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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가지 않던 길 2015.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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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성래
지성래
작성일 15-06-28 23:53 조회 13,608 댓글 0
 

남이 가지 않던 길

       

가지 않는 길이란 시가 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라는 것 까지는 아는 사람은 안다. 그러나 그 시의 전문을 읽어 본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 옛날 교과서에 실린 것을 읽어 본 경험 말고는 말이다. 시의 원 제목은 “The Road Not Taken”이다.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Lee Frost, 1874-1963)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공부한 후에 모교에서 가르쳤고 미국의 명문인 다트머스 대학교의 인문학부에서 교수생활을 한 시인이다. 뉴햄프셔의 농장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그는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맑고 쉬운 언어로 표현하였다. 그는 자연 속에서 인생의 깊고 상징적인 의미를 찾으려 한 시인이었고 20세기 미국 최대의 국민적 시인으로 사랑을 받았고 퓰리처상을 네 번이나 탔다 노란 숲속에 난 두 갈래 길 아쉽게도 한 사람 나그네 두 길 갈 수 없어 길 하나 멀리 덤불로 굽어드는 데까지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그리곤 딴 길을 택했다. 똑같이 곱고 풀 우거지고 덜 닳아 보여 그 길이 더 마음을 끌었던 것일까. 하기야 두 길 다 지나간 이들 많아 엇비슷하게 닳은 길이었건만. 그런데 그 아침 두 길은 똑같이 아직 발길에 밟히지 않은 낙엽에 묻혀 있어 아, 나는 첫째 길을 후일로 기약해 두었네! 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법이라 되돌아올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먼 훗날 어디선가 나는 한 숨 지으며 이렇게 말하려나 어느 숲에서 두 갈래 길 만나, 나는 덜 다닌 길을 갔었노라고 그래서 내 인생 온통 달라졌노라고.” 우리는 대개가 이 시의 마지막 부분을 기억하고는 한다. 금 번에 방문했던 중세 종교 개혁지 방문 여정 중에 덤으로 누린 혜택은 스위스의 융프라우 산에 오르는 경험이었다. 스위스의 융프라우 산은 베른알프스산맥에 속하는 산으로 높이가 4,158m이다. 그 산은 유럽의 최고봉이기도 하다. 대부분이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산의 정상 부분은 만년설로 덮여 있어 멀리서 바라다보기만 하여도 장관이다. 북벽(北壁)은 중생대 쥐라기의 석회암이라고 한다. 그 산 정상으로 향하는 철도 역 중에 유럽에서 가장 높은 철도역이 융프라우이다. 3,454m의 높이까지 험한 산악에 평균 25도 경사의 철길을 건설하고 터널을 뚫어서 대 공사를 이룩한 곳이다. 그 곳을 방문하는 이들은 그 누구라도 질문을 갖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거대한 공사를 과연 누가 앞장서서 이룩해 냈단 말인가하고 말이다. 그 높은 곳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를 수 있는 철길 공사를 생각한 사람은 아돌프 구에르첼러(Adolf Guyer-Zeller, 1839-1899)라는 토목설계가이다. 119년 전인 1896년에 있었던 일이다. 아돌프 구에르첼러가 그의 아이디어를 말하였을 때에 주변 사람들은 그를 이상한 사람으로 여겼다. 불가능한 일을 해 보겠다고 말하였으니 말이다. 18968월 어느 날 아돌프 구에르첼러는 딸과 함께 융프라우 근처를 등산하던 중에 저곳까지 열차를 연결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는 그 밤에 호텔방에서 밤을 새워가며 기본 설계 도면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당시 알프스에서는 철도공사가 한창이었지만 종착역은 해발 2,061m에 위치한 클라이네 샤이덱까지가 전부였다. 그 어느 누구도 감히 3,454m의 융프라우까지 철로를 연결하겠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던 때였다. 아돌프 쿠에르첼러는 클라이네 샤이덱을 출발해서 3,970m의 아이거봉의 바위를 뚫고 4,099m의 묀히봉 암반 속을 뚫어서 융프라우봉과 묀히봉 사이에 말안장처럼 앉아 있는 융프라우까지 오르는 철길 코스를 설계하였다. 암반 동굴 속의 가파른 철로를 오르기 위해서는 토블러 라는 톱니레일로 기차를 끌어 올리는 공법을 사용하여야만 했다. 이와 같은 무모한 토목공사 계획은 스위스 알프스의 상징적인 세 봉우리인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중 아이거와 묀히의 두 봉우리의 암반층에 터널을 뚫고 통과해야 하는 것이어서 스위스 의회의 논의를 거쳐 승인을 받아 내었다. 1896년 말 드디어 역사적인 철도건설의 첫 삽질이 시작되었다. 7년 동안 예정되었던 공사 계획은 지연되었고 아돌프 쿠에르첼러는 아쉽게도 그 공사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3년 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상상을 초월하는 강추위와 강설(强雪)과 저기압 등의 난처한 자연조건 앞에서 수 없는 좌절을 이겨 내야 했다. 그 막대한 공사비를 조달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붕괴사고 등으로 인해 사상자를 내는 인명 피해도 계속되었다. 7년을 예상하였던 공사는 16년 만에야 마칠 수 있었다. 드디어 191281일 스위스 독립기념일 즈음하여 유럽 최고봉에 오로는 철도의 개통식을 가졌다. 스위스에는 총연장 5,000km의 철도망이 사방으로 연결 되어 있다. 그 중에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융프라우철도가 완성된 것이다. 그 후로 1924년에 지어졌으나 불타 버린 산정의 휴게소 대신에 오늘 날의 현대식 복합구조물을 1970년대에 추가 건설하였다. 그 곳에서 바라다보는 바깥 풍경과 그 곳에서 먹어 보는 한국 컵라면 맛은 일품이다. 그와 같은 남다른 대 역사를 이루기까지 작업인부들은 평균기온 영하 8도의 추위와 산이 무너지는 듯한 눈사태와 거대한 눈 폭풍과 최고시속 250km의 강풍을 이겨 내야만 했다. 하룻밤 사이에 평균 6미터가 넘는 눈이 쌓이는 작업 현장에서 공사를 계속해 가야 했다. 그러하다 보니 공사 그 자체 보다 도 공사 환경의 확보를 위한 외부 공사와 더불어 안전 지붕을 설치하는 일이 더 큰 숙제였다. 전기와 에너지 공급이 또 하나의 과제였다. 낮에 모은 태양열로 전구의 불빛을 밝히고 전기용품을 사용하고 작업 인부들의 체온을 유지하는 난방에 사용하여야만 했다. 음료수는 클라이네샤이덱에서 융프라우까지 철도로 운송해야 했고 공업용수는 눈을 녹인 물을 사용하였다. 오물의 하수 처리는 그린델발트까지 9km 이상 설치한 하수관을 통하여 완벽하게 위생 처리하였다. 공사가 완성되기 이전에는 멀리 바라다보기만 하던 그 높은 곳까지 오늘 날은 몇 분 간격으로 세계의 관광객을 끊임이 없이 실어 나른다. 융프라우(Jungfrau)란 독일어로 처녀, 아가씨, 독신녀라는 뜻이다. 높이 2,061m의 클라이네샤이덱에서 약 2km는 완만한 초원이 펼쳐져서 기차 밖으로 볼거리가 대단하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자연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나머지 7km는 모두 아이거와 묀히의 산허리를 뚫은 터널을 통과하여야만 한다. 누군가의 생각의 힘은 위대하다. 그 생각을 사용하시는 분이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생각하신 설계를 말씀하셔서 우주와 삼라만상을 창조하셨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힘 또한 위대하다. 우리는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죄 사함을 받은 은총의 사람답게 전능하신 하나님 안에서 새 일을 향하며 도전하는 소망을 갖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너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121:1-2) 성전에 올라가며 이런 노래를 부르던 시편 기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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