠창살 안에 가두고 불을 지르는 잔혹한 영상을 중계하는 수법으로 세계 여론을 자극하고 있다. 결국 미국의 중동개입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49월에 다시 군사작전 돌입을 선언하였다. 또 다시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인류 역사에 악은 또 다른 악을 부르는 악순환이 계속되어 왔다. 그러므로 악을 이기는 힘은 오직 긍휼밖에는 없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의 팔복설교 말씀 중에서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5:7)라고 교훈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승천 이후에 성령의 강림으로 인하여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예수를 메시아인 그리스도로 믿고 전파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났다. 그와 같은 교회의 부흥과 회심하는 기독교인의 증가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핍박에 앞장섰던 인물이 사울이다. 그는 그렇게 무지막지 하게 예수 믿는 이들을 학대하던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고백한 적이 여러 번 있다. 그 중에 디모데에게 편지한 첫 편지에 보면 내가 전에는 비방자(誹謗者)요 박해자(迫害者)요 폭행자(暴行者)였으나 도리어 긍휼을 입은 것은 내가 믿지 아니할 때에 알지 못하고 행하였음이라”(딤전1:13)고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시인하고 있다. 예루살렘의 초대 교회 첫 일곱 집사 중의 한 사람으로 말씀과 지혜와 성령과 믿음이 충만하였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칭찬받던 인물인 스데반을 유대교인들은 돌로 쳐서 죽였다. 그 현장을 지켜보며 스데반의 죽음을 돌에 맞아 죽기에 마땅한 자의 죽음이라고 여기던 자들 중의 한 사람이 사울이 아닌가. 그런 잔악한 심정을 갖고 잘못된 종교심에 사로 잡혀 지내던 사울이 변화되었다. 다메섹 성에 예수 믿는 이들을 찾아내려고 가던 중에 신비 체험을 하게 되었다. 부활 승천하신 예수께서 사울을 지목하여 부르신 사건이다. 사도행전 9장에 나오는 내용이다. 다메섹을 향하던 사울의 모습을 성경은 사울이 주의 제자들에 대하여 여전히 위협과 살기가 등등하여”(9:1)라고 하였다. 어느 나라, 어느 민족, 어느 문화 가운데에나 복음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그런 핍박의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우리나라의 선교 초기에도 그런 어려운 일들이 적지 않았다. 순교자들의 피 위에 세워진 것이 한국 교회이며 기독교 선교의 역사가 아닌가. 사도행전 시대에 복음의 반대편에 서서 활약하던 인물이 사울인데 그 사울이 성령 체험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을 받은 후에 그는 편지마다에서 자신을 사도로 부르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르심과 하나님 아버지의 긍휼하심에 대하여 반복하여 강조하고 있음을 본다. 설명을 붙이면 사족을 다는 것과 같아서 사도 바울이 고백한 표현 그대로를 인용하는 것이 훨씬 은혜로울 것이다. “전에는 우리도 다 그 가운데서 우리 육체의 욕심을 따라 지내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하여 다른 이들과 같이 본질상 진노의 자녀이었더니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을 인하여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너희는 은혜로 구원을 받은 것이라).”(2:3-5)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아니면 에덴에서 범죄한 아담과 하와에게 그 다음의 삶이란 없었을 것이며 동생 아벨을 죽인 가인의 나중도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하나님의 긍휼이 아니라면 살인의 경력이 있던 모세가 어떻게 민족을 이끌고 출애굽을 감당하는 중심인물이 될 수 있었겠으며 하나님의 말씀의 기록자가 되었겠는가. 하나님의 긍휼이 아니라면 부하 장군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취하고 그의 남편을 계획적으로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다윗이 감히 어떻게 하나님께 쓰임 받는 생을 살아갈 수 있었겠는가. 그러므로 하나님의 긍휼이란 인간의 죄와 악을 용서하셔서 새로운 장래의 생을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실 뿐만 아니라 영원한 삶 즉 영생을 선물로 받아 누리게 하시는 구원의 은총이며 섭리(攝理)이다. 헨리 나우엔(Henri J. M. Nauwen, 1932-1996)의 책, <긍휼을 구하는 기도>에는 , 주님. 저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주님과 함께하고 싶고, 주님의 집에 머물고 싶고, 온 존재가 주님의 임재로 충만하기를 바라는 이 소원을 들어주소서. 주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주님이 채워주지 않으시면, 저를 흐트러뜨리고 주님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끝이 없는 생각과 염려가 순식간에 저를 가득 채웁니다. 주님이 주신 생각이 아니라면, 주님에 대한 생각과 건전한 영적 사고조차도 방해거리에 지나지 않습니다.”는 기도문이 실려 있다. 그는 자신의 아픔과 상처와 불안과 염려와 기쁨과 우정을 숨김없이 보여줌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영적 위로와 감동을 남기고 갔다. 누구보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원했던 그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법과 인간의 마음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긍휼을 발견하려고 애썼다. 오늘 날, 우리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서로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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