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퍼즐 맞추기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놀이 중에 ‘퍼즐’ 맞추기라는 것이 있다. 수 십 혹은 수 백 개의 서로 다른 그림 조각들을 그 모양과 큰 그림에 따라서 인내하면서 맞추다 보면 아름다운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퍼즐(puzzle)이란 “이해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을 머리를 써서 알아내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인 게임용으로 나온 퍼즐 외에도 학문적으로 창의력과 인내심과 응용 능력의 향상을 위해서 개발한 다양한 퍼즐 놀이들이 있다. 언어 퍼즐, 수학 퍼즐, 숫자 퍼즐, 도형 퍼즐 등이 그것이다. 육면체형의 같은 크기로 나눈 조각을 팔방으로 움직여서 재 정돈하는 게임을 통해서 흥미를 유발하는 큐브 퍼즐(cube puzzle)은 1970년대 이후로 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게임 중의 하나이다. 정육면체로 이루어진 루빅큐브로 여러 가지 모양과 색깔을 맞추는 게임을 말한다.
1973년에 헝가리의 건축학 교수였던 에르노 루빅(Errno Rubik)이 개발하였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큐빅은 모두 26개의 독립된 정육면체와 54개의 작은 면으로 되어 있고 26개의 독립된 정육면체는 각각의 다른 색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 맞은편에 서로 반대되는 색으로 되어 있다. 큐빅 퍼즐에서 모든 회전의 기본은 90도인데 만들 수 있는 모양의 수는 3×3×3 큐빅일 경우에 43,252,003,274,489,000가지이다.
이처럼 다양한 것이 인생이다. 노력한다고 누구나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Steve Jobs,1955-2011)처럼 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퍼즐 맞추기와 같아서 꾸준히 성실하게 노력하고 기도하면 형편에 상관없이 누구나 아름다운 결과를 열매로 맺는 법이다. 스티브 잡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계 어머니와 시리아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생모는 대학원생이었고 아들이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폴 잡스와 클라라 잡스 부부에게 입양아로 넘겨졌다. 변호사라고 속인 그의 양 아버지는 고등학교도 못나온 상태에서 자신의 신분을 속인 거짓말쟁이요 몹시 가난하였다. 그는 친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며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힘겹게 고등학교부터 휴렛 패커드 회사의 견습 사원 생활을 시작하였다. 오리건 주의 포틀랜드에 있는 리드 대학교에 진학했으나 한 학기 만에 그만두고 말았다. 21살에 스티브 워즈니악(Stives Wozniak)이란 동료와 함께 컴퓨터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하였다. 이것이 오늘날 그 유명한 애플사의 시작이다. 1976년의 일이다. 발전해 가는 경영의 일선에서 9년 만에 그가 애플사에서 쫓겨나듯이 물러난 일화는 유명하다. 이년 후에 넥스트란 이름의 회사를 설립하여 경영하던 중에 나중에 애플사와 다시 손을 잡고 십년 만에 경영 컨설턴트로 복귀하여 재기에 성공했다. 그의 경영은 아이팟과 아이폰으로 세계를 휩쓸었다. 그리고 최근 그는 '아이패드'(iPad)로 다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2004년의 췌장암과 2009년의 간 이식 수술 등으로 이어지는 투병 생활 중에서도 그는 자기 혁신을 통하여 역전적인 인생으로 세계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암 수술을 통하여 삶과 죽음을 초월하는 불안과 두려움을 뛰어넘는 초인적인 날들을 경험한 것이다. 그를 대표하는 용어들은 ‘단순, 집중, 창의력 그리고 자기 방식’이다. 그는 주변에 흩어진 퍼즐 조각과 같은 창조자의 선물들을 끌어안고 밤을 새워 가면서 역사를 다시 써 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인생의 퍼즐 맞추기는 타고 나는 것이라기보다는 개발되어 가는 것이다. 그는 남다른 성공과 추락을 골고루 경험하면서 성공과 실패의 단맛과 쓴맛을 다 경험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러는 중에 그의 인생 퍼즐은 완성을 향하여 조금씩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2006년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이 세계 1,500개 글로벌 기업의 CEO 중에서 선정하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로 2년 연속 뽑히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였다. 그는 비전과 열정과 창조적 카리스마의 사람이다. 그러나 그의 찬란한 성공의 뒤에는 입양아로 자라난 외로웠던 어린 시절과 일찍이 모험가의 길을 가던 고독한 청년기의 날들이 짧지 않았다. 창업한 회사에서 물러나는 아픔과 췌장암 선고를 받은 후의 인생 역정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져서 오늘의 그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는 반대자들에게서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찬 독재자란 비난도 들어야 했다.
털어서 먼지 안날 인생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렇게 향기가 짙고 아름다운 꽃나무도 곁에 가까이 가 보면 진드기도 있고 마르거나 썩은 가지와 벌레 먹은 잎들이 뒤 섞여 있는데 말이다. 그와 같은 여건의 꽃들을 다듬어서 시장에도 내고 행사장도 장식하는 것이다.
성경의 그 위대한 믿음의 선조들 중에도 무흠한 인물이 누가 있는가. 노아가 그러하고 아브라함이 그러하고 이삭이나 야곱이나 모세나 다윗도 다 마찬가지다. 노아는 홍수가 걷힌 후에 포도주에 취해서 잠든 채 아들 앞에서 부끄러움을 당했다. 아브라함이나 이삭은 아버지와 아들이 똑 같이 아내를 누이라고 속인 적이 있다. 야곱은 성공과 축복을 위해서라면 아버지라도 속이고 필요하면 언제라도 도망하는 일에 명수였다. 모세는 살인자였고 다윗은 간음과 살인의 큰 죄를 이어서 지은 사악한 자였다.
이렇게 역사를 대하거나 성경을 보면 흠 없는 인간이 누가 있겠는가. 다 부족한 인생들이 그 분의 손길에 이끌리어 주어진 자리에서 일정한 자리매김을 할 때에 역사적인 작품의 한 귀퉁이를 장식하는 퍼즐과 같은 인생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애국이나 애족 같은 거창한 용어를 쓰는 대신에 주어진 자리에서 충실하게 살아가다가 보면 있는 자리에서 빛나고 돋보이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게 될 것이다.
다가오는 봄을 생각하며 꿈과 희망을 다시 이야기하자. 그렇게 위대했던 사도 바울도,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야 달려가노라.”(빌3:13-14)라고 했다.
-이 칼럼은 2010년 2월 7일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