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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201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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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18-01-28 14:26 조회 12,806 댓글 0
 

고독

 

나라마다 새로운 부처를 신설하고 담당 장관을 세우는 것은 시대적인 필요와 요구를 반증하는 것이다. 물이 부족한 나라들의 경우에 수자원장관을 세우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영국은 고독문제 해결을 전담하는 장관을 임명했다. ‘Minister for Loneliness’우리말로 하면 고독부장관이다. 영국 언론은 그 취지를 설명하면서 사회적 단절로 인한 스트레스가 매일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 해롭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 자료로 제시하였다.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다.” 이는 덴마크의 실존주의 철학자이며 기독교 사상가였던 키에르케고르(1813-1855)가 한 말이다. 그는 42살의 길지 않은 생을 살았다.

 

이 세상에 고독을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군중 속의 고독이란 말이 있듯이 온 세상이 시끌벅적하게 돌아가는 것 같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고독을 매 순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

 

긍정적인 면에서 보면 인간은 고독을 통해서 문학, 음악, 미술, 조각, 설계, 건축, 토목, 과학, 의학 등의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의 업적과 신비한 발명품들과 심오한 예술의 경지를 점점 깊이 있게 발전 시켜 온 것이 사실이다.

 

낮 시간에 서로 만나서 이런 저런 일을 하고 여러 가지 대화를 하며 지내지만 어두운 밤이 되면 각자가 자기만의 공간으로 돌아간다. 그 곳이 비록 혼자 사는 빈집일지라도 말이다. 부부로 만나 살다가 배우자를 사별 한 후에 혼자 남게 된 현실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고독혹은 외로움홀로됨에 대하여 함부로 말할 일이 아니란 생각이 들기는 한다.

 

키에르케고르는 고독과 절망으로 인한 자기 상실과 외로움이란 절대자와의 관계를 떠나버린 인간의 죄로 설명하였다. 그래서 그는 인간은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회복에 의해서만 고독과 죽음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앤서니 스토는 그의 책, <고독의 위로>에서 친밀한 인간관계가 행복의 주된 요소라는 통념에 이의를 제기한다. 인간은 매 순간의 고독을 통해서 자기를 성숙시키고 발전시켜 가며 자신의 삶을 내적으로 더욱 풍성하게 가꾸어 갈 수 있는 것이다. 고독이란 절대로 주변 사람들로부터의 도피나 탈출이 아니다. 사람들은 누구나가 고독이란 과정을 거쳐서 자신만의 행복과 안정을 찾아 나가게끔 되어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사람은 고독을 통해서 역사적인 학문이나 문학 작품이나 음악, 미술, 과학 발전 등에 공헌 한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칸트, 셰익스피어, 톨스토이, 뉴턴, 카프카, 베토벤, 바흐, 고야, 밀턴, 고갱, 반 고흐 등이 그러하지 않나.

 

인간은 원래 고독한 존재이다. 부모를 통해서 이 땅에 와서 서로 어울려서 살아가지만 때가 되면 마지막 순간에는 나 혼자만의 고독한 존재로 창조주의 심판 앞에 서야 하지 않는가.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들은 매일 오후 일정한 시간 혼자만의 공간으로 옮겨 휴식을 취하고는 하였다. 그 이유도 고독의 유익을 잘 알았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은 누구나 다 사랑하는 주변 사람들과의 이별의 상처나 혹은 사별의 슬픔과 투병생활을 비롯하여 외로움을 극복해 나가는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영혼의 순례를 경험하게 된다.

 

고독에 대한 명언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L. C. 보브는 정신에 있어서의 고독은 신체에 있어서의 절제와 같다.”고 말했다. F. 헤벨은 산다는 것은 깊은 고독 속에 있는 것이다.”라고 정의하였다. 앤서니 스토는 자신의 인생을 고독으로 다채롭게 채우는 사람만이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다. 혼자 있는 능력을 알차게 키워낼 때 내면세계와 외부세계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가 튼튼해진다.”고 말했다.

 

성경의 인물들은 어떠한가. 고독한 삶의 대표적인 인물은 노아가 아닐까. 노아는 하나님의 명령을 준행하며 방주를 건설하는 100여년의 긴긴 세월 동안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멀리 하였다. 정신 나간 사람의 소행으로 여겼다. 어렵게 건설한 방주 안에 동행한 이들은 그의 여덟 식구 밖에는 없었다. 아브라함도 그랬다. 오늘 날로부터 4천 년 전의 일이다. 아브라함은 어느 날 여호와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다. 그리고 75년간 살던 정든 고향과 친척을 떠나서 하나님이 지시하시는 새로운 곳을 향하여 나아갔다. 처절한 고독이 시작된 것이다. 창세기의 대 부분은 외롭고 고독하지만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 나섰던 한 사람 아브라함과 그의 아내 사라와 그 후손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창세기 12장 이후의 내용은 고독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서 살아가려고 힘썼던 언약 민족의 초기 역사를 소상하게 기록해 주고 있다.

 

하나님은 고독한 처가살이의 야곱, 고독한 노예 생활의 요셉, 살인 후 미디안에서의 도피 생활로 40년을 보내고 있던 고독한 모세, 억울하고 외롭고 고독하게 도망 다녀야 했고 숨어 지내야 했던 엔게디 광야의 다윗, 850명 무리의 바알과 아세라 숭배자들 앞에서 갈멜산 꼭대기에 홀로 고독하게 세움을 받았던 엘리야, 사자 굴속에 홀로 던져 졌던 다니엘, 광야에서 메뚜기와 석청으로 허기를 채우며 버려진 약대 털로 옷을 지어 몸을 가리고 지내던 세례 요한에게 함께 계셨다.

 

저들은 모두가 다 고독의 동굴을 거쳐 외로운 사명자의 길을 끝까지 달려갔던 하나님의 사람들이 아닌가. 고독(孤獨). 그것이 몸살처럼 한 겨울의 찬바람처럼 내 몸과 마음에 깊이 파고 들 때에 절대자의 은총과 긍휼이 덧입혀 지는 영혼의 신비가 있다. 그걸 우리는 은혜라는 단어로 표현하며 살아간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밤새도록 기도 하신 후에 홀로 골고다 언덕을 향해 옷 벗겨진 수치와 조롱당하는 모멸과 채찍질 당하여 피 범벅이 된 채로 고독하게 십자가에 달렸던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그는 시시 때때로 홀로 계셨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하나님과 함께 계셨다. 그가 겪던 처절한 고독 속에 인류 구원의 대업이 이루어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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