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의 노래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지난 5월 18일, 광주민중항쟁 제 37주년 기념식장에서는 여러 해 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불리어졌다. 그 노래와 관련하여 긴 설명을 붙이면 정치 이념과 서로 다른 역사 해석 등으로 편이 갈라지고 말 것이다. 단지 그 노래의 마지막에 후렴처럼 반복되는 가사의 표현이 마음에 와서 닿기에 이 글을 쓰려는 것이다. 노래의 끝에 두 번 반복되는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는 가사 말이다. 죽은 자는 더 이상 말이 없다. 단지 역사의 현장에서 불의에 항거하거나 양심의 편에 서서 살아가다가 앞서 간 이들이 추구했던 사상과 이념과 유훈(遺訓)만이 후대에 전해질 뿐이다. 53세의 길지 않은 생애를 마친 조국 수호의 영웅 이순신(李舜臣, 1545-1598)은 1597년 “명량해전”에서 12척의 배로 왜선 200척을 물리친 해전의 영웅이다. 그는 그 해 음력 9월 15일, 장병들에게 “병법에 이르기를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卽生 必生卽死)’고 하였고, 또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一夫當逕 足懼千夫)고 했다.”고 훈시하였다. 그는 밤새워 전쟁 중이던 새벽시간 왼쪽 가슴에 왜군의 탄환을 맞고 말았다. 중상을 입은 그는 죽어 가면서도 “싸움이 바야흐로 급하니, 내가 죽은 것을 알리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다. 어떤가. 그는 비록 죽었으나 여전히 앞서서 나가며 산자의 앞에서 산자의 삶을 영원히 힘차고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역사적인 인물이 아닌가.
이처럼 죽은 자의 모습을 이 땅에서 더 이상 볼 수 없으나 그들이 걸어갔던 그 길과 그들이 추구했던 신념과 이상은 후대에 그 뜻을 이어가는 자들 속에서 계속하여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것이다.
성경에도 여러 편의 노래들이 실려 있다. 그 중에서도 출애굽기 15장에 나오는 <모세의 노래>는 감동 그 자체다. 모세는 홍해를 육지처럼 건넌 후에 이스라엘 자손들과 함께 이 노래로 여호와를 찬양하였다. 모세의 노래를 처음 접하는 이들을 위하여 여기에 전문을 싣기 원한다. “내가 여호와를 찬송하리니 그는 높고 영화로우심이요 말과 그 탄 자를 바다에 던지셨음이로다 여호와는 나의 힘이요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시로다 그는 나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그를 찬송할 것이요 내 아버지의 하나님이시니 내가 그를 높이리로다 여호와는 용사시니 여호와는 그의 이름이시로다 그가 바로의 병거와 그의 군대를 바다에 던지시니 최고의 지휘관들이 홍해에 잠겼고 깊은 물이 그들을 덮으니 그들이 돌처럼 깊음 속에 가라앉았도다 여호와여 주의 오른손이 권능으로 영광을 나타 내시니이다 여호와여 주의 오른손이 원수를 부수시니이다 주께서 주의 큰 위엄으로 주를 거스르는 자를 엎으시니이다 주께서 진노를 발하시니 그 진노가 그들을 지푸라기 같이 사르니이다 주의 콧김에 물이 쌓이되 파도가 언덕 같이 일어서고 큰 물이 바다 가운데 엉기니이다 원수가 말하기를 내가 뒤쫓아 따라잡아 탈취물을 나누리라, 내가 그들로 말미암아 내 욕망을 채우리라, 내가 내 칼을 빼리니 내 손이 그들을 멸하리라 하였으나 주께서 바람을 일으키시매 바다가 그들을 덮으니 그들이 거센 물에 납 같이 잠겼나이다 여호와여 신 중에 주와 같은 자가 누구니이까 주와 같이 거룩함으로 영광스러우며 찬송할 만한 위엄이 있으며 기이한 일을 행하는 자가 누구니이까 주께서 오른손을 드신즉 땅이 그들을 삼켰나이다 주의 인자하심으로 주께서 구속하신 백성을 인도하시되 주의 힘으로 그들을 주의 거룩한 처소에 들어가게 하시나이다 여러 나라가 듣고 떨며 블레셋 주민이 두려움에 잡히며 에돔 두령들이 놀라고 모압 영웅이 떨림에 잡히며 가나안 주민이 다 낙담하나이다 놀람과 두려움이 그들에게 임하매 주의 팔이 크므로 그들이 돌 같이 침묵하였사오니 여호와여 주의 백성이 통과하기까지 곧 주께서 사신 백성이 통과하기까지였나이다 주께서 백성을 인도하사 그들을 주의 기업의 산에 심으시리이다 여호와여 이는 주의 처소를 삼으시려고 예비하신 것이라 주여 이것이 주의 손으로 세우신 성소로소이다 여호와께서 영원무궁 하도록 다스리시도다.” 그렇다. 우리 민족이 몽골, 청나라,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 국가들을 통해서 침략을 당하고 수모를 겪은 역사의 비극이 어디 한 두 번인가. 일본에 의해 전쟁 성노예로 끌려가서 꽃다운 나이에 비참한 일들을 당해야 했던 소위 정신대 할머니들의 그 한을 생각하여 보라. 나라가 힘을 잃으니 국모였던 명성황후는 왕궁에서 잠을 자다 말고 일본인들의 사무라이 칼에 난자되고 그 밤이 밝아 오기 전에 불태워졌다. 그런 한스러운 역사는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흔하지 않을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과 같은 노래가 만들어지고 불리어진 역사적 사건을 생각하면 울분이 솟구쳐 오르는 것은 그 누구나의 심정일 것이다. 미국 국가의 가사는, “동이 트는 오늘 새벽에도 어젯밤 우리가 석양 빛 속에도 가슴깊이 환호하고 있던 깃발을 우리는 자랑스럽게 본다. 그 누구의 광활한 띠이며 빛나는 별들이기에 우리를 감싸는 성조기는 치열한 전투 중 우리가 사수한 성벽 위에서도 의연히 나부끼고 있었다. 붉게 타오르며 작렬하는 포화와 치열한 폭탄 속에서도 우리의 성조기가 우뚝 서 있음을 우리는 보았다. 오! 자유의 땅, 용감한 백성의 땅 위에 성조기는 지금도 휘날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바라기는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더 이상 동족끼리 서로를 죽고 죽이는 역사의 불행한 일을 멈추고 공의와 질서와 복리와 공공의 행복과 번영을 위해서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는 그런 민족으로 대동단결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북한의 3대 세습정권이 좋아할 어리석은 일들을 멈추고 자유 민주 통일 시대를 향하여 힘차게 앞서서 나아가며 산자를 따르는 산자들의 땅이 되기를 염원한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 오라.”(마4:19) 그리고 주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