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 YOLO
요즘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신조어가 생겨난다. ‘욜로’(YOLO)도 그 중의 하나이다. 청년들의 여름 사역 제목이‘욜로’(YOLO)이기에 저게 무슨 뜻인가 하고 궁금해졌다. 욜로는‘한 번 뿐인 인생’을 뜻하는 영어 표현인‘You Only Live Once’의 머리글자이다. 인생(人生)은 그야말로 일생(一生) 즉 단 한 번 뿐이니 매 순간과 날마다의 삶을 즐겁고 보람되게 살자는 의미일 것이다. 이는 라틴어의 ‘현재를 즐겨라'(enjoy the present) 혹은 ‘이 날을 붙잡아라’(seize the day) 라는 뜻의‘카르페 디엠’(Carpe Diem)과 유사한 표현이다. 한 번뿐인 인생을 허송하지 말고 충분히 즐기며 유익하게 살자는 뜻이다.
2011년 캐나다 출신의 래퍼 드레이크(Drake)가 발표한 〈더 모토>(The Motto)의 노래 가사 중에 ‘You Only Live Once’와 ‘YOLO’라는 표현이 쓰였다. 〈더 모토〉는 2012년에 미국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랩 분야 1위를 기록했다. 노래가 인기를 끌면서 ‘욜로’라는 표현 역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살아가는 이들을 ‘욜로족’이라고 하고 그런 이들의 생활상을 ‘욜로 라이프’라고 한다. 과거 가난하던 시절의 세대는 자신은 덜 먹고 덜 입고 덜 쓰면서 자식들을 키우는데 투자하고 가치를 부여했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 중에는 결혼에 대하여도 무관심하고 자녀를 낳아 양육하는 데도 별 신경을 쓰지 않으며 당장 자기 자신이나 부부 간에 지금의 삶을 즐기며 살자는 풍조가 만연해 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늘어나는 것이 나홀로족이다. 이런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직장 생활도 하고 사회생활도 하긴 하지만 혼자서 살고 혼자서 잠자고 혼자서 먹고 혼자서 마시고 혼자서 취미활동을 하고 혼자서 극장에도 간다. 이런 이들은 노래방에도 혼자서 가고 여행도 혼자서 떠난다. 이런 이들을 위하여 <나홀로족처세술>이라는 책도 나왔다. 이런 이들을 코쿤족이라고 한다. 코쿤(cocoon)이란 누에고치를 뜻한다. 혼자 사는 이들을 위한 가구나 가전제품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이들을 위한 빨래방도 등장했다. 호텔방 중에도 나홀로 여행객을 위한 작은 호텔방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나홀로족 또한 욜로 문화의 사회현상이라 할 것이다. 이런 이들의 소비문화를‘SOLO’소비문화라고 한다. ‘SOLO’란‘self/ on line/ low price/ one step’의 머리글자를 모은 단어이다.
우리나라에 나홀로족 인구가 500만 명을 넘어 섰다. 지금의 추세로 하면 2035년쯤에는 전체 인구의 삼분의 일 이상이 나홀로족이 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나홀로 족이나 ‘YOLO’족을 꼭 부정적인 입장에서 볼 이유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저변에 다분히 이기적인 생활태도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남이야 어찌되든 내가 내 인생을 즐기며 살면 그 뿐이라는 의식 말이다. 욜로족은 풍요한 삶을 목표로 과도하게 아끼며 살지도 않는다. 당장 즐거운 삶을 위한 것이라면 과감하게 쓸 때는 쓸 줄도 안다.
욜로 족들의 삶의 방식은 세상을 대강 대강 살자는 것이 아니다. 그날그날을 보람되고 만족하게 살면서 사람과 일 앞에서 충실하게 살아가자는 것이다. 맞다. 막연히 내일 혹은 장래에 좋은 날이 오겠지 라고 착각하며 지금 현재의 삶을 불만족가운데서만 산다면 그것도 올바른 생활 태도는 아닐 것이니 말이다. ‘지금 여기에’(Here & Now)라는 표현이 있듯이 현재라는 시간 속에 주어지는 일상의 행복을 찾지 못하면 행복의 파랑새는 절대 만나지 못할 것이다.
성경도 그런 삶의 방식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아들로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와서 사셨던 예수 그리스도는 그 날 그 날 그에게 찾아오는 수많은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를 비유로 가르치셨고 각색 병자들을 일일이 고쳐 주셨다. 한 번은 바리새인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어느 때에 임하나이까”하고 물었다. 그 때 예수께서는“하나님의 나라는 볼 수 있게 임하는 것이 아니요 또 여기 있다 저기 있다고도 못하리니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안에 있느니라.”(눅17:20-21)고 가르쳐 주셨다. 그렇다. 하나님의 나라도 지금 여기에 내 마음 속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막연한 장래의 천국이 아니라 오늘 지금 이 순간을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아간다면 이미 하나님의 나라가 그 사람의 마음속에 임한 것이다.
에베소서 5장 15절 이하에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교훈하였다.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맞다. 주 안에서 이와 같은‘욜로’(YOLO)의 인생을 살아갈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