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궁궐 이야기
다윗은 30살에 헤브론에서 왕이 되어 예루살렘 성에서 70에 하나님 앞으로 돌아갈 때까지 왕이었다. 솔로몬은 20살에 등극하여 60에 죽었다. 블레셋과의 전쟁터에서 세 왕자가 먼저 죽고 중상을 입은 초대 임금 사울은 40살에 왕이 되어 80에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다.
왕은 궁궐에 산다. 조선의 건국자인 태조는 즉위 3년째인 1394년에 경복궁을 짓기 시작하여 그 다음 해에 완공하였다. 그 당시의 궁은 390여 간으로 왕궁 치고는 그리 크지 않았다. 왜 궁의 이름을 경복궁이라고 지었을까. <시경>(詩經)의 주아(周雅)에 나오는 “군자만년 그대의 큰 복을 도우리라”(君子萬年 介爾景福)에서 “왕조의 큰 복을 빈다.”는 의미의 두 자를 따서 경복궁(景福宮)이라고 지었다. 조선 제 2대 임금이었던 정조는 개성으로 왕도를 옮겨 갔으나 제 3대 태종 때에 다시 한양으로 환도하였다. 태종은 궁내에 경회루(慶會樓)를 지었다. 연못을 넓게 파고 규모 있는 누각을 지어 임금과 신하가 모여 잔치를 하거나 사신을 접대하도록 하였다. 거기서 파낸 흙으로는 침전 뒤편에 아미산(蛾眉山)이라는 동산을 만들었다. 1553년에 궁내에 불이 나서 여러 건물 거의가 불탔는데 그 다음해에 복구하였으나 1592년에 임진왜란으로 왕궁이 남김없이 불타고 말았다. 그 당시에 창덕궁과 창경궁도 모두 불탔다. 난이 끝나고 임금 선조가 돌아 왔으나 머물 곳이 없어서 정릉동의 옛 월산대군가(月山大君家)를 임시 어소(御所)로 정하였다. 화재로 전소된 궁궐을 다시 짓는 문제는 의논만 계속될 뿐 간단하지도 쉽지도 않은 문제였다. 임진왜란 이후 270여 년간 폐허상태로 있다가 고종 제 2년인 1865년에야 대규모 재건공사가 시작되었다. 3년의 대 공사 끝에 고종은 경복궁에서 지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8년 후인 1876년에 대규모 화재로 다시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겼다가 12년 후인 1888년에 재차 경복궁으로 옮기는 등 어려움이 계속되었다.
1904년 그곳에 일제의 통감부가 들어섰다. 1917년 11월에 일어난 창덕궁의 대규모 화재 뒤 이를 복구하기 위해 그 후 몇 년 동안 원래 있던 건물을 해체했다. 그 후 1996년 12월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함으로 경복궁의 일부와 광화문이 복구 되었다. 경복궁은 뒤에 백악(白岳)과 삼각산(三角山)을 등지고 한성(漢城) 중심 좌우에 6조관아(六曹官衙)가 있는 대로광장에 조영(造營)된 궁궐이다. 이는 중국의 고대 궁궐을 만드는 법식인 하늘의 별자리를 본뜬 오성좌 배치를 그대로 따른 것이다.
지난 번 중국 우루무치 선교지에서 돌아오는 길은 갈 때처럼 북경에서 비행기를 갈아타야만 했다. 공항 대합실에 여러 시간 머물러 있느니 북경 시내를 잠시 둘러보자고 제안하였고 자금성(紫禁城)에를 갔다.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에 자금성을 둘러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간 여유가 없다 보니 주마간산(走馬看山)으로 그 엄청난 경내를 서둘러 봐야 했다. 아쉬움이 너무나 컸다.
자금성은 명(明)의 영락제(永樂帝, 1360-1424)가 몽골과 같은 대제국을 꿈꾸며 북경에 건설한 궁궐이다. 그는 거대한 자금성을 건설하여 수도를 남경에서 자신의 근거지인 북경으로 옮겼다. 명을 건국한 홍무제가 1398년에 죽고 그의 손자 건문제가 황제로 즉위하였으나 홍무제의 아들들 사이에서 불화가 일어났다. 그 중에서 세력이 가장 강했던 영락제가 수반이 되어 1402년 군사를 일으켰다. 이를 정난의 변이라고 한다. 영락제의 자금성은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500년 이상 중국 최고 권력의 중심이었다. 자금성은 중국의 정치와 문화의 중심이었으며 오랫동안 백성들이 드나들 수 없는 곳이었다. 궁궐 안에는 황제와 황후 그리고 고위 관리와 궁녀, 내시, 시종, 외국 사절단 정도만 들어갈 수 있었다.
자금성은 ‘자주색의 금지된 성’(紫禁城)이란 뜻이다. 옛날 중국 사람들은 북극성을 포함한 별자리인 자미원을 우주의 중심으로 여겼고 천제(天帝)가 거주하는 하늘의 궁전을 ‘자궁’(紫宮)이라 했다. 자금성의 ‘금’(禁)은 금지한다는 뜻으로 황제의 허락 없이는 아무나 출입할 수 없었다. 자금성은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궁전이다. 경복궁의 면적이 43만㎡인데 자금성은 72만m²이다. 자금성 안에는 800여 채의 건물이 있고 방이 8,886개이다. 자금성의 건물들과 정원의 화려함이 대단하다. 담장 길이가 약 4km에 이른다. 10m 높이의 담장 밖으로는 폭 52m, 깊이 6m의 강과 같은 해자(垓字)가 둘려 있다.
그러나 생각하여 보라. 나라마다 그 화려한 왕궁에서 큰 소리하던 왕들이 다 어디 갔는가. 성경, 요한계시록에 보면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오른 손에 일곱 별을 붙잡고 일곱 금 촛대 사이를 거니시는 분이시다. 예수 그리스도는 영원한 평화의 왕이시다. 구원이란 그 분으로 인하여 죄 사함을 받고 이 땅에서부터 영생의 삶을 누리는 은총이다. 요한 계시록 21장에 보면, 하나님의 나라인 새 하늘과 새 땅의 새 예루살렘 성은 해와 달의 빛이 필요 없고 하나님의 영광이 비치며 어린 양은 그 등불이시다. 만국이 그 빛 가운데로 다니고 땅의 왕들이 자기 영광을 가지고 들어가는 곳이다. 그곳은 사람들이 만국의 영광과 존귀를 가지고 들어가는 곳이며 속되고 가증하며 거짓말 하는 자들은 결코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다. “오직 어린 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만 들어가리라”(계21:27)고 하였다. 주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구원 받은 백성들의 영원한 본향인 하나님의 나라는 생명수가 흐르는 강좌우가에 있는 생명나무의 열매를 영원한 양식으로 누리는 곳이다.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나라는 밤이 없으며 하나님은 성도들의 영원한 빛이시고 구원 받은 성도들은 교회의 머리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한 대속의 은총을 누리게 된다. 시편 2편에는 “그의 아들에게 입맞추라.”고 하였다. 이는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영원한 나라에서 왕 같은 제사장의 복을 누리는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