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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와 눌림에서 자유를 2015.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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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성래
지성래
작성일 15-04-18 21:36 조회 14,309 댓글 0
 
포로와 눌림에서 자유를
 
 
강화도의 섬 소년으로 나서 자랐지만 물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남아 있다. 어렸을 적의 어느 여름 홍수에 물에 빠져 죽을 번한 상처 때문이다. 그 때 잃어버린 검은 색 말표 고무신은 아직도 못 찾았다. 나는 지금도 물에 대하여 자유 함이 없다. 오히려 물은 언제나 나의 마음을 결박하고 무겁게 누르는 두려움으로 다가 온다. 엊그제 금요일 밤 기도회 시간에 누가복음을 묵상하였다. 최근 들어 누가복음을 일정한 분량씩 다시 새롭게 대하고 있다. 그 밤에 읽은 본문 중에 이사야 61장 말씀의 인용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한 예언의 내용이 나온다.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며”(61:1)라는 이사야서의 말씀을 누가복음에서는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주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라고 번역하였다. 그렇다. 세상에는 그 무엇엔가 포로 되어 살고 결박 된 채로 살아가며 눌려서 살아가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진도의 팽목항 앞 바다 저 만치에서 차갑고 캄캄한 깊은 물 가운데 잠겨서 목숨을 잃은 가족과 자녀들로 인하여 갑자기 덮친 일 년 전의 그 슬픔과 그 충격과 그 분노 가운데 결박되고 눌려서 그 애절한 고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며 지내는 이웃들의 처절한 아픔을 보라. 이 세상살이 중에서 겪는 결박이나 눌림이 어디 그들뿐이랴. 우리 주변에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그 무엇엔가 결박되고 눌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답답하게 포로 되어 한숨짓는 나날을 지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최근에 인터넷 뉴스에 충격적인 사진 한 장과 보도 내용이 실렸다. 사진의 내용은 98,006,895원의 통장 잔액을 찍은 사진과 함께 드디어 200만원만 더 모으면 1억을 돌파하게 된다. 앞으로 1억을 더 모으려고 한다. 지금 너무 행복하고 한편 두렵기도 하다. 누군가로부터 잘했다고 칭찬받고 싶다.” 그리고 남긴 글의 맨 뒤에다가 업종은 오피에요.”라고 썼다.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국세청은 그녀에 대하여 탈세 관련 조사에 착수하였다고 한다. 누군가는 댓글에 그 동안 수고했어요.”라는 인사 글을 남겼고 그녀 자신은 앞으로 더 열심히 벌어서 수도권에 30평형대 빌라를 마련해서 엄마 모시고 사는 것이 꿈이에요.”라고 답했다. ‘오피라는 직업이 뭘 말하나 궁금하였다. 국어사전에 나오지 않는 신조어 인듯하다. 갑자기 정신이 아뜩해졌다. “1억이란 돈이 낯 설은 사람들에게 자기의 몸을 팔아 번 돈이라니하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소름이 오싹 끼쳤다. 우리가 몸담고 살아가는 나라와 도시의 어느 한 귀퉁이에선가 세상을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며 일정한 소득원을 마련하는 이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한 충격과 우울한 생각이 엄습해 왔다. 하긴 현행정부와 여야를 막론한 입법부 주변의 국가 정치의 핵심 인물들이 굴비 엮이듯이 연루되어 날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 소식을 대하다 보면 온 나라가 구석구석 마다 무엇에 결박되고 무엇에 눌려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 보여 주고 있다. 이는 기업을 경영하는 이들의 사업의 현실이나 거래와 유통의 현장은 물론이고 사법부나 군대 지휘관들의 세계나 교육계, 종교계, 음악 미술을 포함한 문화계, 체육계를 비롯하여 심지어는 국가의 과학 발전에 자신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공헌하여야 하는 특수 분야에 이르기 까지 온 국가의 구석구석마다 부패하지 않고 온전하게 성한 곳이 단 한 곳도 없는 것만 같다. 이런 부조리와 부조화를 대할 때마다 정신적 혼란에 빠지고 만다. 다급해 지면 총리라도 충청도 말투가 다 그래유하는 식의 변명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언제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여기며 다 그뿐이라는 식이 상식처럼 통하는 그런 세상에서 우리가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하긴 창세기의 에덴동산에 살던 아담과 하와의 타락하는 일화를 보면 인간이 그 무엇엔가 포로가 되고, 결박당하고, 눌려 지내게 된 역사와 기원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종합병원 응급실에 방문해 보면 인간의 육체가 얼마나 약한가를 실감하게 된다. 병원의 암 병동이나 노인 요양 병원이나 재활 병원에 찾아 가 보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다 그런 여건에 갇혀 지내는 것만 같은 착각과 불안을 느낄 때도 없지 않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 70억이 넘는 사람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맑은 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살아간다. 어머니의 품에서 모유 한번 맘껏 빨아 보지 못한 채로 미라처럼 깡마른 몸에 커다란 두 눈만 깜빡이며 촛불이 꺼져 가듯 온 얼굴과 입가에 뒤덮인 파리 떼 가운데서 깔딱 거리며 죽어 가는 아프리카 아기들의 모습을 보면 그 결박과 눌림의 심각성을 실감하게 된다. UCLA 교수를 지냈으며 퇴계 이황에 대한 연구와 성리학을 연구해온 석학인 전옥숙 여사는 세계은행 김용 총재의 어머니이다. 그녀는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자녀 교육의 근본이며 인간 윤리의 바탕이라고 강조하였다. 그녀는 아이는 태어나며 이미 완벽한 존재이고 부모와 다른 또 하나의 독립된 인격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자녀들을 대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를 슈퍼맘이라고 칭찬하는 언론 앞에 아프리카의 그 무엇 하나 쉽게 구할 수 없는 열악하고 척박한 환경 가운데서도 자식들을 건강하고 사람답게 키워 내는 어머니들이 있다. 역사는 그런 분들을 주목하여야 한다.”고 대답하였다. 그런 의식과 사고방식을 가진 어머니의 손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김용 총재는 즐김, 목표, 열정, 끈기”(play, purpose, passion, persistence)의 네 가지 ‘P'가 오늘 날의 자신을 만들어 온 힘이라고 하였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되어라, 위대한 일에 도전하라, 세상의 불평등을 없애고 사회 정의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라는 등의 훈육을 자주 하였다고 전해진다. 아프리카의 결핵과 에이즈 퇴치를 위해 오래도록 헌신해온 의사인 김 총재 자신은 여러 차례 공식 석상에서 어머니의 가정교육이 오늘 날의 나를 만들었다고 어머니의 공로를 높이 샀다. 몸을 무기로 해서라도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갖고 청년기를 보내는 이들이 늘어나는 세상은 얼마나 심각한 병을 앓고 있는 것인가. 성공과 출세와 권력 유지와 부의 창출을 위해서라면 법에 들키지만 않는 범위 안에서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식의 생각을 갖고 기업을 운영하거나 국가 경영의 중심에 앉아 있는 이들이 여전히 큰 목소리를 내는 그런 사회나 국가는 얼마나 위험한가.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인간의 몸을 입고 오셔서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시고 죽으셨다. 그리고 삼일 만에 다시 살아 나셨고 지금은 승천하여 하나님 우편에 계신다. 그 분은 이 땅에 다시 오실 것이다. 기독교는 이것을 그리스도의 재림이라고 말한다. 이사야 선지자는 그리스도에 대하여 이렇게 기록하였다. “주 여호와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사 가난한 자에게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게 하려 하심이라 나를 보내사 마음이 상한 자를 고치며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갇힌 자에게 놓임을 선포하며 여호와의 은혜의 해와 우리 하나님의 보복의 날을 선포하여 모든 슬픈 자를 위로하되 무릇 시온에서 슬퍼하는 자에게 화관을 주어 그 재를 대신하며 기쁨의 기름으로 그 슬픔을 대신하며 찬송의 옷으로 그 근심을 대신하시고 그들이 의의 나무 곧 여호와께서 심으신 그 영광을 나타낼 자라 일컬음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61:1-3) 그렇다. 동생 아벨을 죽인 가인이나 이방 여인 들릴라의 무릎을 베고 잠들었던 사사 삼손이나 말년의 임금 사울 왕이나 주인을 속이려 하던 엘리사의 종 게하시나 예수님을 배반한 가롯 유다가 하나님의 말씀에 감동을 받고 깨달음이 있었다면 저들의 나중 삶은 참으로 달라졌을 것이다. 영국의 시인 T. S. 엘리엇이 말한 잔인한 달 사월’(April is the Cruellest Month)이 지나가고 있다. 엊그제 내린 봄비로 그 아름답던 흰 목련도 많이 지었다. 꽃이란 그렇게 지는 것이다. 성경이 말했듯이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는 법이다. 성경은 또 말씀하였다.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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