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수도 타이베이 근교에 위치한 대만국립고궁박물관은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러시아의 에르미타슈 미술관 그리고 영국의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5대 박물관 중의 하나로 꼽힌다. 대만국립고궁박물관의 소장품은 682,061점에 이른다. 그 모든 것들은 본토에서 가져간 것이다. 중국이 20세기 초반에 동북아의 격동기를 거치는 동안 1949년에 국민당의 장개석 총독이 이끄는 세력이 공산당에 의하여 본토에서 밀려나서 대만으로 건너 갈 때에 그 이전해인 1948년부터 몇 차례에 걸쳐서 가져 간 것들이다. 세계 4대 문명 발상지의 한 곳인 거대한 땅 중국의 황하 문명을 발전시켜 온 저들의 정신 유산과 유무형의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8,000년의 유물들과 보물들이 대만으로 옮겨져서 대만국립고궁박물관을 통해 보관되고, 전시되고, 연구되어 오고 있다. 특히 송나라와 원나라와 명나라와 청나라로 이어지는 중국 역대의 진귀한 유물과 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3살 때에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가 된 푸이(溥儀, 1906-1967)가 나중에 자금성 밖으로 밀려 나게 되면서 그 후 본격적으로 역대 왕실의 보물을 중심으로 진귀품들이 고궁박물원의 관리 아래 일반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역사의 우여곡절을 겪던 중에 중국 공산당은 본토의 넓은 땅을 차지하게 되었고 장개석이 이끄는 국민당은 역사의 보물들을 배에 가득히 실고 대만으로 건너가게 된 것이다. 그 보물들은 짧게는 몇 개월에서 반년 정도의 순환전시를 통해서 세계의 관광객들에게 선 보이고 있는데 전시물들을 골고루 다 경험하려면 8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그 곳에 소장된 보물의 수량은 물론이고 그 종류도 다양하다. 청동기, 도자기, 옥기, 칠기, 칠보자기, 소형 조각, 회화, 서예, 법첩(法帖), 자수, 서화, 부채, 희귀도서, 문구, 청나라 때의 문서, 화폐 그리고 만주와 몽고와 티베트 지역의 언어 문서와 탁본과 섬유 등이다.
금번에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하였다. 주일 밤에 출발하여 행사장에 도착하니 새벽 1시가 넘었다. 대만 전국의 처처에서 보배로운 사역에 전념하는 보물과 같은 사역자들이 150여명 모인 목회자 집회에 참석하여 말씀을 전하기도 하며 은혜를 받기도 하고 서로 힘을 얻는 복된 자리에 같이 할 수 있어서 참으로 좋았다. 복음을 모르며 우상을 숭배하고 토속 신앙 가운데 살아가던 이들이 살아가던 섬나라에 누군가가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고 오늘 날의 대만 기독교로 발전한 모습을 보면 세계 열방 중에 행하시는 성령의 역사를 찬미하지 아니할 수 없다. 집회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에 대만국립고궁박물관의 각종 전시품들을 2시간 정도 맛보기로 관람할 기회를 가졌다. 그 엄청난 분량의 전시품을 일일이 제대로 보려면 몇 날 동안 머물러도 아쉬움이 남을 방대한 분량이었다. 그 중에 특별히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옥(玉)을 다듬은 공예품들이었다. 옥을 소재로 하여 만든 황실의 다양한 그릇들과 정교하고 섬세한 옥 공예품 앞에서는 할 말을 잃게 되었다. 그 섬세함과 정교함과 기발함이 돋보이는 옥공예의 극치를 보았다. 우리 속담에는“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또한 금과옥조(金科玉條)라는 말도 있다. 귀중히 여겨 꼭 지켜야 할 법칙이나 규정을 일컬어서 금과 옥에 비유한 말이다. 금이 좋은 것이지만 옥이 그 위인 것 같다.
구약 성경에 보면 이스라엘 나라의 국운이 기울어 갈 때마다 이웃 나라가 쳐들어 와서 왕궁과 성전의 금은과 보물들을 모조리 다 빼앗아 갔던 가슴 아픈 역사의 기록을 소개한다. 가령 역대하 36장 18절에 보면,“또 하나님의 전의 대소그릇들과 여호와의 전의 보물과 왕과 방백들의 보물을 다 바벨론으로 가져가고”라는 비운의 역사 현장을 기록한 내용이 있다. 힘이 약해지면 빼앗기게 되어있다. 이것이 흥망성쇠를 반복하는 역사의 교훈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보물들도 일본이나 프랑스나 영국의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거나 남의 나라의 개인의 손에 흘러 들어간 것들이 적지 않다. 구한말에 저들이 침략하여 약탈해 간 것들이지만 되돌려 받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언제 어디에서 살아갈 지라도 빼앗겨서는 안 되며 빼앗을 수 없는 보물이 있다. 그 보물이란 진리의 발견이며 복음의 영접이며 구원의 확신이며 거듭남의 체험이며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구속(救贖)의 은총이며 영생의 시작이다.
예수님은“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두라.”(마6:20)고 하셨다. 또한“너희 보물 있는 곳에는 너희 마음도 있느니라.”(눅12:34)는 말씀도 해 주셨다. 땅에 쌓아 두는 보물은 좀과 동록이 해하고 도둑이 구멍을 뚫고 도둑질한다. 그러므로‘하늘에 쌓아 둔 보물’은 단지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깨달음의 차원이며 물질세계의 그 무엇과 비교할 수 없고 감히 값으로 계산할 수 없는 무한한 가치를 지닌 무형(無形)의 은총(恩寵)이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의 성도들에게“우리가 이 보배를 질그릇에 가졌으니”(고후4:7)라고 편지한 바 있다. 바울은 자신이 깨닫지 못해서 어리석게 앞장서서 비방하고 박해하고 폭행을 일삼았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진리를 체험한 다메섹의 경험 이후에 완전히 새로운 인생을 살아갔다. 바울이 말하는 보배란 하나님의 아들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개나 돼지는 진주를 보아도 진주로 구별하지 못한다. 예수님은“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그들이 그것을 발로 밟고 돌이켜 너희를 찢어 상하게 할까 염려하라.”(마7:6)는 교훈의 말씀에서 하나님의 말씀과 천국 복음을‘거룩한 것’이요‘진주’라고 비유하여 말씀하셨다.
기독교의 문학으로 하면 괴테와 셰익스피어와 톨스토이와 토스토에프스키의 작품들이 보물과 같지 않은가. 음악으로 하면 헨델과 베토벤과 브람스와 하이든과 모차르트와 세바스찬 바하의 작품들이 그러하고 미술과 조각 등으로 하면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와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로댕과 반 고호와 렘브란트 등의 작품들이 그러하다. 성경의 인물들로 하면 하나님의 말씀을 두 돌 판에 받았던 모세를 비롯하여 그 많은 시편을 받아 기록하고 음악과 춤과 악기와 무예를 겸비하였던 이새의 아들 임금 다윗의 지혜로운 생애야말로 보물과 같은 삶이 아닌가. 예수님의 비유 말씀에 보면“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마13:44)라고 하셨다. 천국은 마치도 그 밭의 보화를 발견한 사람이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다가 그 밭을 사는 것과 같다고 했다.“또 천국은 마치 좋은 진주를 구하는 장사와 같으니 극히 값진 진주 하나를 발견하매 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진주를 사느니라.”(마13:45-46)고 하셨다. 이처럼 진리를 깨달아 알고 복음을 깨닫고 믿게 되는 은총은 이 세상의 그 무엇과 감히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보물이며 영원한 보배이다. 그러므로 이 세상에서 볼 수 있는 그 모든 보물을 다 모은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천국 복음을 아는 일이며 하나님 아버지를 인정하는 일이다.
흙으로 토기와 도자기를, 철로 철기를, 옥으로 옥기를 만드는 그 작품이 아무리 아름답고 뛰어나다 하여도 그런 작품을 만드는 그 장인의 기술을 대신 할 수는 없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먹으로 쓰는 글씨와 물감으로 그려내는 그림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러므로 인간이 한 시대를 살아가면서 문화의 발전과 문명의 변천을 보며 감탄하되 그 배후에 우주만물의 창조자이시며 인생의 섭리자이신 창조주 하나님 아버지와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며 살아가는 진리의 발견처럼 존귀하고 보배로운 것이란 없다. 성경은,“전능자가 네 보화가 되시며”(욥22:25)라고 했고,“여호와를 경외함이 너의 보배니라”(사33:6)고 말씀했다. 또한 베드로는“사람에게는 버린바가 되었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돌이신 예수께 나아가자”(벧전2:4)고 권면했다. 인생이 참 인생답게 살아가려면 토기장이이신 하나님의 손길 안에서 영원히 쇠하지 아니하는 보물 인생으로 살아가는 이런 지혜를 깨달아야 한다. 보배로운 산돌이신 예수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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