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 보시기에
사도 바울은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으니”(롬13:1)라고 말했다. 가난한 피난민의 아들로 전쟁 중에 태어난 인물이 대한민국의 제 19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새 대통령 문재인(1953-)은 거제도에서 태어났고 부산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그가 다닌 경남고등학교의 제 3회 졸업생 중에 김영삼 전 대통령, 그리고 22년이 지난 제 25회 졸업생 중에 현직 대통령이 배출되었다. 전국의 그 많은 고등학교들 중에서 한 학교에서 두 명의 대통령이 배출된 것은 학교와 동문들의 큰 경사일 것이다. 군수나 시장이나 도지사가 아닌 한 나라의 통치자인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되는 일이 아니지 않나. 물론 혁명에 성공하거나 아니면 무력으로 정권을 찬탈하는 경우는 예외로 하고 말이다.
이스라엘의 역사에 보면 초대 왕이었던 사울은 블레셋과의 전쟁에 나갔다가 왕궁으로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였다. 이 때 사울 왕의 나이가 80이었다. 그리고 등장한 인물이 다윗이다. 사무엘하의 첫 시작은 다윗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윗 왕은 후대에 이스라엘 왕들의 기준을 정하는 임금으로 거론되고는 한다. 가령 “아마샤가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였으나 그의 조상 다윗과는 같지 못하였으며”(왕하 14:3)라는 식의 표현 말이다. 다윗은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인물이었다.(행13:22) 베들레헴의 이새의 여덟 째 아들로 태어난 다윗은 하나님의 손에 붙잡혀 평생을 산 하나님의 사람이었다. 물론 그에게도 인간적인 부족과 죄가 없지 않았지만 말이다.
열왕기상하에 보면 남북 왕조인 유다와 이스라엘의 왕들을 평가하는 반복적인 표현 중에 “여호와 보시기에”라는 말씀을 자주 대하게 된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북 왕국 이스라엘의 왕들 중에는 제 10대 왕이었던 “예후” 말고는 선하게 평가 받은 임금이 단 한 사람도 더 없었다는 점이다. 예후는 BC 840-813년까지 28년 동안 왕으로 쓰임 받은 인물이다. 다윗의 아들이었던 솔로몬의 왕정 40년을 끝으로 이스라엘은 남북으로 분열되었다. 남 왕국 유다는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솔로몬의 아들인 르호보암이 41세에 왕위를 계승한 후에 17년 동안 왕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는 여호와 보시기에 악을 행한 왕으로 평가 받고 말았다. 르호보암의 악은 그의 조상들이 행한 모든 악보다 뛰어난 악이었다. 그가 지은 죄는 여호와를 노엽게 할 정도였다. 그 당시 백성들은 산 위에와 푸른 나무 아래에 산당과 우상과 아세라 상을 세웠다. 동성애를 말하는 남색(男色)하는 자들도 있었다. 르호보암 때에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가증하게 여기시는 악한 일들을 본 받아 행했다. 르호보암 통치 오년 째 되던 해에는 애굽의 왕 시삭이 쳐들어 왔다. 예루살렘을 점령한 애굽의 군대는 성전과 왕궁의 보물을 모두 빼앗아 갔다. 솔로몬의 때에 국력의 상징처럼 만들었던 금 방패도 모두 다 빼앗기고 말았다. 세월이 지나고 아들 아비암이 왕이 되었으나 그도 아버지 르호보암처럼 대를 이어 죄와 악을 행했다. 아비암이 왕이 된지 삼년 만에 죽자 그의 형제 아사가 왕이 되었고 41년 동안 왕으로 지냈다. 아사는 아버지 르호보암이나 선대의 임금 아비암과 달랐다. 성경은 아사에 대하여 “그의 조상 다윗 같이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하여”(왕상15:11)라고 평하고 있다. 아사 왕의 통치는 신선하였다. 그는 남색하는 자들을 유다 땅에서 쫓아내었다. 그는 조상들이 지은 모든 우상을 없애 버렸다. 어머니가 섬기던 혐오스러운 아세라 상을 찍어 기드론 시냇가에서 불살라 버리고 태후의 위를 폐하였다. 그는 조상 때부터 내려오던 금과 은을 포함하여 자기 몫의 금과 은을 성별하여 그릇을 만들어 여호와의 성전에 드렸다. 산당을 없애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그는 “아사의 마음이 일평생 여호와 앞에 온전하였으며”(왕상15:14)라는 좋은 평을 받은 왕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런 아사 왕의 시대에도 전쟁은 계속되었다.
가정을 든든하게 세워 나가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한 나라를 “나라다운 나라”로 세워 나가기 위해서는 국방, 외교, 치안, 인권, 무역과 산업 발전을 비롯한 경제 안정과 바다와 땅과 산과 공장에서 땀 흘리는 이들의 민생과 실업난 해소, 복지, 교육, 문화, 그리고 역사와 환경과 자연과 생태계 보존 등등 관심을 기울이고 개선하며 보완하고 유지하며 발전시켜 나가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새로운 국가 지도자를 비롯한 그 주변의 각료들과 돕는 공직자들에게 모세와 같은 통합의 지도력과 여호수아의 추진력과 갈렙의 의지와 여호와만을 목자로 섬기려 했던 다윗의 영적 민감성과 솔로몬의 초기 지혜와 히스기야와 같은 겸허함과 느헤미야처럼 기도의 힘을 의지하며 주께 도우심과 은혜를 구하는 대 화합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는 마음 간절하다. 뿐만 아니라 이 땅 위에 40년 전에 불었던 영적 대 부흥의 새 바람이 불기를 염원하게 된다.
“너희가 자기를 위하여 공의를 심고 인애를 거두라 너희 묵은 땅을 기경하라 지금이 곧 여호와를 찾을 때니 마침내 여호와께서 오사 공의를 비처럼 너희에게 내리시리라 너희는 악을 밭 갈아 죄를 거두고 거짓 열매를 먹었나니 이는 네가 네 길과 네 용사의 많음을 의뢰하였음이라.”(호10:12-13) 이어지는 호세아서에 보면 “너희의 큰 악으로 말미암아... 이스라엘의 왕이 새벽에 정녕 망하리라.”(호10:15)고 했다. 그렇다. 악의 끝은 망하는 것이고 선의 나중은 흥하는 것이다. 공의(公義)와 선(善)과 진리(眞理)가 상식으로 통하는 국가 건설과 통일 시대 준비가 이루어져 가며 조국의 앞날이 주 안에서 점점 흥왕(興旺)해 지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