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에게서 배우는 지혜
지구상에는 약 3만여 종의 개미가 살고 있는데 그중에서 1만 종(種) 이상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개미의 총무게를 합하면 77억 인구의 무게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한다. 동물행동학자인 최재천(崔在天, 1954-) 교수가 <어린이 개미 이야기>라는 제목의 시리즈 책 15권을 출간하였다. 국립 생태원 초대 원장을 지낸 그는 개미 박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개미의 생태, 습성, 능력 등을 관찰하여 뛰어난 글 솜씨로 방대한 분량의 책을 엮어 내었다.
그는 “어린이들은 개미를 통해서 웅장한 자연의 섭리와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개미들의 상호 협동 생활 모습을 통해서 인성과 자질을 계발할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하였다. 그가 관찰하고 연구하여 다룬 개미의 특징은 “협동, 생명의 탄생, 부지런함, 단체 생활, 지혜, 생존, 창의성, 의사소통, 참을성, 책임감, 판단력, 사고력, 적응력, 나눔, 끈기”등 무려 15가지이다.
우리는 흔히 영국의 정치가요 철학자였던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이 말하는‘개미와 거미와 벌’을 통한 교훈 정도를 안다. 그러나 최재천 박사의 관찰과 연구에 의하면 개미에게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은 위에서 나열한 것들처럼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가 첫 주제로 다룬 것은 개미에게 배우는 협동이다.
잎꾼개미는 식물의 잎사귀를 수확하여 버섯 농사를 짓는 열대 개미다. 한 군락의 잎꾼개미들은 각자 역할을 분담하여 체계적으로 버섯 농사를 짓는다.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함께 힘을 모아 큰일을 척척 해내는 잎꾼개미의 생활은 인간에게 협동의 가치를 교훈하고 있다. 그는 그가 초대 원장으로 있던 국립생태원에서 그 모습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둘째는, 개미에게 배우는 생명의 탄생이다.
개미는 잔잔한 바람이 부는 어느 시기가 되면 혼인비행을 시작한다. 혼인비행에 참여하는 개미는 공주개미와 왕자개미다. 공주개미가 혼인비행 이후에 여왕개미가 되어 새로운 군락을 형성하게 된다. 개미가 혼인비행 이후 새로운 군락을 형성하기까지의 과정이 신비하다. 여왕개미가 알을 낳는 모습과 여왕개미를 돕는 분주한 일개미들의 모습 등은 생명 탄생의 경이로움을 갖게 한다.
셋째는, 개미에게서 배우는 부지런함이다.
개미는 몸집의 크기에 따라 여왕개미와 공주개미 그리고 왕자개미 그리고 일개미로 나뉜다. 집을 만드는 일개미, 먹이를 구하는 일개미, 적과 싸우는 일개미 등등 각자가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부지런히 한다. 잠언은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개미는 두령도 없고 감독자도 없고 통치자도 없으되 먹을 것을 여름 동안에 예비하며 추수 때에 양식을 모으느니라.”(잠6:7-8)고 교훈한다.
넷째는, 개미에게 배우는 단체생활이다.
저자는 중남미 지역에서 군대개미를 관찰하였다. 수십만 마리의 개미가 단체생활을 하며 행군을 하였다. 이러한 군대개미의 습성은 함께 힘을 모으는 연합과 단체생활의 미덕에 대하여 교훈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는 속담으로 연합의 가치를 교훈해 주었다. 성경은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4:12)고 하였다. 그 앞 구절에는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는 교훈도 말씀하고 있다.
다섯째는, 개미에게 배우는 지혜이다.
개미는 진디, 깍지벌레, 뿔매미, 매미충, 나비 등 다양한 동물을 기른다. 개미는 동물들을 집 안 또는 집 밖에 두고 기르면서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 받는다. 관찰해 보면 다양한 동물들의 공생 관계와 개미의 신기하고 놀라운 지혜를 배우게 된다. 개미들은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로 돕고 살기 위해서 지혜를 동원한다.
여섯째는, 개미에게 배우는 생존력이다.
흔히 알려진 개미귀신, 개미핥기 외에도 개미에게는 다양한 천적들이 있다. 잎꾼개미의 목에 알을 낳는 기생파리, 열대지방에 사는 개미의 몸을 뒤덮는 곰팡이, 뾰족뾰족한 털을 가진 개미 세계의 고슴도치 등 개미를 위협하는 천적은 참으로 많다. 개미의 다양한 천적과 생존을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개미가 생존을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를 교훈 받게 한다.
일곱째는, 개미에게 배우는 창의성이다.
잎꾼개미는 잎을 잘라 퇴비를 만들어 집 안에서 농사를 짓는다. 속이 텅 빈 트럼핏 나무에 집을 짓는 아즈텍개미는 다양한 방법으로 왕국을 건설한다. 서식지와 습성에 따라 자연에 적응하며 자연에 어울리게 다양한 집을 짓고 사는 개미의 창의력이 놀랍다.
여덟째는, 개미에게 배우는 의사소통이다.
개미는 주로 페로몬으로 의사소통을 한다. 몸속에서 다양한 종류의 페로몬을 만들어 분비한다. 페로몬에는 먹잇감을 발견했을 때 길을 알려주는 냄새길 페로몬, 적이 나타났을 때 위험을 알리는 경보 페로몬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개미들은 다양한 페로몬을 이용하여 의사소통을 하는 과학적인 동물이다.
아홉째, 개미에게 배우는 참을성이다.
개미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냥을 한다. 무리 지어 힘을 합쳐 사냥을 하는 개미가 있고 덫개미와 같이 혼자 사냥을 하는 개미도 있다. 개미의 다양한 사냥법을 통해서 기다림과 인내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열째, 개미에게 배우는 책임감이다.
사람이 여러 가지 직업을 선택하는 것처럼 개미도 다양한 삶을 살아간다. 어떤 개미들은 다른 개미들을 위해 평생을 희생하며 살아간다. 관찰해 보면 작은 생명체인 개미가 서로를 도우며 살아가기 위해 얼마나 성실하게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지를 알 수 있다.
열한째, 개미에게 배우는 판단력이다.
개미는 다양한 이유로 전쟁을 한다. 개미는 경제적인 이유로 똑똑한 전쟁을 한다. 관찰해 보면 개미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매순간 어떻게 판단하며 살아가는지를 교훈 받게 한다.
열두째, 개미에게 배우는 사고력이다.
개미들은 생존을 위해 태양의 각도를 측정한다. 개미는 놀라운 방향감각과 사고력
을 갖고 있다.
열셋째, 개미에게 배우는 적응력이다.
개미뿐만 아니라 지구에 거주하는 모든 동식물은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계절과 기후를 극복해 나가고 있다.
열넷째, 개미에게 배우는 나눔이다.
개미가 살아가기 위해 쇠뿔아카시아나무와 서로 장점들을 나누면서 두 개체가 공생한다. 이 둘의 공생은 마침내 거대한 숲의 생태계을 이루어 나간다.
열다섯째, 개미에게 배우는 끈기이다.
개미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연재해를 이겨낸다. 누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각자 맡은 역할들이 있다. 역할에 따라서 끈기 있게 주어진 책임을 완성해 나간다. 개미는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무사히 끝내야 서로가 평안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근자치인’(勤者治人)이란 글을 보았다. 맞다. 부지런한 사람은 남을 다스리게 된다. 다스리는 것은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도 이 땅에서 뱃고물을 베고 잠이 들 정도로 고단한 하루하루를 부지런히 생활하였다. 그는 나중에 십자가에 죽임 당하기까지 인류 구원(救援)의 대업을 완성하였고 그 열매는 부활(復活)과 승천(昇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